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가벼운 비스킷과 달콤한 커피 한잔을 옆에 두고 마음 편하게 그림도 감상하고 좋은 이야기도 마음에 새기면서 읽는다면 딱 좋은 책이다. 난 이 책을 읽으면서 두 개의 그림에서 웃었으며..한 개의 그림에서 짠한 느낌이 들었다. 읽는 사람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느끼는 책이지만 할머니가 논두렁을 걸어가는 모습을 찍은 사진은 많은 사람들에게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들 것 같다. 그리고 <내가 널 낳은 게 아니라 네가 날 찾아온거야>라는 엄마의 말은 태어난 것에 감사하지 않는 사람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다.
처음에 읽었을 땐조금은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그리고 옆에 누가 있나 살펴보았다. 몇 년이 지난 후 다시 읽어보려고 빌려왔다. 그러나 쉽사리 손이 가지 않았다. 그러자 동생이 재미있게 읽는 것이었다. 나 역시 다시 펼쳐보면서 예전에 이 책을 읽었을 때의 기억을 되살려 보았지만,미류라는 이름을 가진 대담한 여자의 행동만이 눈 속에 들어오지만,다시 읽기에는 재미가 없다. 공지영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가 다시 읽어봐도 흥미로웠던 것과는 대조된다. 20대 초반에 읽기엔 흥미로운 책이지만 20대 중반을 넘어서 읽기엔 별로인 책처럼 여겨진다.
사람들은,‘죽기로 결심하다’는 말에는 호기심을 보이지만 ‘살기로 결심하다’는 말에는 별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다수가 찬성하고 다수가 옳다고 여기는 것은 곧 정상이 되고 소수가 지지하는 것은 이상한 것으로 치부되고 만다. 파울로 코엘료는 뭘 이야기 하고자 했을까?광기를 이야기하고, 살아야 하는 것을 말하고자 했을까?내 마음에 꼭 들지는 않는다. 많은 이들의 평이 좋길래 선택한 책이다. 하지만 내 입맛에 착 달라 붙지는 않았다. 다만 기억나는 것이라곤 <끈질기게 침묵을 지키는 사람과 마주하게 되면 짜증이 나고 긴장되고 끝내는 견딜 수 없는 지경에 이르는 것이 사람의 심리이다.>난 내 뇌 회로에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책은 견딜 수 없게 된다.
<리기다 소나무 숲에 갔다가 >를 보면 이러한 어구가 나오지만 사전에서 찾아봐도 나오지 않는다. 언뜻 보았을 때 내 취향 소설은 아니었다. 그러나 목차 상을 보았을 때 뉴욕 제과점이란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 중 ==공정하게 한 가운데를 달린다고 했을 때 예감은 좋은 일과 나쁜 일 중 나쁜 일 쪽으로 곧잘 쓰러지곤 했다. 추억이 곧잘 좋은 일 쪽으로만 내달리는 것과는 참 다르다. 많이 다르다. - 뉴욕 제과점==이 말을 본 후 읽기로 마음 먹었다. 참 간단한 이유이다. ^^그러나 호모 싸피엔스는 예전에 다른 책에서 접했을때도 읽다 그만 두었고 이번에도 역시 그러하였다. 첫사랑은 뉴욕 제과점 못지 않게 감칠 맛 있다. ==혹시 사랑이 다음날이면 끔찍한 모양으로 죽어 있는 곤충 같은 것이 아닐까 걱정했거든,==이 말 역시 뇌리에 깊이 남는다. 사랑이 다음날과 어제과 같은 모양일까?같다고 착각하고 사랑을 하고 살아가는게 편하기에 사람들은 그렇게 믿고 싶어한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 난 후 기레빠시가 무엇인지도 알게 되었다. 나에겐 참 생소한 언어였다.
도대체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계속 입이 앞으로 삐죽 나오면서 읽은 책이다. 초반부에는 어, 어, 이거 자서전인데...하는 생각이 들면서 잠시 실망감이 든다. 하지만점점 실망감은 더해 간다. <작가는 대부분 이중 생활을 하고 있다. 생계에 필요한 돈은 본업으로 벌고 남는 시간을 최대한 쪼개어 글을 쓴다. >나 역시 이러한 작가 생활을 꿈꾼 적이 있다.(너무 거창한 말인가?)글을 써 생존할 수 있을까? 그 시기가 언제쯤 될까?항상 문학을 하는 사람은 배가 고프다는 말을 한다. 내 주위에서 역시 내가 아직도 국문학도에 대한 꿈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걸 보고 왜 배고픈 문학을 하려고 하는지 의심스러워 한다. 폴 오스터는 이렇게 말한다. <이 세상은 돈이 말한다. 돈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돈의 주장에 따르면 인생의 언어를 배울 수 있다.> 일반 서민들은 궁핍의 경험이 있을 것이다. 궁핍의 경험은 모두에게 흔적을 남기지만 그 상처를 견디는 방식은 동일하지 않다. 궁핍의 경험 속에서 난 더 글을 쓰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