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터스 블랙 로맨스 클럽
리사 프라이스 지음, 박효정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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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왜 이렇게 오랫동안 알라딘 메인에 위치하고 있었는지...

로그 인 할 때마다 이 책이 내 추천마법사의 한 칸을 차지하고 있는지...

난 잘 모르겠다.

(추천 마법사 이런 책을 추천할 꺼면... -_-+ 마법사는 그만두지 그러니?)

 

이 책은 아주 우울한 세계를 배경으로 한 신데렐라 이야기다.

생물학, 세포전()으로 중년들이 사라졌다.

이 시대는 돈과 명예 그리고 모든 권력을 쥔 나이 든 사람들인 (과학의 발전으로 200년을 넘게 사는) 엔더와 돈도 명예도 그리고 나이가 어려서 투표권을 갖지 못한 어린 사람들인 스타터스로 나눠졌다.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어린아이들은, 그들을 보호할 부모 세대가 생물학전에서 목숨을 잃은 고아들은 말 그대로 세상에 내팽겨졌다.

 

(잠깐 옆길로 새서 이야기하자면 그들의 삶을 보면 우리가 왜!!!!! 투표를 제대로 해야 하는지 쉽게 알 수 있다. 투표하지 않으면, 정말 당신의 권리를 아무도 보호해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돈도 명예도 권력도 모두 쥔 사람들이 탐하는 유일한 것은 그들이 잃어버린, 다시 찾을 수 없을 것이라고 여겼던 젊음 뿐이고 그래서 그들은 세상에 내팽겨진 젊은이들의 육체를 유혹한다. 자신들에게 넘쳐나는 과 그들의 육체를 바꾸자는 도둑고양이처럼 쓰레기 더미에서 음식을 찾아 연명하는 젊은이들에게는 결코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한 것이다.

 

처음 이 책의 주인공 켈리가 자신의 젊은 육체와 돈을 바꾸기 위해서 프라임이라는 곳을 찾아 갔을 때부터 예상 가능한 뻔한 이야기로 흘러간다. 다만 이 책이 화려한 액션과 주인공의 절박한 추리가 가득한 스릴러가 될 것이라는 것과 달리 그저 그런 로맨스로 흘러갔다는 것이 내 예상과 조금 다른 점이라면 다른 점이 될 것이다. 대모 요정에게서 호박마차와 유리구두를 얻고 인생의 잭 팟을 터뜨린 신데렐라처럼 이 이야기는 병약한 동생을 위해서 자신의 육체를 늙은 부자와 잠시 잠깐 바꾸려고 했던 켈리가 인생의 잭 팟을 터뜨리게 된다. 

 

고령화 시대에 모든 권력을 쥔 노인들과(우리와 달리 서유럽은 사회보장 제도 때문에 60대 이상의 노인들의 구매력이 젊은이들을 앞섰다고 한다) 장기적인 경제침체로 새로운 일자리가 없어서 방황하는 실업문제로 파편화되는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한번쯤 읽어볼만하지 않을까는 점도 없지 않으나.....

그래서 재미었어? 라고 물으면 한숨부터 나올 책임에는 분명하다.

 

다시말하지만 이 책은 잠시 육체를 바꿔 인생을 바꾼 한 16살 소녀의 신데렐라 스토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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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일드 44 뫼비우스 서재
톰 롭 스미스 지음, 박산호 옮김 / 노블마인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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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간됐다는 소문에...

그렇게 대단한 책인가? 독자들이 복간을 요청할 정도로 대단한 추리소설을 왜 난 몰랐지? 란 생각에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은 아주 매력적인 책이다. 첫 장을 넘길 때부터 이 책은 독자를 매료시키는데 부족함이 없는 아주 잘 짜인 추리물이다. 이 책은 재밌다. 독자를 한 순간도 방심시키지 않을 정도로, 빠른 스피드와 끝없는 사건으로 독자의 숨을 죽이게 한다.

그렇지만 이 매력적인 책은 나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이 책은 이미 흔적도 남기지 않고 20년 전에 사라진 냉전 시대의 폭력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련의 공산주의 혁명 시대를 배경으로 삼고 있다. 레닌의 무자비한 공산화 정책, 스탈린의 무시무시한 공포 정치 시대에서 양심을 지키고 살아남기 위해 투쟁하는 레오가 이 책의 주인공이다.

 

2차 대전의 영웅, 그리고 국가안보부 MGB(미국영화에서 하도 나와서 세계 누구나 알고 있는 악의 축 KGB의 전신이란다)의 잘 나가는 요원인 레오는 국가 체제를 위협하는 무리(?)로부터 공산주의의 이념과 사상을 보호하는 대가로 막강한 권력과 안락한 생활을 보장받는다. 그러나 공식적으로 범죄가 용인되지 않는 사회(노동자들의 천국 지상낙원에서 왜 범죄가 발생한단 말인가?)에서 한 소년이 살해되었다는 주장이 나오고, 그 무렵 자신이 감시하던 용의자를 검거하는 과정에서 레오는 자신의 직업에 회의를 느끼기 시작한다.

그리고 레오는 인생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스파이로 지목된 사람이 바로 자신의 아내 라이사이기 때문이다.

 

작가의 데뷔작이라고 하는데 데뷔작이 이렇게 대단해도 되나?’ 할 정도로 빈틈없는 추리물인 것은 확실하다. 재미는 다시 말하지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울 만큼 탄탄하다.

그렇지만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의문은 남아 있다.

왜 소련이 배경이여만 하지?

체제의 우월성을 과시해야 했기 때문에 범죄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사회는 44명의 소년 소녀를 살해하는 범인의 완벽한 알리바이가 된다. 일방적인 체제의 우월성에 대한 맹신은 44명의 소년 소년를 살해하는 범인보다 사회를 병들게 만든다는 주제가 나를 불편하게 했다.

 

구 소비에트 연방출신도 아닌.... 영국 출신의 작가가 왜 이런 글을 쓰냔 말이다!!!!

(물론 이 책의 범인이 소련의 실존 범죄자를 모델로 삼고 있기 때문이긴 하지만....)

왠지 나한테 그 서슬 퍼런 사회에서 모진 생활을 견뎌낸 사람들에게 외국 작가의 시선으로 그려지는 그 시대의 폭력은 왠지 오지랖 넓은 젊은 작가의 치기처럼 보인다. 만약 캐나다 기자가 6.25전쟁에 대해, 이념이 만들어낸 동족상잔의 비극이라고 떠들어 대는 소설을 본다면 나는 울화가 치밀어 오를 것이 분명하다. 냉전이 만들어낸 마지막 유산인 민족의 분단 앞에서 이런 소설을 나를 불편하게 만든다. 아직도 불합리한 체제를 지탱하기 위해서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족쇄를 채우고 있는 북한을 생각하면 이 책이 가슴 아프고 무섭게 느껴기기 때문이다. 

물론 작가가 경험한 이야기만 써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이미 백골이 되버린 냉전시대의 체제와 이념에 대한 맹신을 2008년에 왜 다시금 살려 놔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체제와 상관없이 인간에 탐욕때문에 살인은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는데 말이다. ㅠㅠ 

 

수 많은 독자들이 복간을 요청을 인정할 정도로 매력적인 추리물..

그러나 그 주제와 배경 때문에 읽은 독자에 따라서 조금은 불편하게 느껴질지 모르는 추리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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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사의 코끼리 일공일삼 74
케이트 디카밀로 지음, 요코 다나카 그림, 김영진 옮김 / 비룡소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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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거리를 사기 위해 시장에 나섰던 소년은 점쟁이의 광고 문구에 혹한다.

 

“1플로리만 내면 당신의 마음이나 머릿속에 간직된

가장 심오하고 어려운 문제에 대한 답을 알려드립니다. “

 

소년은 제 손에 쥐어진 달랑 1 플로릿을 내려다보며 갈등을 한다. 전쟁 통에 아버지를 여의고 동생을 낳다 산고에 숨을 거든 엄마를 둔 소년은 저녁거리 비용인 1플로릿을 점쟁이에게 내어준다. 그리고 한 번도 소리내어 말한 적이 없는 자신의 가장 심오하고 여러운 문제를 점쟁이에게 묻는다.

 

제 동생이 살아 있다면 전 그 애를 찾아내야 해요. 그러니까……. 어떻게 하면 동생이 있는 곳으로 갈 수 있는지 가르쳐주세요.”

넌 코끼리를 쫓아가야 해. 코끼리가 널 그곳으로 안내해 줄 거야.”

 

소년이 머릿속에 간직된 가장 심오하고 어려운 문제의 답을 구하고 있을 때, 도시 반대편의 블리펜도르프라는 오페라 극장에서는 이미 나이를 지긋이 먹은 별 볼일 없는 마술사가 자기 생애에서 가장 놀라운 마술을 선보이고 있었다. 마술사는 베티나 라 본이라는 귀부인 무릎 위로 코끼리를 불러온 것이다.

 

왜 똑똑한 사람들이 헛소리를 믿게 될까? 라는 책에 보면 사람들을 홀리는 이야기의 중심에는 거짓심오라는 것이 있다. 지극히 당연한 것에 대해서 말을 하거나 모순되는 말을 하는 사람들을 왠지 심오하게 받아드리는 힘이 있다는 것이다. 이 책도 그런 면에서 심오하다. 단순하고 깔끔한 이야기지만 받아드리는 사람마다 각자 다른 의미를 구하기 때문이다. 거짓인지 모순인지 모르지만 이 책은 나에게 꽤 근사한 울림을 전해줬다. 

 

마술사가 불러 놓은 한 마리의 코끼리 때문에 이 소년(피터)이 사는 마을 발티스는 난리가 나버렸다.

-귀부인 라본은 하루 아침에 서커스 구경을 갔다가 불구가 돼버렸다.

-마술사는 자신이 행한 위대한 마법(코끼리를 불러 온 것)에 대한 적잖은 자부심을 느낀다.

-시인이 되고 싶었던 경찰 레오는 코끼리가 이 마을에 온 것은 분명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석수쟁이였던 바르트톡은 성당에서 떨어질 때 꼽추가 됐지만 인생은 우스운 것이라는 깨달음을 얻고 석수쟁이에서 코끼리 시중꾼이 됐다.

-퀸테트 백작부인은 사교계의 중심이 된 코끼리를 가져다 사람들에게 전시했다.

-고아원에서 살던 피터의 동생 아델은 코끼리가 갑자기 나타난 것처럼 자신에게도 갑자기 가족이 나타날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된다.

 

갑자기 마을에 나타난 코끼리로 피터는 동생을 찾기 위한 여정을 시작하고 피터는 동생이 아닌 코끼리를 구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평범하지만 아직도 순수와 열정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이 피터를 돕기 시작하면서 이야기는 모두에게 해피엔딩을 안겨준다.

 

이 책이 심오(?)하다고 느껴지는 건, 그리 많은 인물이 나오지 않지만 이 세상 대부분의 사람들 마음을 대변하기 때문이다.

시인이 되고 싶고, 경찰 일이 탐탁지 않았던 선한 경찰 레오는... 시를 써서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 아니라 인생을 아름다운 시로 만들었다. 누군가 사랑하고 보살필 대상을 찾은 것이다.  동생을 찾기 위해 나선 피터는 자신보다 더 깊은 절망에 빠진 코끼리의 눈빛에서 코끼리를 구해주고 싶었고 귀부인의 하인이었던 한스는 피터의 눈빛에서 자신이 잃어버린 순수를 발견하고 피터의 여정을 도와주기로 결심한다. 생의 위기에서 인생이 우습다고 생각했던 석수쟁이 바르트 톡도 눈 앞에서 펼쳐진, 순수와 희망이 가져온 기적과 같은 마술 앞에서 인생이 우습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진실을 받아드린다. 그리고 코끼리를 무사히 고향으로 돌아고고 모두에게 (퀸테트 백작부인만을 제외하고는) 모두 코끼리를 만나기 전 보다는 손톱만큼 나아진 인생을 얻게 된다. 

 

긴 이야기는 아니지만 명확하고 확연한 교훈이 담긴 이야기는 아니라 어린아이들에게 권하기는 조금 망설여지는 동화, 그러나 삶에 지치고 나에게만 불행이 찾아왔다고 느껴지는, 무엇으로도 삶의 허무가 채워지지 않고 인생이 우스운, 마음에 들지 않은 직업으로 하루하루가 불편한 어른들에게는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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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잠들기 전에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6-1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6
S. J. 왓슨 지음, 김하락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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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더 이상 기억을 저장하지 못한다.

가끔 나는 10대의 어린 소녀가 되기도 하고 20대의 젊은 대학생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절대로 나는 40대의 한 아이의 엄마가 됐던 현실을 기억하지 못하고 사랑하는 부모님을 떠난 보낸 기억도 남아 있지 않다. 매일 내 옆에서 일어나는 남자가 내 남편이라는 사실도 나는 기억하지 못한다.

그래서 매일 배운다.

나와 함께 침대를 쓰는 사람이 내 남편이라는 사실을..

내가 사랑하는 아들을 잃었다는 과거를...

더 이상 내가 20대의 젊은이가 아니라는 현실을...

그러나 내일 아침이 되면

나는 다시 또 멍하지 새로운 현실 앞에 외톨이가 되어야 하고

그래서 불안하고 초초해진다.

 

이미 메멘토첫키스만 50번째등에서 이미 차용했던 기억상실증이라는 소재를 추리물에 사용한 책이 바로 내가 잠들기 전에.

내가 나를 모르는데, 내가 넌들 알겠느냐?’라는 노래가사처럼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없는 주인공 크리스틴은 누구를 믿어야 할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하루 동안 기억이 존재하는 동안에 꼬박꼬박 일기를 써 내려가면 두뇌가 저장하지 못하는 기억을 종이에 기록하기 시작했다.

 

이 이야기의 줄거리는 새삼스럽지도 않고 반전이라는 것도 김빠진 맥주처럼 시시하다.

기억상실증이라는 소재가 주는 가장 단순하고 예측하기 쉬운 길을 따라서 이 책은 스피드를 내며 뛰어가기 시작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이 책이 마음에 쏙 들었던 이유는, 졸음을 이겨내며 하루 밤 사이에 다 읽어 내려 갈 수 있었던 것은, 크리스틴이 사실을 기록하기 위해서 빼곡이 적어 내려간 일기 때문이다.


다가오지 않은 내일을 두려워하는 우리와 달리...

그녀는 기억하지 못하는 어제가 두렵다.

그 기억하지 못하는 어제를 기억하기 위해서 그녀는 일기를 쓰고, 그녀의 일기 속에는 그녀의 절망이 그대로 베어나온다

그러나 크리스틴은 망각의 내일을 맞기 보다 외면하고 싶은 과거를 마주하며 새로운 내일을 기다리기 시작한다.

그 내일은 다가오지 않은 미래라, 불안하고 두려울 지언정, 그녀는 과거에 남기보다 미래를 선택했다.

 

이 책을 보면서 그녀의 일기가 부러웠다. 그녀는 일기에 빼곡이 오늘을 기록하는 것으로... 

그녀의 두려움을 극복할 수가 있었다... 

나에게도 그녀의 일기처럼 나의 맨 얼굴을 마주하고 두려운 내일을 당당히 맞설 수 있는 무언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왠지 하루 밖에 기억을 저장하지 못하는 크린스틴보다 내가 더 나약하고 어리석고 겁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음 나도 무언가 '일기'처럼 내 삶의 반전을 가져오는 무언가를 찾고 싶다. (닥터 내시 나에게도 처방을 좀 해줘 보세요!!!)

 

아주 전형적으로 진행되는 아주 빠른 스릴러...

크린스틴과 교감되지 않는다면 김 빠진 맥주같은 추리물!!!

그러나 크리스틴을 이해하게 된다면 조금은 다르게 보일 추리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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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영화포스터 커버 특별판)
줄리언 반스 지음, 최세희 옮김 / 다산책방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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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마디로 정리하면 이 말이 어울린다.

끝내준다!!!!!”

이 책은 정말이지 끝내준다.


책장을 멈출 수 없고 끝까지 읽은 뒤 곧바로 처음부터 다시 읽게 될 것이라는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지의 서평이 괜한 허풍만은 아니다. 이 책이 품은 비밀을 알게 되면 그제야 독자는 조금은 지루하고 멸렬했던 초반, 구석의 한글자도 허투루 쓰인 것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모두, 그 책의 비밀을 증폭시키는 장치였다는 것을, 그래서 다시 한 장을 살펴보며 한 사람의 인생을 다시금 평가하게 된다.


평균치의 삶을 산 토니.

남들보다 특별한 것도 없었지만 남들보다 불행하지도 않았던 무난한 삶을 살았던 60대 노인은 한통의 편지를 받으며 20대 허세와 욕망이 가득했던 시절로 되돌아가게 된다. 그 과정을 통해서 남들보다 잘한 것도 없지만 남들보다 못한 것도 없다는 자기 삶의 민낯을 마주하게 된다.

짧은 소설인데다, 너무너무 좋아서 한 줌의 스포일러도 남기고 싶지 않아 이렇게 정리하지만 혹 이 서평을 보고 책을 읽을 독자라면 조금 지루 할 수 있는 초반의 문장 하나하나를 그냥 넘기지 않길 바란다. 그 문장을 기억하고 명심하며 이 책의 품고 있는 비밀을 알게 됐을 때, 쓰나미처럼 몰려오는 삶의 진실을 깨닫길 바란다.

 


만약 당신은 당신이 스스로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면? 절대 그런 적이 없다면?

 우리는 이상하게 피해자 코스프레 하는 것을 좋아한다

저 시키가 그래서 내 인생을 망쳤어

그 때, 그 넘만 아니라면 내 인생이 폈을 텐데....

세상에 가장 하기 좋은 것이 남탓이 아니던가

그래서 예수를 낳은 성모 마리아는 뭐든지 내탓이오, 내탓이오, 내 큰 탓이로소이다.’라고 기도를 하는 지도 모르겠다.

다 내 탓이다.


나는 뒷담화의 주인공이 되지 않을 만큼 완벽한 삶을 살아오지 않았다. 내가 살면서 누군가에 상처 입은 만큼, 누군가 나 때문에 큰 상처를 받았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인생을 늘 주의깊게, 남을 배려하며 욕 먹지 않을 만큼 완벽한 삶을 살지 않는다. (그렇다면 성인이게?) 우주 만물은 뉴턴 현자의 말대로 작용 반작용의 법칙이 지배하는 세상이 아닌가? 그러면서 인생은 계속되기 마련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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