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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주일 만에 또 버렸다. 

  명작도 꽤 들어 있다. 그러면 뭐해. 앞으로 안 읽을 거 같은 책, 미련두지 않았다. 제일 아래 사진의 오른쪽 제일 밑에 깔린 책, 패트릭 화이트가 쓴 <인간의 나무>는 사고 몇 달 되지도 않았는데, 읽지도 않았으면서 버렸다. 활자가 너무 작아 읽기에 버겁다. 어느 새 나의 세월이 이렇게 됐다. 저 오래 전, 글자가 보이지 않아 책을 못 읽겠다는 정여사의 말씀이 그저 하는 얘긴 줄 알았는데, 웃기다. 사람 사는 일이지. 자기는 절대 그렇게 늙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랄까 확신으로 차 있던 시절. 

  <홍루몽>도 <봉신연의>도 버렸다. 플라톤, 그르니예도 오늘 아침에 재활용 쓰레기 더미에 던져 넣었다. 어찌 마음이 좋을 수 있었겠나. 아깝기도 하고, 허전하기도 하고, 그래도 확 버렸다. 다른 건 몰라도 속 하나는 시원하다.

  아직도 간행하고 있는 고전문학 시리즈의 책들도 예외를 두지 않았다. 창비 세계문학전집이 제대로 걸렸다. 이 시리즈에서 몇 권이나 더 버려질 지는 나도 모른다. 그래도 제법 남았다. 절대로 안 버릴 창비 시리즈는 알베르 코엔의 <주군의 여인>, 헤르만 브로흐 <현혹>, 요제프 로트 <라데츠키 행진곡>, 토머스 핀천 <바인랜드>, 표도르 솔로구프 <허접한 악마> 등등. 

  엘레나 페란테의 나폴리 사부작은 하다못해 당근에라도 내 놓으면 빵이라도 좀 사먹을 수 있을 터인데 귀찮아 그냥 던졌다. 피터 애크로이드는 <혹스무어>와 <플라톤의 반란>만 남겨 놓았다. 차페크도 남아나지 않았는데 다른 작가들이야 말 해 뭐하겠는가. 

  살면서 욕심이 너무 과했다. 이럴 필요 없었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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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 2026-09-20 14:5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폴스타프님의 <이 책은 절대 못 버려> 시리즈가 나오는 순간, 만인의 장바구니가 터지겠죠? 아, 고프다... (꿀꺽)

다락방 2026-09-20 15:19   좋아요 1 | URL
오! 너무 재밌겠어요!!

coolcat329 2026-09-20 16:14   좋아요 1 | URL
저도 그 생각을 했어요~ㅋㅋㅋ

페넬로페 2026-09-20 19:12   좋아요 1 | URL
만인의 장바구니!
캬, 맞습니다!

Falstaff 2026-09-20 19:45   좋아요 1 | URL
어머나! 아하, 그것 참.... 한 번 페이퍼 써봄 직도 하네요. ㅎㅎㅎ 쉽지는 않겠지만 말씀입니다.

coolcat329 2026-09-20 16: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들 누가 가져갈 지 그 분 정말 대박 행운입니다. 제가 사놓고 안 읽은 책들도 꽤 많이 있네요.
이젠 더 안 버리셨으면 좋겠습니다. 왜 제 마음이 아픈지요. ㅠㅜ

Falstaff 2026-09-20 19:46   좋아요 0 | URL
쐬주 사러 마트 가다가 슬쩍 곁눈질 했더니, 진짜 다행으로 이번엔 누가 가져간 거 같더라고요. 저도 가져간 사람이 고맙습니다. ^^

페넬로페 2026-09-20 19: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번에는 받고싶은 책이 너무 많은데요!
아까워요
집착 버렸는데 저 역시 만인의 장바구니에 동참하나요?

Falstaff 2026-09-20 19:48   좋아요 1 | URL
아이고, 기대하지 않으시는 게 좋습니다. 보실 것도 사실 없을 거예요. ㅜㅜ

wayfar 2026-09-20 19: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맨날 눈으로만 봽다가 불쑥~ 버려지는 게 아직은 아까워 고개 디밉니다!

Falstaff 2026-09-20 19:48   좋아요 0 | URL
앞에 댓글에서 썼듯이 이번엔 다행스럽게 어느 이웃이 가져간 듯해서 마음이 좋습니다.

wayfar 2026-09-20 19: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럴 땐 옆 집 살면 딱 좋겠다며 지나갑니다. 나이로야 저도 이제 버려야될 때고 말고지만요~

Falstaff 2026-09-20 19:50   좋아요 0 | URL
다음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와 <율리시스> 전권을 버리느냐 하는 게 목하 고민 중입니다. 다시 일지 않을 것 같기는 한데, 혹시 손주들이 읽을지 몰라서 말입죠.
도서관 다니셔요. 저도 도서관 다닌 다음부터는 거의 책을 사지 않거든요. 세상에서 제일 좋은 곳이 도서관이더라고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