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동 1985>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얼마전에도 민주주의자 김근태의 묘라고 적힌 묘비를 보고 울컥했는데, 그분에 대한 영화가 나온다니 또 울컥한다. 사실 말이 쉬워 고문이지 나는 생각만해도 아찔한데, 그것을 온 몸으로 받아낸 그분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고통이라는 한 단어로 추상화 시키는게 죄스러울만큼 그가 느낀 총체적인 아픔은 인간의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으리라. 사실 이 영화를 볼 자신이 없다. 그냥 상상만 해도 끔찍한데 그 장면이 눈앞에서 펼쳐진다니. 나는 공포영화도 잘 못보는 사람이다. 하물며 이런 실화를 바탕으로한 고문은 말할 것도 없다. 눈으로 그 참상을 확인할 것인지 말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분명히 고통스러운 시간이겠지만 아무래도 이 영화는 봐야만할 것 같다.



 나는 먹고 살만하게 만들어준다는 핑계로 타인을 억압하고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한 박정희와 같은 사람이 대통령의 자리에 앉은  대한민국이 자랑스러운 것이 아니라, 처절한 고통 속에서도 인간의 삶은 돼지의 그것과는 다르다는 것을 몸소 보여준 그분이 살아간 대한민국이 자랑스럽기 때문이다. 내가 그러한 삶을 살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감사해할 줄은 아는 사람이 되고싶다. 혹자는 이러한 민감한 시기에 이런 정치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영화를 개봉하는 것은 예술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말한다. 그러나 나는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다. 당신들 역시 박정희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를 만들던 박근혜의 삶을 담은 영화를 만들던 마음대로 하라고. 그들의 삶에서 이러한 감동을 받을 수 있다면 난 충분히 그들을 지지할 열린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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