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 웨잇...
제이슨 지음 / 새만화책 / 2002년 11월
평점 :
품절


 잦은 대사 없이 반복된 장면과 여백만으로도 감정 전달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어른들의 지나친 소유욕들은 한낱 물욕에 지나지 않은 무가치한 집착인 것임을.

 




 이미 늦었다고

 나이가 많다며 포기하고,

 남들이 그렇듯이

 나 또한 그렇게 지내기엔

 인생이 덧없고 무의미 하다는 것을

 



  

 결국 어린날의 상처를 치유하지 못하고 지금까지 살아온 그에게 앞으로의 시간 또한 외로움만이 가득하다고.....
  
 그가 할수 있는건 떠나는 것 뿐이었음을....

 
 가을 낙엽처럼 쓸쓸하고 애처로운 마음을 느끼게 하는 이 작품은 노르웨이 작가 '제이슨'의 만화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태초에 사랑이 있었다 - 신화에 숨은 열여섯 가지 사랑의 코드
권혁웅 지음 / 문학동네 / 200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태초부터 전해내려오는 동서양의 신화, 민담등을 인용하여 16가지 (길/ 세월/ 경계/ 성애/ 유혹/ 홍수/ 첫날밤/ 구멍/ 세계수/ 근친상간/ 미궁/ 몸/ 처녀출산/ 불/ 사지절단/ 꽃 등)의 테마가 의미하고 상징하는 것은 결국 존재들의 사랑에서 비롯된 것임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각각의 테마별로 장이 분류되어 있고 그리스 신화를 얘기하기도 하고 중국 설화를 덧붙이기도 하는 방식이라 옛날 옛날 이야기를 마을의 나이 많으신 할아버지에게 정겹게 듣고 있는 느낌이다.

 또한 페이지마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관련 예술 조각상이나 그림 작품의 사진이 들어가 있어 부족한 상상력을 더욱 끌어 올리고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가장 처음에 어떤 것이 생기기기 위해서는 남녀라고 부르기도 애매한 암수의 교합을 통해 만물과 자연이 생겨나고 그나마 인간이라 할수 있는 모양새를 갖춘 존재가 만들어졌다. 신들의 세계에서도 최초 그들의 존재를 이어가고자 근친상간을 넘어서고 금기에 반하는 합을 통해 새로운 것이 탄생하였고 그 새로운 것 또한 기존에 있는 것과의 합을 통해 다른 것을 생산해내었다.

 길은 남성이 여성의 자궁을 찾아가는 생산의 길을 의미하며 세월은 거듭하여 반복되는 부활을 상징한다.
 한 삶과 다른 삶의 문턱에서 어느쪽으로도 가지 못하고 멈춰버린 생산의 자리, 사랑의 자리가 바로 경계이다.


 꿈보다 해몽이 좋다는 말따라 어쩌면 아무 의미없을 수 도 있는 것을 남녀의 결합으로 유도하여 풀이 하는 것도 재미있었으나 신데렐라 이야기가 부모의 사랑을 제일로 생각하는 아이의 마음에서 나온 왜곡된 형태로 표출된 것이라는 부분은 상당히 이채로웠고 정말 그럴수 있겠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계모와 경쟁자인 이복형제에 관한 이야기는 아주 많다.

 이를 애오라지 일부다처 사회가 가진 갈등이 반영된 것이라고 간주하기는 어렵다.
 적어도 그것은 부분적으로만 진실이다.

 아이들은  어느날 어머니가 다른 사람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내 모든 말을 들어주고 모든 일을 처리해 주던 어머니가 어느 날 부턴가 나를 비난하고 헐뜯고 심지어 떄리기까지 한다.
 어머니 자리에 어머니 모습을 한 다른 사람이 있는 것이다. 그 사람이 계모다.
 아이는 다른 형제들이 자신이 받아야할 사랑을 빼앗아가는 경쟁자라는 걸 알게 된다. 그들이 이복형제다.

 그러니깐 계모와 이복형제들은 특별한 가족형태가 아니라 친모와 친형제의 감각적인 변형인 셈이다.
 

 신데렐라의 다른 판본인 제졸라(Zezola)얘기가 이를 분명히ㅣ 보여준다. 계모에게 괴롭힘을 당하던 제졸라가 가정교사와 상의한다.
 가정교사가 일러준 계교에 따라 제졸라는 계모에게 큰 옷상자안까지 팔이 닿지 않으니 고개를 숙여 옷을 꺼내달라고 부탁한다.
 계모가 옷을 꺼내려고 고개를 숙이자 그녀가 재빨리 뚜껑을 덮어 그녀의 목을 부러뜨려 죽인다. 그 다음에 가정교사가 새 계모로 왔는데 알고보니 이 여자가 진짜로 무서운 계모였다! 그러니깐 가정교사는 역할에 따라 친어머니도 되고 의붓어머니도 되었던 것이다.
 

 내게 잘해주면 친모이고 내게 못된 짓을 하면 계모라는 생각이 여기에 있다.
 아이는 다만 자신에게 주어질 사랑을 회복할 생각만 하고 있을 뿐이다.
 흥미로운 건 예나 지금이나 많은 사람들은 그들이 믿고 있는 것이 특별하고 범상치 않은 비범한 존재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대상을 미화시키고 완벽한 비현실적 모습으로 묘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존재는 우리네 처럼 생겨서도 안되고 평범하게 살아서도 안된다.
 항상 비극적 상황에 놓여야 하고 금기를 깨치고서도 태초의 세계를 만드는 막강한 힘을 가진 괴물같은 존재여야 한다.
 그들은 알에서도 나오기도 하고 처녀의 몸을 빌어 겨드랑에서 나오기도 하고 남성의 몸을 통해 형용치 못한 요상한 모습으로 태어나기도 한다.
 손에 닿지 못한 곳에 살며 비천한 인간으로선 감히 쳐다볼수 없는 우월한 생명이다.

 결국 그것은 현자와 신의 능력을 가진 우월한 존재가 나타나 민생을 구원해주길 바라고 원하는 마음에서 신화와 설화와 민담은 지금까지도 계속 변형되어 입에서 입으로 내려오는 것이 아닐까. 아니면 최초의 것에 대해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여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이 가치있는 것 임을, 그와 같은 우월한 존재에서 비롯된 우리네 존재도 심상치 않은 것이니 스스로를 중하게 여기라는, 하찮은 미물도 나름의 쓰임이 있고 이유가 있는 것이니 함부로 하지말고 귀하게 여기라는 선조들의 가르침이 아닐까.


 이렇듯 책은 남녀의 결합을 묘사한 것이나 의미하는 표현이 어려워 아이들이 읽기엔 어려울 듯 싶다.
 하지만 지루한 일상을 견디고 있는 어른들에게는 상식적으로도 도움이 될만한 내용이 많기도 하고 이야기 꺼리가 풍성하여 상당히 재미나게 단숨에 읽어낼 만한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캐릭터의 탄생 - 스토리텔링으로 발견한 45가지 인간 유형의 모든 것
빅토리아 린 슈미트 지음, 남길영 옮김 / 바다출판사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아 들게 된 책이다.
 제목을 보니 그 동안 고심했던 부분의 꼬인 실타래가 좀 풀릴 것 같아서, 힌트를 얻기 위해 구매한 책이다.


 처음에는 인간의 유형이 얼마나 다양한데 고작 45가지로 분류가 가능하겠나~
 그래도 읽고나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겠지.
 그렇다면 나는 어떤 유형일까?
 내 주위사람들은? 
 그 영화의 해당 캐릭터들은 이 기준에 따르면 어떤 유형이 되는 건가?  
 하는 생각으로 펼쳐보기 시작했다.

 

 근데 이거 이거..읽어보니 대단한 물건이다.
 단순히 영화나 드라마의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를 45가지유형으로 분류해 신화들의 신 캐릭터과 비유한 것만이 아니다.


 각각의 캐릭터가 왜 그런 성격을 갖게 되었는지 성향을 갖게 된 동기와
 캐릭터가 좋아하는것, 
 싫어하고 두려워하는것, 
 다른 이들에게 비춰지는 모습, 
 그 캐릭터를 위한 성공 전략, 
 대립하는 다른 캐릭터는 무엇이 있고,
 상호 도움이 되는 캐릭터는 어떤 유형이 있는지 
 등 의 다소 주관적이지만 논리적이고 개연성이 확보된 너무도 다양하고 알찬, 정말 귀한 정보가 가득하다.

 

 조력자와 멘토, 대립자등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의 주변 인물들에 대해서도 꼼꼼히 정리가 되어 있어 생각치도 못했던 등장인물들 간의 관계 설정까지 가늠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더 많은 서사가 가능하겠다는 희망적인 느낌까지 들었다.

 

 정말 어이없는 것은 이 책을 통해 그 동안 봐왔던 영화주인공들의 행동, 그들의 대사가 갖는 의미, 스토리가 이야기하고 있는 핵심등을 더 잘 파악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매 주 받아보는 주간지보다도 더 쉬운 표현으로 캐릭터를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있어 깊은 이해가 가능했다.
 (그 동안 나는 도대체 영화를 어떻게 본것인지....잠을 자고 있던것도 아닌데. 왜 이리 생각못했나.)

 

 거기에.
 스토리 여정을 9단계로 나누어 성별에 따라 다르게 느끼는 인물들의 심리변화, 자아 추구를 위한 실행 방법 등을  영화나, 소설, 드라마등을 인용하여 차이점과 공통점을 설명한다. 또한 각 단계마다 나타는 외적인 환경변화 또는 위기상황 등에 대해 분류된 캐릭터들이 어떻게 대응하는지도 상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글쓰기와 관련된 많은 작법서를 보았지만 이 정도로 만족스러운 책은 본 적이 없었던 듯 하다.
 그리고 캐릭터를 설명하는 저자의 글솜씨 또한 그 어떤 작가들보다도 표현력이 뛰어나서 필사하고 싶은 주옥같은 문장들이 참 많았다.
 그녀의 글을 통해 다양한 인간들이 가지는 본연의 모습, 사람이 살면서 가지는 삶의 목적과 그것의 가치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정도로 의미있다는 것도 새삼 되새기게 되었다.(그래서 용기를 얻었다. ^^)    

 

 너무 귀하고 굉장한 책이다.
 기존의 작법서들과는 비교가 안된다.
 출간된 시기를 보니 2011년 8월 15일이 초판 인쇄일이다.
 보물이다.
 정말 아무도 듣지 못하게 조용히 외치고 싶다.
 

 심봤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창고 라이브 - 다섯 개의 청춘 송가 세미콜론 그래픽노블
지피 (잔 알폰조 파치노티) 지음, 소민영 옮김 / 세미콜론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정교한 듯 하면서도 막 그린것도 같은 그림체에 촉촉한 물감내가 물씬 풍겨지는 독특한 느낌의 이 만화책은 이탈리아 출신 작가 '지피'의 작품이다.


맑고 선명하고 또렷한 포토샵 웹툰에 익숙해져 있다가 정말 오랜만에 인간적이고 부드러운, 사람 느낌나는 그림책을 보니 상당히 신선하다.


만화는 복잡한 시대에 태어나 더 골치아픈 가족들과 주변의 상황속에서도 '직접 인생을 결정하고 욕망을 실현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연주하는 녀석들에 관한 이야기다.

 



 

아주 그럴듯한 내용이 있는 것도 아니고 유별나게 튀는 내용도 아니지만 이 물감내 나는 그림만은 유독 기억에 남을 듯 싶다.

 



 


역시 봐야 하고 읽어야 할 꺼리가 많은 세상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나리오 이렇게 쓰면 재미있다 - 어일선 감독의 영화 강의 족보
어일선 지음, 정태성.이세원 기획 / 에쎄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시나리오를 잘 쓰는 방법을 설명하고,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는 글쓰기 작법서의 제목 치고는 참 매력없고 성의 없는 제목이다.
 하지만 내용은 알차다.

 
 시나리오를 준비하는 방법에서 부터 글쓰기 트레이닝법, 시높시스 구상, 기본 규칙, 플롯, 캐릭터의 설정 등  낯선 영화 용어에서부터 최소한 기본적으로 알아야 하는 시나리오 작성하는 방법에 대해 11강에 걸쳐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과거에서부터 책이 나오기전(2010년)까지 개봉했던 수많은 영화들을 각각의 예시로 설명하고 있어 초보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표현되어 있으며 각 강의 내용이 끝날때마다 나름의 과제가 있어 기본 작법서로 정해두고 책의 진도에 맞춰 트레이닝하기에도 적합할 듯 싶다.


 완독 후에도 글쓰다가 막히거나 다음 단계에 대해 어찌해야 할지 모를 답답한 상황일때 한번씩 필요한 부분만 둘러봐도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해줄만한 좋은 책으로도 보인다.

 



(종이가 없어서) 시나리오를 자기 허벅지에까지 써보시기 전에는 절대로 중도 포기하지 마세요.
그 정도로 써도 남들이 여러분 시나리오를 읽고 오바이트를 하고 있다면 그 땐 다른 걸 해야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어느샌가 글를 써서 먹고 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실 겁니다."
                                                                                <음란서생>의 김대우 감독

 

 이 세상 모든 것이 그렇듯이 말로는 참 쉽다.
 결국 최종적으로 완성되는 길은 꾸준한 인내력과 노력을 통한 실제 트레이닝과 공부다.

 안다고 해서 다 되는 것이 아니듯이 이러한 작법서를 통해 기본적인 규칙과 방법을 알았다고 해서 갑자기 글이 잘 써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하고 싶다는 마음만으로 아무것도 모르고 무작정 덤비는것 보다는
 무엇을 어떻게 써야 시나리오라는 기본 모양새를 갖추는 것인지,
 그것을 어떻게 다듬어야 더 좋아지는지,
 자기도 모르게 놓치고 있는 부분은 없는지,
 인지하고 각성하고,
 자극받기 위해서라도 이런 형태의 작법서를 읽는 것은 기본이자 필수인듯도 하다.
 

 시나리오 작법서로는 첫번째라 그다지 변별력이 없는 리뷰이지만 관심있게 눈여겨보고 있는 분야이고 지망생이라면 충분히 읽어 볼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