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림 - 천년을 숨 쉬는 산사의 풍경
임윤수 지음 / 가야북스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아마 여러분들도 생각날 것이다. 2005년 식목일, 나무를 심는 식목일이 나무를 불태우는 화목일이 되어 강원도 일대를 온통 숯검정으로 만들었다. 강원도 양양의 천년고찰 낙산사도 예외는 아니었다. 거의 폐찰이 되다시피 전소된 낙산사는 화마를 입은지 2년 6개월만인 2007년 11월 16일, 낙성식과 범종 타종식이 거행되었다.
 

『울림』이 책은 화재 전 낙산사의 아름다운 풍경을 비롯하여 낙산사 화재의 안타까움, 그리고 955일 에 이르는 복원불사 과정 중의 사람들의 정성과 염원, 그리고 감동스러운 낙성식의 현장을 이 책에 생생하게 담은 955일의 생생한 복원불사 기록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낙산사의 전소 소식이 그토록 많은 사람들에게 안타까움으로 다가선 것은 낙산사가 사람들의 추억이나 기억을 자극하고 호소할 수 있는 공통분모,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추억의 장소며 낭만의 존재였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희로애락, 만나고 헤어지고, 나누고 쌓아가던 그 추억, 지금은 정말 기억의 저쪽에 매달아 두어야 하는 그 옛날 친구나 연인의 그림자를 낙산사를 배경으로 공통분모처럼 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의 안타까움과 동동 구르던 발걸음이 정성으로 피어나고, 불자들의 가슴에 신심으로 메아리치고, 스님들의 원력은 정성과 기도를 모으는 구심점이 되고, 구동력이 되었다고 말한다.

 

2005년 4월 식목일의 대형 산불로 원통보전을 비롯한 대부분의 전각이 소실되고, 산림이 황폐화 되었던 낙산사는 이후 국민들의 꾸준한 관심과 후원, 그리고 주지 정념 스님을 비롯한 관계자들의 노력으로 복원불사를 진행해왔다. 복원 불사를 시작하기 전, 발굴 작업과 옛 자료들을 연구, 6·25 전쟁으로 불탄 낙산사가 복원되면서 일부 원형이 훼손된 점을 발견하고 이를 바로 잡는 한편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가람이 되는 것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낙성식을 가진 원통보전은 양양지역에서 자란 소나무만을 이용했으며, 정면 3칸 측면 3칸 팔작지붕 정방형 구조의 조선 초기 양식으로 지어졌다. 그리고 이곳에 화마를 입기 직전, 기적적으로 옮겨졌던 보물 제1362호 건칠관세음보살상을 봉안했다.

 

『울림』에는 108장 컬러 사진들을 수록하였는데, 이 사진들은 화재 전 낙산사의 모습과 화재를 겪은 낙산사의 처절하고 안타까운 풍경, 그리고 복원과정의 모습이 생생하게 다가온다. 낙산사 재건의 기록이 총망라되어 있는 에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낙산사

 

1971년 12월 16일 강원도유형문화재 제35호로 지정되었다. 3대 관음기도도량 가운데 하나이며, 관동팔경(關東八景)의 하나로 유명하다.

 

671년(신라 문무왕 11) 의상(義湘)이 세웠으며, 858년(헌안왕 2) 범일(梵日)의 중건(重建)을 비롯하여 몇 차례 중건을 거듭하였으나 6·25전쟁으로 소실되고 말았으며, 지금의 건물은 1953년에 다시 창건한 것이다. 이 절에는 조선 세조(世祖) 때 다시 세운 7층석탑을 비롯하여 원통보전(圓通寶殿)과 그것을 에워싸고 있는 원장(垣墻) 및 홍예문(虹霓門) 등이 있다.

 

그러나 2005년 4월 6일에 일어난 큰 산불로 대부분의 전각이 소실되었다.

 

이 절에 관하여 전해오는 이야기로는, 의상이 관음보살을 만나보기 위하여 낙산사 동쪽 벼랑에서 27일 동안 기도를 올렸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자 바다에 투신하려 하였다. 이때 바닷가 굴속에서 희미하게 관음보살이 나타나 여의주(如意珠)와 수정염주(水晶念珠)를 건네주면서, "나의 전신(前身)은 볼 수 없으나 산 위로 수백 걸음 올라가면 두 그루의 대나무가 있을 터이니 그곳으로 가보라"는 말만을 남기고 사라졌다고 한다. 그곳이 바로 지금의 원통보전의 자리이다.

 

원통보전 내부에는 관음상이 안치되어 있는데, 이 관음상은 6·25전쟁으로 폐허가 된 도량을 복구하고 이곳으로부터 약 8km 떨어진 설악산 관모봉 영혈사(穴寺)에서 옮겨 왔다는 관세음보살상이다. 제작 시기는 12세기 초로 추측되는데, 고려시대 문화의 극성기 양식을 나타낸 매우 아름다운 관음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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