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밤 호야가 다소 잠을 설치더니 오늘은 오전 10시 30분까지 잤다. 뒤집기 시작한 후로는 항상 옆으로 뒤집어 자더니 오늘 아침엔 피곤한지 큰대자로 퍼져 자고 있었다.
더군다가 호야는 100에 90%는 깨어나면 우는데 오늘은 울지도 않고 혼자 놀고 있었다. 그런 호야의 모습은 참 이쁘다. 그렇게 막 부스스하게 깨어난 호야 옆에서 알콩달콩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건네고 있는데, 어머니가 우리 방으로 들어왔다. 호야를 보고 항상 자주 하시는 말씀 ' 아이구 이쁘내. 일어나서 울지도 않고 웬일이대. 웬일이야' 여기서 말투는 최대한 부드럽되 다소 간사한 말투이다.
그리고는 호야 얼굴을 찬찬히 보드니 한말씀 하시는 거였다. 참고로 당시 자고 일어나면 얼굴이 붓는 나와 닮은 호야가 그렇지 않아도 포동하게 살이오른 얼굴이 더 띵띵하니 부어있었다. ' 눈은 다 어디로 가버렸다냐?' 그래서 내가 ''막 자고 일어나 얼굴이 부어 눈이 더 작아져 버렸내요" 했더니 갑자기 너그 애비의 할머니가 이랬드랬지 하면서 이야기를 꺼내는 거였다.
간만에 보고
"얼굴이 좋아보이시내요. "
하시면 너무도 싫어라 하시면서
"아니다 아파서 부은거다."
또 어느 날은
"어머님 얼굴이 안좋아 보이시내요" 하면
"내가 편찮아서 그런다"--여기서 어머님은 어머님의 시어머니가 자신을 높이면서 꼭 편찮다는 말을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시어머니가 하는 말처럼 호야가 부어있는거냐고 했다.
근데, 그 말을 한 참을 되내어보니 이상한 느낌이 온다. 대체로 나는 어떤 말 속에 숨은 의도보다에 집착하는 성격은 아니다. 즐겁게 이야기했으면 즐겁게 받아들이고, 가볍게 별 의미없이 하는 말이면 나 역시 별 의미없이 받아들이는 식이다. 하지만 어머님은 다르다. 그래서 어머님이 하는 말은 예사롭게 들리지 않는다.
왠지 니 딸 눈 작은 걸 인정하라고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고 자신의 시어머니 이야기까지 꺼내시면서 돌려 말하신 것 같다. 괜시리 기분이 나빠질려고 한다. 난 직접적으로 니 딸 통통하다. 눈은 좀 작다. 이렇게 말하는 걸 좋아라 하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