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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고 글쓰기 - 서울대 나민애 교수의 몹시 친절한 서평 가이드
나민애 지음 / 서울문화사 / 2020년 3월
평점 :
진화생물학자 최재천 교수는 "독서는 '빡세게'하는 겁니다' 라고 했다
여기서 ‘빡세게’는 서평 쓰기라 생각한다. 독서는 휘발성이 강하다. 많은 사람이 경험해 본 일이다. 그래서 수많은 작가와 지식인이 입을 모아 서평 쓰기 장점을 이야기했다.
서울대 나민애 교수의 저서 『책 읽고 글쓰기』는 서평을 처음 쓰는 사람에게 좋은 가이드북이다. 2007년부터 매년 200명 이상의 학생을 만나 서평, 영화평, 감상평을 첨삭한 경험을 바탕으로 쓰인 책은, ‘몹시 친절한 서평 가이드’라는 부제에 어울리게 대학교 1학년을 가르치듯 쓰여있다. ‘펜은 하나여도 그 펜을 함께 잡는 손은 두 개일 수 있다.’라는 책 속 문장만 보아도 저자가 독자를 얼마나 배려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책에서 인상 깊었던 점은 서평 쓰기에 대한 마음가짐(17p, 33p, 38p)과 서평을 위한 독서법(38p, 51p, 53p)을 앞쪽에 배치하여 ‘쫄지’ 않게 해준 점이다. 또한 서평과 독후감의 차이를 알려주고, 서평의 3요소(분석-판단-평가)를 통해 독자가 유의할 점을 집어 준다.
서평을 위한 독서법은 3단계로 소개되는데, 먼저 1단계 ‘감상’으로 시작한다. 평소처럼 읽으면 된다. 책을 읽고 그대로 느끼는 것이다. 하지만 이 상태에서 서평을 쓰려면 할 말이 별로 없다. 그래서 2단계 '비판적' 독서로 넘어간다. 감상의 독서를 하며 밑줄을 긋거나 감정이 반응했던 곳을 분석해 본다. 어느 부분이 즐거웠는지, 왜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평가해 본다. 3단계는 ‘학문’ 세계의 독서로 대학 소논문 쓰기다. 즉, 우리가 원하는 수준의 서평을 쓰려면 3단계 학술 논문보다는 부드럽고, 1단계 감상문보다는 엄격한 글을 써야 한다.
글쓰기는 연습하면 나아지는 것이다. 어제보다 오늘 딱 한 줄 나아지고, 오늘보다 내일 딱 한 줄 나아지면 된다. 우선 시간과 자신을 믿어 보시기 바란다.
서평에 대한 개념을 잡았다면 이제 타자기에 손을 올릴 차례다. 처음에는 가볍게 단형 서평(100자 리뷰, 한 줄 리뷰)으로 시작한다. 막상 써보면 쉽지 않다. 책에서 발췌하거나 인용하는 게 아니라, 내 안에서 주제를 가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좌절하진 말자. 헬스를 시작하자마자 3대 500을 들 수 없듯 서평 쓰기도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