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에게 차인것이랑 비슷한 느낌이지만 무언가 조금 다르다. 슬픔보다는 좌절감에 가까운 듯 하다. 나라를 잃었던 일제시대에도 누군가는 분노했겠지만 또 누군가는 그 안에서 만족하며 살았으리라. 독립운동가들을 좌절케했던건 시대적 상황 그 자체라기보다는 어두움에 영혼까지 팔아버린 사람들 혹은 사고하기를 포기해버린 대다수의 군중이었는지도 모른다.  

 다수결에 의해 결정된 이 상황이 도덕적으로도 옳은 것인지 고민해보았지만 그들의 논리를 내것으로 받아들이기는 역시나 쉽지않았다. 그러나 누군가를 비난하고 깎아내림으로 내 주장의 정당성을 내세우지는 않겠다고 다짐한다. 정신승리따윈 하지 않겠다는 뜻이고 누가 뭐래도 그저 믿는바대로 묵묵히 살아가겠다는 말이다. 현실이 안개속이어서 나 혼자 잘먹고 잘아야겠다는 결론을 내어버린다면 결국 그들의 주장이 옳다는걸 증명하는 것 밖에 안된다. "거봐, 너도 똑같잖아?" 

 돈 혹은 성공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닌 삶을 살아야한다. 불의에는 저항할 수 있고 연약한 누군가에게는 손내밀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한다. 인간은 수단으로서가 아니라 목적 그 자체로 대해야한다는 너무나도 당연한 상식을 실천해야한다. 어쩌면 손해를 볼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새로 태어날 아이들의 밝은 미래를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갈수 있다면 그걸로 된 것 아닌가. 남의 눈은 속일 수 있어도 스스로의 양심은 피할수 없는 법이니까. 아 너무 숭고해졌다. 아침에 일어나서 이 글을 다시 읽으면 내 손과 발은 쥐며느리처럼 오그라들겠지. 그래도 여기까지 쓴 이상 포스팅 한다. 이 모든게 그 분 때문인 듯. 아무쪼록 힘내시길. 저도 보란듯이 잘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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