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이 눈 뜰 때
장정일 지음 / 김영사 / 1992년 8월
평점 :
절판


이 소설에 대한 것. 성장소설이란 것. 그것이 책을 읽기 전 내가 아는 전부였다. 성장소설이란 설레게 한다. 성장하는 것들은 세상의 무언가를 흡수하고 자라는 것이기에, 소설 속의 방황하고, 또 성장하는 주인공들을 보면 나도 세상의 무언가를 흡수할 수 있을 것만 같다.(...라지만, 이 소설의 주인공 아담은, 성장이라기 보다 정체성의 혼란이 주가 되고 있다.)

내 나이 열아홉 살, 그때 내가 가장 가지고 싶었던 것은 타자기와 뭉크화집과 카세트 라디오에 연결하여 레코드를 들을 수 있게 하는 턴테이블이었다. 단지, 그것들만이 열아홉 살 때 내가 이 세상으로부터 얻고자하는 전부의 것이었다.
― <아담이 눈 뜰 때> 처음과 끝

이 책은 [아담이 눈 뜰 때]와 함께 7편의 소설이 더 모아진 소설집이다. 8편의 소설 모두 한 작가의 손끝에서, 펜 끝에서, 나온 것이기에 닮은꼴인데 쌍둥이는 아니다. 제각각의 개성이 있다. 그런 개성들 사이에 패러디, 인용, 이론과 문학의 경계 허물어짐, 소설과 희곡과 시의 장르 간 넘나듦(장르간 윤색), 작가나 심지어는 출판사 직원의 말까지 등장 등을 보면 장정일 특유의 포스트 모던한 방식의 글 쓰기가 한데 얽혀 드러난다.

이를테면, 장정일의 소설 [아담이 눈 뜰 때]와 장정일의 시 [약속 없는 세대]는 철저하게 닮아 있다. 전체적인 내용 전개에서부터, 어법까지. '우리 세대란 그렇다.'식의 세대 운운하는 세대론까지. 동명의 시로부터 윤색된 소설 [실크 커튼은 말한다]는 말할 것 없이 동명 시의 확대 재생산의 결과물이다.

또한, 장정일 소설에서는 그의 자전적 경향이 강하고 '작가로서의 고민'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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