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주다 - 딸을 키우며 세상이 외면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기록하다
우에마 요코 지음, 이정민 옮김 / 리드비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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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혜 영화 기자님은 이 책의 추천 글을 이렇게 남겼다. “책을 읽고 나면, 한국에도 우에마 요코가 있기를 바라게 된다.” 이 문장을 인용해 한 마디 덧붙이고 싶다. “한국에도 우에마 요코 같은 글을 쓰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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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증의 탄생
조셉 윌리엄스.그레고리 콜럼 지음, 윤영삼 옮김, 라성일 감수 / 크레센도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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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이 넘는 독서 인생에서 나의 글쓰기 실력을 가장 향상 시켜준 책. 어렵도 두꺼운 벽돌 책이지만, 반복해서 씹어 먹다보면 어느새 논리정연하게 글을 쓰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오래도록 곁에 두고 반복해서 공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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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증의 탄생
조셉 윌리엄스.그레고리 콜럼 지음, 윤영삼 옮김, 라성일 감수 / 크레센도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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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증의 탄생』은 시카고대학 영문학과 명예교수 조셉 윌리엄스와 버지니아대학 영문학과 교수 그레고리 콜롬의 공동 저서이다. 제목에 ‘논증’이 들어가고, 680p가 넘는 두께감 때문에 선뜻 손에 쥐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책상 가장 가까운 곳에 두고 틈날 때 조금씩 읽고, 반복해서 씹어 먹다 보면 어느새 글쓰기 실력이 부쩍 성장한 자신을 확인할 수 있는 명저다. 이와 더불어 비판적 사고, 말하기 능력도 기를 수 있다. 현대사회를 현명하게 살기 위한 필수 능력이다.  


<논증을 왜 배워야 하는데?>
 올해 베스트셀러에 오른 『역행자』(2022, 자청, 웅진지식하우스)의 핵심은 독서와 글쓰기다. 저자는 이러한 행위가 인생을 성공으로 이끈다고 주장한다. 책에 대한 호불호가 극명한데, 조만간 서평으로 다룰 예정이니 여기선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


 굳이 해당 책을 거론하지 않더라고, 살다보면 글을 써야하는 경우가 생긴다. 술술 써내려가는 분도 있겠지만, 대부분 그렇지 않다.(나를 포함해서) 귀찮다는 이유로 의식의 흐름대로 적을 수 있다. 다만, 형편 없는 글 나올 확률이 높다. 글을 쓴다는 게 꼭 소설처럼 상상력을 발휘하는 일만이 아니다. 내 생각이 왜곡되지 않게 잘 전달하려면, 논리정연하게 표현할 줄 알아야한다. 그래서 논증을 배울 필요가 있다. 


 21세기, 우리는 너무 자기 할말만 하고 산다. 반대로 대충 흘려듣고 수동적 태도로 일관하는 사람도 있다. 둘 다 경청할 생각도 방법도 모른다. 저자의 말을 빌리자면 글쓰기와 논증을 배운 다는 건 ‘자신이 대화가 가능한 사람임을 인증하는 수단’이다(23p) 소통을 잘 하기 위해선 분명 노력이 필요하다.



<논증? 논리학? 너무 어려운데…>
 논증, 논리학, 토론. 이름만 들어도 머리가 아프다. 고리타분하고 딱딱한 느낌이다. 특히 토론하면 정치인들의 개싸움(논증이 가장 타락한 형태라고 저자는 말한다)이 먼저 떠오른다. 
이에 대해선 잠시 제쳐두고 논증과 논리학에 대해 생각해보자. A=B, B=C, A=C와 같은 삼단논법을 시작으로 어려운 용어와 기호가 떠오른다. 흔히 기호논리학, 형식논리학이라 불리는 학문이다. 『논증의 탄생』은 이런 내용 크게 다루지 않는다. 대신 논리적으로 글 쓰는 방법을 알려준다. ‘주장-이유-근거’ 등 뼈대 잡기부터, 어떤 방식으로 전개해야하는지 설명한다.


 모든 배움에 있어 타고나길 잘하는 사람도 있지만, 평범한 사람은 ‘부분 동작’으로 시작하는 게 좋다. 그리고 이 책은 친절하고 상세하다. 예시가 풍부해 차근차근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작문실력이 늘어날거라 확신한다. 함부러 예단해선 안 되겠지만, 이 책만큼은 믿어도 좋다.


<기술뿐 아니라 마음가짐까지>
 시중에는 좋은 글쓰기 책이 많다. 그런데 기술과 마음가짐을 균형있게 알려주는 경우 드물다. 다행히 『논증의 탄생』은 모두 담고 있다. 기술에 대한 건 앞서 언급했으니, 저자의 마인드를 엿볼 수 있는 문장 소개하고 싶다.

<기본을 완벽하게 마스터하지 못한 사람에게는 파괴할 틀도 없고, 따라서 폭발할 창조성도 없다.> 25p

 글쓰기는 물론 인생의 정수를 담은 표현이라 생각한다. 몇 번이고 독서와 글쓰기를 포기하고 싶을 때 필사하면 마음을 다 잡을 수 있다. 이 외에도 책을 읽다 지칠 때쯤 저자는 좋은 글로 독자를 위로한다. 

 이와 더불어 글을 쓸 때 가져야 할 ‘태도’에 대한 조언도 있다. 간혹 글쓰기를 일방통행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독선적인 글은 비슷한 생각 가진 사람을 포섭하긴 좋아도, 에토스(성품)를 올려주진 않는다. 책에선 현명한 저자를 ‘머릿속의 가상 독자와 끝없이 질문, 대답을 주고 받는다.’(33p)라 표현한다. 이 작업은 굉장히 귀찮지만, 그만큼 글을 쓰며 얼마나 고민했는지 드러내는 중요한 대목이다.

 



 일부러 책 내용 적게 적었다. 장점을 열거하면 한 없이 길어질테고, 괜히 저자들의 문장, 구성에 누를 끼칠까 염려했다. 논증에 대해 말하며 이렇게 표현하긴 그렇지만, 이 책 ‘참 좋다’. 미사여구 붙여 장황하게 말하기보다. 이  한마디가 더 어울린다.


 서평을 쓰며 강추라던지 필독서라는 표현 쓰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이 책만큼은 책의 부제를 인용해 ‘21세기를 살아가는 민주시민을 위한 필독서’라 강조하고 싶다. 글쓰기, 말하기, 안목을 기르고 싶은 모든 분에게 『논증의 탄생』 독서를 강력히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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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 다녀왔습니다
신경숙 지음 / 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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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명을 보는 순간 욕지기가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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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틀넥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권영주 옮김 / 엘릭시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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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작가의 소설을 쭉 읽다보면 유독 튀는 작품이 있다. 그게 좋은 의미에서든 나쁜 의미에서든 말이다. 요네자와 호노부 작가님의 8번째 책 『보틀넥』은 대학시절 구상했던 아이디어지만, 당시 필력으론 완성할 자신이 없어 마음속에 담아 두었다가 28세에 완성한 작품이라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그간 써온 청춘 미스터리 소설의 방점이자 좋은 의미로 튀는 작품이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도진보’는 일본 중서부에 위치한 바닷가이다. 서두에서 주인공은 여자친구가 추락사한 절벽을 찾았다가 해풍에 떠밀려 떨어지게 된다. 그런데 눈을 떠보니 그곳은 자신이 살던 세계가 아닌 닮은 듯 다른 평행 세계였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 대신 존재하는 누나를 만나 원래 세계로 돌아가기 위한 단서를 추적한다. 둘의 대화 속에서 선택의 의미를 되짚어 보는 점도 흥미롭지만, 무엇보다 하나씩 밝혀지는 진실이 미스터리 해결의 즐거움과 동시에 청춘소설, 성장소설의 씁쓸함을 표현하는 점이 인상깊다.



<보틀넥을 제거할 수 있을까?>

제목이기도 한 ‘보틀넥’의 의미는 166p에 설명된다. <병이 좁아진 목 부분이 물의 흐름을 방해한다. 그에 빗대어 시스템 전체의 효율 개선을 저해하는 부분을 보틀넥이라 부른다. 전체의 향상을 위새서는 우선적으로 보틀넥을 제거해야 한다>

평행 세계에 살고 있는 누나는 주인공이 원래 세계로 돌아갈 힌트를 찾아보자며 ‘틀린 그림 찾기’를 제안한다. 닮은 듯 다른 두 세계가 어떤 부분이 틀린지 그리고 그러한 차이가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비교하며 이야기는 나아간다. 추리/미스터리 작가이지만 SF적 요소를 가져와 돋보이는 무대를 만든 의미가 여기에 있다.

존재할리 없는 누나, 그리고 이쪽 세계에서는 살이 있는 여자친구. 그러한 혼란 속에서 다시 한 번 무능감을 느끼는 주인공을 보다보면 선택과 결과의 ‘인과관계’를 돌아보게 된다. 주인공은 여자친구와 형의 죽음, 가정 불화 등으로 삶의 동력을 잃은 인물이다. “어쩔 수 없는 일은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는 그의 말버릇은 그래서 더 아프게 다가온다. 그런 그가 인생을 되돌리기 위해 혹은 전환시키기 위해 제거해야할 ‘보틀넥’은 무엇일까? 소설을 읽으며 이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 이 작품의 미스터리 축인 이유이다.



 <인생은 언제나 후회의 연속이다>

살면서 후회 한 번 안 해본 사람이 몇이나 될까? 특히 미성숙한 학창 시절, 이불킥 할만 한 기억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보틀넥』의 주인공 ‘사가노 료’ 또한 그런 삶을 살아 왔다. 하지만 그의 감정을 보듬어 줄 사람은 없었다. 철저한 무력감이 자리한 이유다. 

그런 그가 평행 세계로 넘어가 위로를 받는다. 하지만 위안 받는 상대가 자신을 대신해 존재하는 ‘누나’였다. 그래서 아이러니가 발생하고, 서로를 비교하는 순간이 괴롭다.  여자친구가 왜 죽었는지, 그리고 왜 부모님의 관계가 돌이킬 수 없게 되었는지 깨닫기 때문이다.

그런 진실과 무력감을 가진채 주인공은 마지막 장면에서 선택의 기로에 선다. 과연 그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보틀넥』의 책장을 덮고 나서 여운이 남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이전까지 작가님이 써왔던 청춘 미스터리 소설 <고전부 시리즈>, <소시민 시리즈>는 사춘기 특유의 자의식, 무능감 속에서도 밝은 에너지를 잃지 않았다. 하지만 『보틀넥』은 철저하게 주인공의 존재를 부정한다. 독자에 따라 읽기 힘든 부분일 수 있다. 유머가 거의 배제 된 작품이기에 더욱 그렇다. 취향의 문제이니 감안해서 선택해야겠다.

『보틀넥』은 갈림길에 대한 소설이자 작가님의 분기점에 해당한다. 그간의 청춘 미스터리 소설 총괄이자 세계관 1기의 완결 의미도 담고 있다. 다음 작품인 『인사이트 밀』(2022, 요네자와 호노부, 엘릭시르)로 더 넓어진 무대, 다양한 인물과 주제가 이를 증명한다. 

밝은 소설은 아니지만, 어렵지 않는 구성, 탄탄한 주제 의식과 여운은 요네자와 호노부 작가님의 추천작으로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 선택의 가치, 삶의 결과에 대한 의미를 되새겨 보고 싶은 분에게 독서를 권해본다. 



PS. 요네자와 호노부 작가님의 팬이라면 책은 읽지 않더라도 끝부분에 실린 일본의 미스터리 평론가 ‘무라카미 다카시’의 해설은 꼭 읽어보자. 한층 더 작가님의 매력에 빠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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