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번에 우리 회사 취직한 10여명 중에 미국 유학생이 두명 있단다. 그것도 아이비리그 학교 중 하나인 콜롬비아출신이란다. 이제 물이 턱밑까지 차올랐다는 생각을 한다. 일개 설계회사에 취직하는데에 연 1억에 가까운 돈을 2-3년에 걸쳐 지불해야하는 것이다. 세상이 미쳐가고있다.

2. 자본주의는 끊임없는 소비를 유발한다. 심지어는 소비는 자신의 존재의 이유까지도 찾게해준다. 생산성에는 한계가 있는데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부까지 블랙홀처럼 빨아들였기에 오늘날의 경제위기가 찾아왔다. 부동산 거품과 파생상품을 통해 만들어진 빚잔치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시작으로 비극적인 막을 내렸다. 간단하게 얘기하자. 신용카드를 만들었고 자신의 소득을 뛰어넘는 돈을 써버렸는데 청구서가 날아온 것이다.

3. 이미 많은 사람이 감당할수 없는 깊이의 파도가 몰려왔다. 키가 큰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더 버틸수 있고 또 버티다 보면 물이 빠져나갈수도 있으니 어떻게든 기다려볼 수 있다. 부모를 잘 만나서 혹은 능력이 너무나 출중해서 미국의 유학까지 갔다온 경우의 사람들에 해당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 이미 턱밑까지 차오른 물은 수많은 대졸자들 - 심지어 명문대를 나온 -을 좌절시키고 있다. 수많은 경쟁을 뚫고 들어간 대학에서 수백대일의 취업 경쟁을 또 뚫어야만 한다. 자신의 적성과 꿈 따위는 그저 사치일 뿐이다.

4. 이런 와중에 누군가를 보면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끌어올라오는 한마디가 있다. (검열삭제) 심지어 이제는 부동산을 통해 경기를 부양할 필요도 있단다. 미국과 일본이 고통을 겪는 이유가 부동산 거품으로 생산성을 웃도는 돈을 미리 써버려서라는 사실은 알고 있는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근본부터가 틀려먹었다.

5. 부자가 되는게 그렇게나 좋은건지 모르겠다. 5년전 그분은 우리 모두가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5년이 지나고 그 말은 극소수의 사람들이 더 큰 부자가 된다는 의미로 밝혀졌다. 왜 끊임없이 충족되지 않는 허상을 쫒는 것일까. 욕심내지 않고 가족의 행복을 누릴만큼, 그리고 자신이 보람을 느낄 만큼의 돈과 안정된 일자리면 충분하지않을까.

 

6.  더 큰 파도가 몰려오고 있다. 자신이 하는 행동이 물을 더 차오르게 하는것인지, 물을 빠지게 하는 것인지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결국 한정된 부를 효과적으로 나누고 또 지속성있게 사용하지 않으면 더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당할지도 모른다. 이렇게 파도가 들이칠때 국가는 사람들을 살리는 방주가 되어야한다. 그렇지 않다면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이고 내가 세금을 내는 이유는 무엇인가.

7. 생각 많으신 그분은 시대적 요구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으리라 믿는다. 그런데 내가 이렇게 불안을 느끼는 것은 믿음이 부족하다는 것이고 그말은 그분의 행동이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8. 부디 나의 불안이 기우에 불과하길. 나의 믿음이 잘못된 것으로 증명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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