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을 갖고 있는 이들이 각각의 썰을 풀어놓으면 요즘 꽤 유명해진 저자 '김어준'이 답변을 해주는 방식으로 꾸며진 상담형태의 글이다. 한창 뜨고 있는 <닥치고 정치>보다 훨씬 이전에 나온 책으로써 평범하고 사적이며 은밀하기도 한 이야기들의 묶음이다. 그들이 꺼내놓은 시름들을 보고 있으니 '사람 사는거 다 거기서 거기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거울 보듯 자신의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사연도 있어 묘한 안도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더불어 우리네는 결국 '이기적이고 자기합리화에 치중한 불완전한 존재였구나' 하는 미숙함의 실체를 마주하는 것도 같다. 책의 핵심은 그 미완성의 자기중심적인 감정에서 우러나온 질문에 대해 '김어준' 이 던지는 답변이다. 아주 기막히게 자신의 가치관을 드러내며 정확하게 꼭 찝어서 답해주는 것를 보니 쾌변독설이란 바로 그를 두고 하는 애기같다. 보통 듣는 이를 배려해 소심하게 수위조절된 상담가들의 답변이 달리는 것이 일반적인데 비해, 그는 상처를 받거나 말거나 개의치 않고 뒤통수를 한데 갈기며 여태 그것도 모르느냐고 욕지꺼리를 쏟아내며 할 말 다한다. 성인임에도 '존재의 이유와 목표'를 알지못해 헤매냐며 미개한 이들을 대하는 듯한 그의 태도는 이미 세상사에 도통한 대인 행세하는 양아치 같다. 아이러니한건 그런 그의 오만방자한 대꾸가 절대 기분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책 뿐 아니라 이미 TV에 출연하고 있는 그의 모습은 대충 이렇다. 나름의 스타일이라고 생각했는지 꽤 오래 유지하고 있는 더벅머리 헤어에 남자들의 로망인 수염을 기른 그의 고집있는 얼굴만 봐도 상당히 거칠고 매너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자유롭고 외로운 산적의 느낌이 가득하다. 그런 그가 단정하게 셔츠를 입고 티브에서 책에 대해 진솔하게 애기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겉보다 훨씬 성숙되고 옹골찬 생각을 가진 의외의 인물이라는 생각도 든다. 사실 그가 한겨레의 한 지면을 맡아 채우고 있을 때도 너무 노골적이고 사적인 욕심에 충실한 글을 보며 공감하지 못한 부분도 상당했다. 그럼에도 그가 친근하고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아마 이미 삶에 각성한 듯한 성숙한 사유와 깊은 진솔함으로 많은 이들과 <딴지일보>나 <나는 꼼수다>를 통해 소통해온 효과일 것이다. 책에서 조언하고 있는 이야기들을 보면 그는 피가 뚝뚝흐르는 날것의 감정을 지적인 표현으로 양념하고 자신만의 유일한 세계관으로 조리하여, 낯부끄러웠던 욕망을 존재의 본능으로 승화시켜 이야기 하는 사람이다. 그렇게 배설하는 것처럼 시원하게 쏟아져 나오는 그의 직설화법은 듣는이로 하여금 대리만족을 동반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청춘이든 30~40대든 현재 방황하고 있다면, 이 책 볼만하다.
문장의 구조를 익히기 위해 읽은 세 번째 책이다. 사실 문장구조와 관련하여 총 4권을 읽었는데 그 중 디벼주마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정도로 상당히 설득력있는 책이 바로 이것이다. 위트 넘치고 자극적인 문구를 사용하며 문장의 늬앙스와 어순을 구조적으로 설명한 것이 디벼주마 였다면 <애로우 잉글리쉬>는 이미지를 사용하여 주어를 기준으로 순서대로 직역하고 문장 구조를 익힐 것을 강조한다. 두 책의 공통점은 직역과 어순이다. 결국 영어의 문장은 주어+동사/ 주어+동사+목적어가 가장 기본적인 기준이 되며 아무리 긴 문장이라도 주어를 기준으로 직역하면서 순차적으로 그 구조를 익힐것을 애기한다. 또한 그 역시 많은 동사들을 전치사 몇개 붙여가면서 일일히 외울 필요없다고 단언한다. 다양한 뜻을 지니고 있는 동사들에 대해 가장 공통적이고 기본적인 뜻을 파악하여 그 이미지를 머릿속에 각인시키면 모든 문장에 응용이 가능하다며 예시로 몇가지 동사들의 적용 방식을 보여준다. 특히 헷갈렸던 조동사들에 대한 정의와 명확한 단계별 설명이 알짜배기다.
지금까지 의역에 길들여져 영문을 자꾸 거꾸로 해석하고 있으니 해외 신문의 사진을 참고로 표현하고 있는 영문을 보고 직역을 익히라는 애기또한 실질적이고 공감되는 내용이다. 이렇게 4권을 연달아 읽고 나니 유사내용의 반복 리딩에 의해 복습이 되어 그들이 강조한 어순의 직역방식이 어느정도 흡수된 느낌이다. 이제 문제를 보면 전보다 쉬울것 같은 느낌은 나만의 착각이겠지만 어쨌든 이렇게 좋은 책이 있어 감사하고 읽게 되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문장구조에 자신없는 이들에게는 적극 추천한다.
앞서 소개한 디벼주마 책의 저자가 이후에 조금 더 보완하여 쓴 영문 구조에 관한 책이다. 기존의 책에서 부족했던 예시와 그림을 추가하여 보다 쉽게 이해할수 있도록 설명하며 애쓴 것이 느껴진다. (but, 작가의 재미난 말투와 보통 이상의 필력 덕에 개인적으로는 디벼주마 책이 더 인상깊게 남아있다.)
토마스 : "우리는 화끈하게 핵심부터 말하는 게 습관이죠. 'It is nice.(그거 좋아요)'라는 말부터 던지는 거죠. 좋은지 나쁜지가 말의 핵심이니까요. 그럼 상대방은 그것 (it)이 도대체 뭔지 궁금해서 미칠 지경이 되죠. 그 순간에 '그것(it)이 뭔지'를 구체적으로 밝힙니다. 핵심을 빨리 전달하는 데도 효과적일 뿐만 아니라 상대방을 내 말에 끝까지 집중하게 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문법 공부 좀 해보겠다고 문제집 살짝 들여다 보고 토익시험을 치뤘는데, 전보다 하락하는 점수를 보니 뭔가 방향을 잘못 잡았다는 생각에 들게 된 책이다. 물론 오랜기간 동안 귀에 익숙했던 것들을 어설프게 보니 더 헷갈렸던 부분도 있지만 무엇보다 문장 구조에 취약했다. 그래서 그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본 책 중 첫번째 되시겠다. 읽고 보니 아주 잘 골랐다. 문제집이 아닌 설명문 형태인데 누구나 보면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풀이해놓았다. 말투가 좀 까칠하긴 하지만 그 덕에 절대 지루하거나 따분하지 않다. 자존심도 약간 상하게 하면서 웃긴 부분도 많아 손에서 놓기 힘들 정도다.
왜냐면 Get라는 동사는 그저 <동작>의 늬앙스만 줄 뿐이지 어떤 뜻이 있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해하시겠습니까? 따라서 "Get out!"하면 동작을 취해서 밖으로 (OUT!)이라는 늬앙스를 준다는 겁니다. 즉 모든 에너지가 OUT에 쏠린다는 겁니다. 이애 반해 Go out!하면 가서(go) 밖으로(out)이라고 풀이 되면서 go 라는 동사까지 그 에너지가 분산된다는 겁니다. 그래서 코쟁이들은 강조하고 싶은 단어에 모든 에너지를 몰아주기 위해서 뜻이 없고 단지 <동작>의 늬앙스만 존재하는 동사 'Get'를 쓴다는 겁니다. 이해되십니까?
구체적이고 세밀하게 문장구조를 논하며 글을 잘 쓰기 위한 방법론을 제시하기 보다는 스스로를 믿고 내면의 심원에서 끌어내 발가벗긴채 진솔하게 쓰라는 글쓰기의 근원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재능, 실력에 대한 의심과 창작의 강박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마음을 다독이는 글이다. 시간과 돈을 맞바꾼 대가로 보수를 받으며 삶을 살기보다, 궁핍하지만 자신만의 시간을 지키며 글쓰기를 포기하지 못하는 꿈의 가치를 아는 이를 위한 격려의 글이다. 열등감과 자책감으로 중무장하여 자신을 학대하고 두려움과 무력감에 사로잡힌 이를 위한 치유의 글이기도 하다.
안정된 삶의 방식을 가지려고 너무 염려할 필요는 없다고 당부하고 싶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시작할 때 이미 당신은 끝까지 그 일을 따라갈 깊은 안정성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엄청난 액수의 연봉을 받는 사람이라고 해서 그 사람의 인생이 평생 안정될 거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단 말인가? 자신의 마음을 믿고 자신이 경험한 인생에 대한 확신을 키워나가야 한다. 글쓰기를 배우는 길에는 많은 진리가 담겨 있다. 실천적으로 글을 쓴다는 의미는 궁극적으로 자신의 인생 전체를 충실하게 살겠다는 뜻이다. 자기 마음의 본질적인 외침을 적으라는 말이다. 그리고 자신을 믿어라. 자신의 요구가 무엇인지 배우라. 왜 글을 쓰는가 왜냐하면 나는 얼간이니까 아버지가 나를 싫어하게 만드는 방법이니까 내가 하는 말을 아무도 들어주지 않기 떄문에 글을 쓰는 것이 내 진화와 발전의 시작이므로 왜냐하면 나는 무언가 할 말이 있으니까 헤밍웨이도 '왜'가 아니라 '무엇이'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당신이 글을 쓰기 원한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하다. 그러니 계속 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