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처리스트 - 미래의 불안을 이겨내라, 원하는 미래를 설계하라
브라이언 데이비드 존슨 지음, 김지현 옮김 / 로크미디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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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이 되던 해, 악몽을 자주 꿨다. 높은 곳에서 떨어지거나 가위에 눌리는 게 아닌, 그저 나이 들어가는 ‘현실적인’ 그런 꿈의 반복이었다. 불안감이 큰 원인이었던 것 같다. 막연하게 30대가 되면 대단한 무언가 있을 줄 알았다. 현실은 변하지 않았다. 20대에서 30대가 된다고 몇억이 통장에 입금되지 않고, 부족한 능력이 갑자기 올라가지 않는다. 딱히 극복하진 않았다. 약간의 체념과 수긍 그리고 시간이 악몽을 덮어주었을 뿐이다. 


<두려움보다 미래를 선택한 모든 이들에게>

 브라이언 데이비드 존슨의 저서 [퓨처리스트(원제:The Future You: Break Through the Fear and Build the Life You Want(2021)]는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혹은 선명하지 못한 목표를 가진 사람에게 권하는 책이다. ‘전 인텔 수석 미래학자’라는 홍보문구를 보고 ‘앨빈 토플러’를 떠올릴 수도 있겠지만, 이 책은 사회의 미래보다 개인의 미래에 초점 뒀다. 

 한 마디로, 응용 퓨처리스트가 알려주는 나의 미래 설계법이다. 책은 8장으로 나뉘어있고, 저자가 책을 쓰게 된 이유와 퓨처캐스팅(미래 설계)하는 법, 퓨처캐스팅에 성공한 고객과 지인들, 미래와 기술에 대한 공포가 차례로 쓰여있다.



<“우리가 유일하게 두려워해야 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이다.”

-프랭클린 델라노 루스벨트-

 책에서 저자는 고객과 지인들이 두려움, 귀찮음 때문에 내팽개쳐 두었던 ‘미래’가 어느 날 아무렇게 나타나 그들을 괴롭히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에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여러 번 강조한다. 

잔소리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만큼 퓨처캐스팅(futurecasting)의 중요성은 강조된다. 

 예를 들어보자. 꽤 어려운 자격증을 따기 위해 신년 계획을 세웠다. 문제집을 샀고 온라인 강의도 신청했다. 몇 달간 열심히 공부한다. 그러다 나태함과 안일함이 찾아올지 모르지만 마음을 다잡고 집중한다. 운이 좋다면 합격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불합격할 확률이 높다. 왜? 구체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책은 이러한 문제점을 3단계 퓨처캐스팅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1단계에서는 ‘내가 원하는 미래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한다. 작게는 시험, 자격증에서부터 크게는 직업, 꿈, 목표처럼 인생에 관한 질문을 던져본다. 이 과정이 어렵다면 반대로 ‘내가 피하고 싶은 미래(위협캐스팅, threatcasting )’를 떠올려 보는 것도 좋다.

2단계에서는 원하는 미래에 도달하기 위한 구체적인 요소를 파악해야 한다. 사람, 도구, 전문가 등에 대해 생각해본다. 이 과정은 한 번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할 부분이다. 

3단계는 가장 중요한 ‘백 캐스팅’이다. 목표를 세우고 구체적인 요소를 통해 노력한다. 그리고 반복해서 복기한다. 간단히 말해 퓨처캐스팅은 하나의 과정이다. 결코 빨리 쉽게 끝내지 않고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원하는 도착지에 가려면 지도를 여러 번 펼쳐야 한다. 그래야 길을 잃지 않는다. 


 이 과정에서 실패를 경험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저자는 “용기를 내 꿈을 꾸자. 당신이 진정으로, 진심으로 원하는 미래의 꿈을 꾸자.”라고 응원한다. 이 말이 참 따뜻하게 느껴진다. 이성적으로 목표를 이루는 방법을 이야기하다 힘든 순간 감성적인 한 마디를 툭 던져줌으로써 책장을 넘길 힘을 실어준다.


기술을 ‘과학적 지식을 실용적으로 적용하는 것’이다. (224p)


 퓨처캐스팅에 대해 이야기하던 책은 6장에서 잠깐 21세기와 사회의 미래에 관해 말한다. 

첨단 기술과 코로나로 인해 당겨진 비대면 기술은 우리의 일자리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단순 서비스직은 키오스크로 대체 되었고 가까운 미래에는 자율주행과 로봇으로 인해 여러 직업이 사라질지 모른다. 

 여기서 저자는 독자에게 팩폭을 날린다.

‘로봇이 당신의 직업을 빼앗을 수 있다면, 어차피 썩 좋은 직업은 아니었을 것이다. 심한 말로 들릴 수도 있지만 사실이다. 기계가 정말로 당신을 대체할 수 있다면 당신의 직업이 당신을 기계 취급하고 있었다는 의미밖에 안 된다. 당신은 기계가 아니다. 당신은 사람이다.’

뼈 아프지만 사실이다. 로봇은 쉬지 않고 일하며 휴가나 보너스를 요구하지도 않는다. 고용주에게는 더없이 훌륭한 노동자다. 이렇게 보면 대재앙이 찾아올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2020년 발간된 ‘한국직업사전 통합 제5판’을 보면 8년간 새로 생긴 직업은 총 3,525개이고 사라진 직업은 18개이다. 새로 생긴 직업이 사라진 직업보다 195배나 많다. 물론 이렇게 반론 할 수 있다. ‘21세기 이후에 사라질 직업 종사자가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많다면 어떡하나?’

저자의 말을 빌려 ‘기술은 결국 인간의 손에서 만들어진다. 즉, 그걸 다루는 건 인간이다.’라고 답하고 싶다. 분명 앞으로 힘든 시기가 찾아올지 모른다. 하지만 개인과 사회가 미래에 대한 끈을 놓지 않는다면 해결책은 분명히 있다. 무엇보다 끊임없이 배움의 자세를 유지하고 퓨처캐스팅 해나간다면 우리가 걱정하는 것만큼 미래는 어둡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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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는 시간과 함께 찾아오는 방문자이지만 불청객인 경우도 있다. 반가운 손님을 자주 맞이하기 위해서는 퓨처캐스팅을 단순한 전략이 아닌 인생을 살아가는 방식으로 만들어야 한다. 미래는 고정되어 있지 않고 노력에 따라 매일 새로 만들어진다. 두려움은 잠시 넣어두자.

끝으로 저자가 인용한 칼 세이건의 말을 빌려 마무리하려고 한다.

“우리처럼 작은 존재가 이 광대함을 견디는 방법은 오직 사랑뿐이다.” 

(소설 콘택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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