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 무엇인가를 갈구한다. 사람들은 고독-궁극적으로는 죽음-앞에서 평안함을 원했다. 불변의 절대자라는 존재야말로 고통과 슬픔 그리고 외로움으로 점철된 삶에서 인간을 건져낼수 있는 최고의 발명품이었다. 신이 존재하는지에 대한 여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절대자의 영원성의 이미지가 자신과 하나되는 것, 그럼으로 생에대한 긍정적인 감각을 유지하는 것, 이것이 바로 종교의 본질이었다. 사람들은 마음에 평화를 얻었고, 사회는 안정되기 시작했다. 더군다나 절대자가 인간을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자신의 아들을 인간의 죄를 위해 희생양으로 내어 주었다는 선홍빛의 서사구조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기에 충분했고, 문학적인 상상력이 덧붙여져 생명력을 부여받았다.

이러한 종교에 대한 통찰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믿음을 가질 수 있다면 당신은 크리스챤임이 분명하다. 오분도 채 되지 않는 문답과 세례라는 형식을 통해 기독교의 가치관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물론 절대자에게 인간의 마음을 돌리는데 5분은 긴 시간이 아니지만, 절대자는 아무래도 자신의 피조물이 초월적인 권력을 통해 자신에게 복속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것 같다. 어느것에도 의지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을때 자신에게 돌아오기를 원하는 것이다. 연인처럼, 혹은 자식이 어떤 일을 하더라도 묵묵히 바라보는 어머니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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