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들어온 어젯 밤.
남편이란 작자가 갑자기 누워있는 호야의 몸에 손을 갖다대면서 몇뼘이나 되는지 재보는 것이었다.
그리고 한다는 소리가 세뼘 반 밖에 안되는 사람이 먹고 똥싸고 할 건 다하내. 이러는 거였다.
맞다. 세뼘반 밖에 안되는 호야이지만 짜증내고, 우리 침대 위에서 360도 회전하면서 자고, 팔을 훠이훠이 내젖고, 모르는 사람이 손 내밀면 막 울려고 폼 잡고, 간만에 본 사람이면 그 사람이 민망할 정도로 빤히 쳐다본다. 자기도 비슷한 아이를 보면 환하게 웃으며, 엎드려 받쳐하면서 한숨도 쉬고, 힘들면 얼굴을 바닥에 대고 잠시 쉬기도 하며, 누가 먹는 모습을 보면 애처로울정도로 쳐다보고, 돌이나 되서 먹어야 할 귤을 쪽쪽 소리나게 빨아먹으며, 바지를 벗겨놓으면 너무도 좋아라 하고 자신의 배에 바람을 불어 넣어주면 소리내서 웃으면서 좋아라한다. 이유식을 먹은 뒤로 아무리 내 딸이지만 똥 냄새도 장난이 아니다. 다시 바지 입힐려고 본 순간 뒤집어져 있어 뒤집은 채로 바지를 입혀줘야 한다. 그리고 삐치면 입을 뾰루퉁하니 내밀면서 무표정하게 앉아있다.
세뼘 반 밖에 안되는 아이. 공식 키는 74cm로 또래 아이들과 비교하여 결코 작은 키는 아니다. 누가보면 우량아라는 소리까지 한다. 그래도 가끔 호야를 보면 너무 신기하다는 생각이 든다. 너무도 많이 자라버린 저렇게 큰 아이가 내 뱃속에서 나왔을까? 하는 생각에 호야를 멀뚱하니 쳐다보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