인물과 사상 22 - 지식인과 대학
강준만 외 지음 / 개마고원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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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인물과 사상 22>권 (강준만은 이 책을 '호'가 아닌 '권'이라고 부르길 원한다)에서는 [지식인과 대학]을 주제로 예와 같이 '성역과 금기에 도전'하는 비판을 하고 있다. 특히 요즘 강준만이 관심을 갖고 있는 [문학과 권력] 문제에 대해 다룬 부분이 흥미로웠다. 이어령 같은 대단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지식인에게도 그의 칼날은 벗어가지 않는다. 물론, 강준만은 이어령에게 배울 점이 많으며 그를 존경한다는 점도 빼놓지 않고 있다.

'지식인은 자기 성찰' 없이는 시체와 같다. 그러나 성찰은 힘든 것. 우리 사회에도 강준만과 같은 성역과 금기 없는 비판을 하는 지식인이 있기에 조금은 더 나아질 희망은 있다고 본다. ( ... 안타까운 점이라면, 지식인은 지식인밖에 그 위치를 지정해주고 비판해줄 수밖에 없다는 현실이다. 이제는 인터넷과 같은 미디어를 다루는 것이 보편화되고 대중들도 높은 교육 수준이 갖게 되었다고 하지만, 아직도 지식인을 비판하는 작업의 대부분은 지식인 스스로가 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간이 지나면, 아니 사회와 그 구성원들의 의식이 달라지고 깨어난다면 이런 현실도 바뀌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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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이 눈 뜰 때
장정일 지음 / 김영사 / 199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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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에 대한 것. 성장소설이란 것. 그것이 책을 읽기 전 내가 아는 전부였다. 성장소설이란 설레게 한다. 성장하는 것들은 세상의 무언가를 흡수하고 자라는 것이기에, 소설 속의 방황하고, 또 성장하는 주인공들을 보면 나도 세상의 무언가를 흡수할 수 있을 것만 같다.(...라지만, 이 소설의 주인공 아담은, 성장이라기 보다 정체성의 혼란이 주가 되고 있다.)

내 나이 열아홉 살, 그때 내가 가장 가지고 싶었던 것은 타자기와 뭉크화집과 카세트 라디오에 연결하여 레코드를 들을 수 있게 하는 턴테이블이었다. 단지, 그것들만이 열아홉 살 때 내가 이 세상으로부터 얻고자하는 전부의 것이었다.
― <아담이 눈 뜰 때> 처음과 끝

이 책은 [아담이 눈 뜰 때]와 함께 7편의 소설이 더 모아진 소설집이다. 8편의 소설 모두 한 작가의 손끝에서, 펜 끝에서, 나온 것이기에 닮은꼴인데 쌍둥이는 아니다. 제각각의 개성이 있다. 그런 개성들 사이에 패러디, 인용, 이론과 문학의 경계 허물어짐, 소설과 희곡과 시의 장르 간 넘나듦(장르간 윤색), 작가나 심지어는 출판사 직원의 말까지 등장 등을 보면 장정일 특유의 포스트 모던한 방식의 글 쓰기가 한데 얽혀 드러난다.

이를테면, 장정일의 소설 [아담이 눈 뜰 때]와 장정일의 시 [약속 없는 세대]는 철저하게 닮아 있다. 전체적인 내용 전개에서부터, 어법까지. '우리 세대란 그렇다.'식의 세대 운운하는 세대론까지. 동명의 시로부터 윤색된 소설 [실크 커튼은 말한다]는 말할 것 없이 동명 시의 확대 재생산의 결과물이다.

또한, 장정일 소설에서는 그의 자전적 경향이 강하고 '작가로서의 고민'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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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침묵 미래사 한국대표시인 100인선 4
한용운 지음 / 미래사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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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적 세계관, 독립의지, 여성의 어투, 모순과 역설, 산문적 경향…….

만해 한용운 시는 너무도 잘 알려져 있다. 많은 이들이 만해의 시를 읽었고, 노래했으며, 해석하기를 그치지 않았다. 그래서, 그의 시는 하나의 유형으로 바라볼 수 있을 정도이다. 그렇지만 여전히 그 시들은 아름답다.

자기 학대적인 사랑의 노래가 왜 이렇게 아름다운 것일까. 혹시 우리 모두는 침묵하는 사랑을 가져서인가. 시는 하나의 노래이기에 이미 그것은 침묵이 아니다. 그 노래는 님에게로 향해있으나, 목소리는 님에게 전달되지 않는다. 단지, 마음 속에서 메아리치는 노래로, 님에게로 향한 노래는 보이지 않는 님의 벽(또는 세상의 벽)에 막히어 다시 내게로 오는 것이다. 고로, 만해 시는 메아리치는 감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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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의 이해
스콧 맥클루드 지음, 김낙호 옮김 / 시공사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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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명] 1. 정보를 전달하거나 보는 이에게 미적인 반응을 일으킬 목적으로, 그림과 그 밖의 형상들을 의도한 순서로 나란히 늘어놓는 것. (28쪽)

이 책은 만화를 '연속예술'이라고 부르면서 만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만화책이다. 만화책이지만 수준은 결코 낮지 않다. (어렵다면 어려울 수도 있다!) 맥루언의 미디어에 대한 개념을 인용하고, 기호와 상징에 대해 말하며, '표현주의'와 '종합미학'이라는 단어도 종종 등장한다.

글과 그림 사이에서의 갈림길에서 만화와 만화가가 가야할 길에 대해서도 말한다.

'지금은 만화를 만들기에 좋은 시대죠. 그래서 전 이 시대에 태어난 것을 아주 행복하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에게는 5000년 전의 옛날에 대한 어떤 동경 같은 게 있습니다. …말하는 것이 보여주는 것이고… …보여주는 것이 말하는 것이었던 때를.' (169쪽)

개념을 주로 설명하는 앞부분에서는 그런 이야기가 없지만, 뒷부분에 가서는 만화가들이 결코 $$$들(명예나 돈, 권력 등)의 악마적 유혹에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자주 나오기도 한다. 한 사람의 만화가이기도 한 작가 스스로의 결심 같아 보여서 비장미도 느껴진다. 30%조차도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표현해내지 못하는 보통 예술가들의 고통도 말해준다.

또한 만화 곳곳에서 작가의 깊이 있음을 느끼게 된다. 그의 예술관을 보자.

'제 생각에, 예술이란 인간의 두 가지 기본 본능인 생존본능과 생식본능에서 나오지 않는 모든 인간 활동을 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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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림이 읽은 아침의 시 1
신경림 엮음 / 북갤럽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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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서가를 지나가다가 시집들이 꽂힌 곳을 발견했다. 유명한 시인의 시를 읽을 것인가, 무명(내가 모르면 무명이다.)의 시인을 접할까. '아침의 시' 멋지다. 게다가 신경림이 엮은 시집이라는.

하지만 여기 있는 시들은 내게 그다지 만족스러움을 주지는 못했다. 신경림이 말한 것처럼 '한눈에 들어오는 짧은 시를 위주로 해서 선정했으며, 문학적 기준이나 내 기준이나 기호보다는 독자의 수준을 더 많이 고려'한 시들이기 때문이다.

짧은 시는 짧아서 좋지만, 짧기에 좋지 않은 점도 있다. 시를 음미하는 시간이 그만큼 짧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시를 암기하고자 시집을 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천천히 즐기면서 그야말로 장정일 말처럼 '나르시시즘'에 빠지기 위해서 보는 것이 시집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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