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비자, 권력의 기술 - 제왕학의 고전에서 배우는 리더의 조건
이상수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한비자, 권력의 기술』은 법가 최고의 사상가이자 합리적 현실주의자인 한비자를 리더십이라는 오늘의 관점에서 새롭게 조명한 책이다.
그런면에서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비자는 본디 '권력의 기술'을 탐구했지만, 그 안에는 오늘날의 정치 지도자나 경제 지도자가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실천하지 못하는 내용들이 적지 않게 담겨 있다. 가령 신하의 충성을 아예 기대하지 말라는 주장이나, 자기 능력이나 지혜를 버리고 수많은 다른 사람의 지혜와 능력을 빌리라는등의 주장은 그의 사유가 단순한 '권력의 기술'에 관한 것에 그치지 않고, 리더와 리더십에 대한 탐구로 발전했음을 보여준다.
사실 제왕학의 고전인 『한비자』는 진시황이 중국을 통일하는 사상적 기반이 되었고, 마오쩌둥이 탐독했으며, 유비가 큰아들에게 유언으로 남겼을 정도로 리더십에 관한 현실적인 통찰들을 담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혼란한 전국시대에 군주들에게 나아갈 바를 제시했던 『한비자』를 현대 리더십의 관점에서 재조명한다. 그런면에서 이 책『한비자, 권력의 기술』은 혼란한 전국시대를 끝내고 질서를 가져오기 위해 고민한 법가 최고의 사상가이자, 제왕들에게 진정한 권력의 기술을 가르치려 했던 현실주의자인 '한비자'를 리더십이라는 관점에서 새롭게 조명한 책이다.
지은이가 『한비자』로부터 뽑아낸 ‘리더의 7가지 조건’에 따르면, 리더는 너그러워서도 안 되고, 능력을 내보여서도 안 되며, 부하에게서 충성을 기대해서도 안 된다. 이런 사적인 감정이나 우연들을 기대하는 대신, 리더는 주어진 조건을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최대한의 성과를 일궈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한다.
이 책은 평범한 부하들을 이끌고 조직을 만들어가야 하는 '개혁자 [革], 문제해결자[解], 조직자[用], 집행자[法], 경청자[術], 방향탐지자[理], 무한책임자[勢]'로서의 리더를 그리고, 각각에 필요한 마인드와 행동양식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리더는 '상황을 탓하지 않는다, 부하의 충성에 의지하지 않는다, 주어진 현실을 성과로 일궈낸다, 마지막까지 책임진다' 등을 이야기하는데 진정한 리더는 비판만 일삼는 문제제기자가 아니라, 주어진 현실을 성과로 일궈내는 문제해결자여야 하며, 천리마를 기다리기보다는 50마리의 준마를 배치하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한비자의 지도자 철학을 담아놓은 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 지독한 말더듬이에 피도 눈물도 없는 ‘동양의 마키아벨리.’ 유가사상에만 젖은 우리에게 한비자는 너무도 위험한 냉혈 사상가로만 여겨져 왔다. 하지만 진시황(당시엔 진왕)이 중국을 통일하기 전에 만난 것도 한비자였고, 유비가 임종에 이르러 큰아들에게 꼭 익히라고 당부한 책 중 하나도 『한비자』였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상대의 속마음을 파악해 자신의 뜻을 관철하는 ‘권력심리학’에서부터, 용서가 오히려 독이 되는 ‘자비의 역설’까지, 이 책은 천재도 없고 행운도 없는 철두철미한 현실 속에서 평범한 부하들을 이끌고 조직을 만들어가야 하는 ‘문제해결자’로서의 리더를 그려낸다.
『한비자, 권력의 기술』이 책은 폭풍우 속에서 키를 잡은 이런 리더들을 위한 생존교범이자, 언제고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책상 위의 스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