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195일 된 아이와 무슨 신경전이라 하겠지만.. 아이를 키우는 사이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존재한다는 걸 아이 키워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어젠 호야의 기분이 다소 이상했다. 맞다. 이상했다는 표현이 맞다. 단칼로 정의내릴 수 없는 기분이었다. 안아줘도 막 버팅기지를 않나. 가만히 놔두어도 엎드려 받쳐를 하면서 흐느끼는 소리를 내지 않나(한참 뒤집기에서 앉는 자세로 가는 시기라 자신의 몸이 마음대로 되지 않은 것에 화가 나있음) 배고픈 것 같지도 않고..
아무튼 젖이 통통 불어 젖 먹을 시간이 된 것 같길래 젖을 먹이기 위해 거실에서 우리 방으로 호야를 데리고 갔다. 그리고 젖을 물렸다. 그런데 갑자기 호야가 젖을 꽉 깨무는 게 아닌가? 악 소리가 나올 정도로 아팠다. 그래서 얼른 옷을 추스리고
"엄마한테 이럴꺼야? 배 안고프면 젖 먹지 마"
하면서 다시 거실로 데리고 나갔다.
그리고 조금 더 시간이 흐른 다음. 정말 젖이 통통 불어서 젖을 물렸다.
그랬더니 이번에도 역시 꽉 깨무는 거였다. 땡땡하게 불어있는 젖이 안그래도 아픈데 또 깨물기까지 하다니..내 딸이지만 너무 괘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양 볼을 꽉 눌러 젖을 잡아 뺐다.
그런데. 이 아가씨가 너무 서럽고 자존심 상하고 무안한 일을 당했다는 듯이 소리내지도 않고 눈물을 눈가에 가득 안고 있는 거였다. 그리고 몇 초후 소리내서 울기 시작하는거였다. 갑자기 나 역시 무안해졌다.
그래서 " 엄마가 깨물지 말라고 했지. 엄마말 안들어서 혼나는거야"
하는데 정말 말귀를 알아듣고 그러는건지 모르고 그러는건지. 고개를 옆으로 돌린 채 나와 눈도 마주치지 않으려고 하는거였다. 약간의 과장을 섞자면 아니 내 눈에는 나에게 눈까지 홀기는 것으로 보였다.
갑자기 기분이 '쎄' 해지면서 벌써부터 이렇게 신경전을 벌이면 조금만 나이들면 나와 얼마나 신경전을 벌일까?: 하는 생각에 벌써부터 고민이 되기 시작한다.
참고로////
지금 호야는 이빨 2개가 눈에 보일 정도로 나와있다. 아직까지 이빨이 간지럽긴 하나보다. 내 눈에는 안보였지만 막 이빨이 나오려고 할때도 호야는 내 젖을 꽉 깨문적이 있다. 그때는 이빨이 밖으로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이렇게까지 아프지는 않았다. 또 그때 역시 버릇을 잡기 위해(이렇게 작은 아이 버릇을 잡다니 난 너무 웃긴 엄마인가??) 양 볼을 꽉 눌렀는데, 그때 호야의 반응은 그냥 놀랬다는 표정만 보일 뿐 울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 후로 젖을 깨물지 않았는데, 어제 다시 젖을 깨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