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을 비웠다.
나의 위장은 부풀어 올랐지만
이내 몸 밖을 빠져나가 소변기로 흘러 내려갔다.
예수의 신성에 대한 이야기가 내 귀로 흘러들어와
그분의 인성에 관한 말로 번안되어 입으로 흘러나왔다.
카잔차키스였다.
프란체스코와 도스토예프스키로 풍성해졌던 잔은
다시 한번 비워졌고
무언가로 채워졌지만
그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