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야도 이제 컸다고 여러번 본 물건에는 별 흥미를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엄마인 나는 뭘 하고 놀아줘야 하나? 고민이 된다.

이 앞번에 스마일 모양이 새겨진 스티커 꾸러미에 관심을 보이길래 오늘도 한번 스티커 놀이를 해 보기 위해 호야 손 등에 스티커를 붙여주었다. 그랬더니 반대쪽 손가락을 가져와 천천히 스티커를 떼어낸다. 그런데 스티커가 뭔지 모르는 호야의 손에 달라붙은 스티커는 떨어질지를 모른다. 그게 신기한지 또 한참을 쳐다본다. 고사리 손으로 스티커를 만지작 만지작 거리고 있는 모습이 너무 웃기다.

그런데 사건은 그 다음에 일어났다. 장난기가 발동한 내가 호야 콧구멍 쪽(정확히 말해 콧구멍과 콧구멍 사이 그 곳을 뭐라고 하지? 자세한 명칭이 생각이 안나서.. 그만)에 작은 스티커 하나를 붙였다. 이것도 떼어낼 수 있을까? 하는 호기심을 가지고 호야 얼굴을 보는데, , 그만 호야가 눈을 막 부비더니 손을 코쪽으로 내리더니 순식간에 호야 입 속으로 스티커가 들어간 거였다.

난 놀래서 '아' 해봐 했고. '퉤' 하는 흉내를 내면서 뱉으라고 했지만 호얀 오히려 꿀꺽 삼키는 흉내를 내는 거였다. 이 앞전에 어머니가 호야 스트레스 푼다고 종이 가지고 놀라고 한 뒤 호야가 종이를 입천장에 붙여놓고 토하려는 듯 답답해 한 적이 있는 관계로 이번에도 종이 스티커를 먹었으면 어쩌나 하는 심정에 답답한 마음이 되었다. 그래서 호야를 눕히고 호야 입천장을 보니 영락없이 스티커가 입천장에 붙어있다. 얼른 손가락을 넣어 스티커를 떼어내려고 하는데 이게 쉽사리 떼어지지 않는다. 호야는 막 버둥대고, 난 호야 손을 잡고 입천장에 있는 스티커를 떼어내려고 안간힘을 쓰고...

몇번의 시도 끝에 스티커를 떼어냈다. 휴.. 아기랑 놀기 힘들다.

작은 스티커가 이렇게 무서운 재앙을 가져다 주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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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6-03-24 1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유아들이 입에 넣는 거 말고 코에도 뭐 넣기도 하는지라 한 시도 눈을 떼면 안 될 것 같아요.(작은 아이가 유치원생때인가 장난감총 총알을 주워서 콧구멍에 넣어서 빼느라 애먹었어요.@@)

2006-03-24 19: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정작가 2006-03-24 2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편하지 않아요 ^^; 다만. 이렇게 인기 없는 제 서재에 어떻게 들어오셨는지 궁금할 따름. 요샌 책 리뷰도 안쓰고 있는데 어떻게 제 서재를 서치해서 들어오셨대요? ㅋㅋ //호야 때문에 컴을 오래 못하는 아기 엄마의 초보적 질문이내요. ㅋㅋ

아영엄마 2006-03-24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서재에 즐겨 찾는 서재의 글 브리핑이 뜨긴 하지만 메뉴 상단에 나오는 마이페이퍼 메뉴를 통해서 종종 새로운 분들의 글들도 읽곤 하거든요. 저처럼 아이 엄마이신 것 같아서 글 올라온 것이 보이면 서재에 와서 보게 되네요. ^^(불편하지 않다고 하시니 그럼 즐겨찾는 서재로 등록하고 갈께요~)
 

이제 195일 된 아이와 무슨 신경전이라 하겠지만.. 아이를 키우는 사이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존재한다는 걸 아이 키워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어젠 호야의 기분이 다소 이상했다. 맞다. 이상했다는 표현이 맞다. 단칼로 정의내릴 수 없는 기분이었다. 안아줘도 막 버팅기지를 않나. 가만히 놔두어도 엎드려 받쳐를 하면서 흐느끼는 소리를 내지 않나(한참 뒤집기에서 앉는 자세로 가는 시기라 자신의 몸이 마음대로 되지 않은 것에 화가 나있음) 배고픈 것 같지도 않고..

아무튼 젖이 통통 불어 젖 먹을 시간이 된 것 같길래 젖을 먹이기 위해 거실에서 우리 방으로 호야를 데리고 갔다. 그리고 젖을 물렸다. 그런데 갑자기 호야가 젖을 꽉 깨무는 게 아닌가? 악 소리가 나올 정도로 아팠다. 그래서 얼른 옷을 추스리고

"엄마한테 이럴꺼야? 배 안고프면 젖 먹지 마"

하면서 다시 거실로 데리고 나갔다.

그리고 조금 더 시간이 흐른 다음. 정말 젖이 통통 불어서 젖을 물렸다.

그랬더니 이번에도 역시 꽉 깨무는 거였다. 땡땡하게 불어있는 젖이 안그래도 아픈데 또 깨물기까지 하다니..내 딸이지만 너무 괘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양 볼을 꽉 눌러 젖을 잡아 뺐다.

그런데. 이 아가씨가 너무 서럽고 자존심 상하고 무안한 일을 당했다는 듯이 소리내지도 않고 눈물을 눈가에 가득 안고 있는 거였다. 그리고 몇 초후 소리내서 울기 시작하는거였다. 갑자기 나 역시 무안해졌다.

그래서 " 엄마가 깨물지 말라고 했지. 엄마말 안들어서 혼나는거야"

하는데 정말 말귀를 알아듣고 그러는건지 모르고 그러는건지. 고개를 옆으로 돌린 채 나와 눈도 마주치지 않으려고 하는거였다. 약간의 과장을 섞자면 아니 내 눈에는 나에게 눈까지 홀기는 것으로 보였다.

갑자기 기분이 '쎄' 해지면서 벌써부터 이렇게 신경전을 벌이면 조금만 나이들면 나와 얼마나 신경전을 벌일까?: 하는 생각에 벌써부터 고민이 되기 시작한다.

참고로////

지금 호야는 이빨 2개가 눈에 보일 정도로 나와있다. 아직까지 이빨이 간지럽긴 하나보다. 내 눈에는 안보였지만 막 이빨이 나오려고 할때도 호야는 내 젖을 꽉 깨문적이 있다. 그때는 이빨이 밖으로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이렇게까지 아프지는 않았다. 또 그때 역시 버릇을 잡기 위해(이렇게 작은 아이 버릇을 잡다니 난 너무 웃긴 엄마인가??) 양 볼을 꽉 눌렀는데, 그때 호야의 반응은 그냥 놀랬다는 표정만 보일 뿐 울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 후로 젖을 깨물지 않았는데, 어제 다시 젖을 깨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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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젠 너무도 피곤했다. 감기가 점점 심해져 콧물도 나오고 몸에선 열이 오르고.. 밤새 호야가 360도 회전하느라 쪼그리고 잤더니 어깨며 팔이며 안 아픈 곳이 없는 듯 했다. 여기다 오전에 호야를 젖을 먹이면서 억지로 재우고(나쁜 엄마다. 몸 아픈 핑계로 잠이 안 오는 아이를 재울려들다니..) 비몽사몽하고 있었는데..

-지금도 컴 한다는 핑계로 유모차에 호야를 앉혀놓고 컴을 손에 쥐어줬다. (다시 읽어보니 왜 이리 엉뚱한 말을 써놨다. 컴을 쥐어준게 아니라 핸드폰을 쥐어준 것인데..웁)자꾸 내 손을 가지고 놀라고 하길래 내 손을 가지고 놀면 난 컴을 할 수 없기에..^^;;그리고 침을 한바가지를 흘려 수건이 척척하다. 이 글 다 쓴다음에 수건을 갈아줘야 할 듯)

우리방으로 들어와서 한다는 소리가 며느리가 되가지고 맨날 잠만자느냐. 엄마(참고로 자기 엄마다)뭐라 뭐라 잔소리를 하는거다. 그래서 나 몸이 너무 안좋다. 감기 걸려서 더 힘들다. 그랬더니 집에서 한게 뭐가 있는데 아프냐고 한다. 열이 확 받았다. 우리둘이만 살면 뭐라 크게 한마디 했겠지만 어머님 아버님이 계시기 때문에 참았다. 중화동으로 이사가면 두고보자는 생각으로..

그렇게 겨우 정신을 차리고 일어났는데 호야가 똥을 싼 거였다. 요즘들어 호야는 가만히 누워있는 걸 너무도 싫어한다. 눈 깜짝하는 사이에 뒤집어져 있다. 그리고 자기 침대에 걸쳐져있는 수건이면 자기 옷이며 인형들을 잡아 끌어댕긴다. 똥기저귀를 갈려고 호야를 자기 침대에 눕혔다 그랬더니 싫어라한다. 그래서 바지를 얼른 벗겼다. 호야는 옷벗는 걸 좋아한다. 여자아이가 이리도 옷 벗는 걸 좋아하니 큰일이다. 헥..

문제는 그 다음에 생겼다. 바지를 벗긴 순간 호야 눈에 들어온 건 강아지 털 인형이었다. 그 인형을 손으로 잡아 끌더니 만지작 만지작 하더니 손으로 들고 훠이 훠이 하는 거였다. 그리고 순식간에 자기 똥기저귀 벌려놓은 곳에 강아지 인형 엉덩이 부분을 마찰을 시키는 거 아닌가? 갑자기 짜증이 확 밀려 '못 살아. 내가 못살아' 하는 말을 했다. 똥이 묻었으면 빨면 될 것을 가지고... 못된 내 성격 다 드러나게 7개월짜리 아이에게 그런 말을 하고 있다니..

그리고. 그리고 두려워졌다. 벌써부터 호야에게 이렇게 심한 말을 해대면 아이가 대강 말의 의미를 알아차릴 때가 되면 얼마나 가슴에 상처를 주는 말을 하게 될까? 우리 엄마에게 절대 그 점은 본받지 말아야지 했는데.. 어느 순간 난   내 아이에게 상처를 주고 있었다.

마음을 편히 가지고 아이를 키워야 할텐데.. 포용하면서 아이 의사를 존중하는 엄마가 되고 싶은데.. 그 길은 너무도 먼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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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해하다가도(이제 7개월 들어가는 아이가 뭐가 그리 심심해 할까 하겠지만 아이들도 심심한 것 무지 싫어라 한다.) 어머니가 쯥뜹 이상한 소리를 내면 호야는 활짝 웃었다. 귀가 유난히도 밝은 호야는( 그렇게 좋아하는 젖을 먹다가도 아빠가 이야기를 걸면 젖먹는 것을 멈추고 아빠 얼굴을 빤히 쳐다본다. 아빠 말을 자기가 다 들어주겠다는 표정으로 말이다..^^) 음악을 들려주면 너무도 좋아한다. 그것도 핸드폰 벨소리같이 자극적인 소리에 너무도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생떼를 쓰면서 울다가도 핸드폰 벨소리를 들려주면 '그대로 멈춰라' 하는 것처럼 모든 동작을 멈추고 다소곳한 아이가 된다. 이땐 정말 순한 양 같다.

그런데 유난히도 주변 사물에 호기심을 보이더니 어느날은 어머님이 입으로 내는 소리를 그대로 따라하고 있는 게 아닌가? 나도 잘 따라하지 못하는 그 소리를 입을 이상하게 내밀고 혀를 차면서 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었다. 거 참 이걸 웃어야 할지. 기가 막히다고 해야할지.

아이가 어른 모습을 그대로 따라한다는 옛말 대로 호야는 제대로 따라하고 있었다. 어머니가 무뚝뚝한 나보다 잘 놀아줘 어머니를 나보다 더 좋아하는 것 같더니 이런 것도 따라할 줄이야....

컴 하고 있는 내 옆에서 뭐라 중얼 거리는 호야. 엄마가 안 놀아주는 걸 일찍 알고 혼자 놀 걸 찾아보고 있는 듯 하다. 눈치 하나는 빠르다. 이젠 자기 발끝을 잡아당기면서 주변을 두리번 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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