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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바람난 여자
아니 프랑수아 지음, 이상해 옮김 / 솔출판사 / 2005년 3월
평점 :
절판
이 책이 막 출간되자마자 읽고 싶었다. 책 소개보다 단순히 책 제목에 끌렸던 것도 사실.
이 책은 지하철을 탈 때, 혹은 약속시간보다 일찍 와 누군가를 기다릴때 읽으면 더없이 좋을 책 일듯 하다.
참고로 난 침대에 누워 이리 뒹글 저리 뒹글 하면서 봤다. 그런데, 생각보다 아주 유쾌하지는 않고 중간 중간 피식 피식 웃음이 나오고 공감이 되는 부분이 있다.
이 책의 지은이는 책과 바람이 났다기 보다는 책에 살고 책에 죽는 여자인 듯하다. 그럼 책과 바람난 거 맞는가? 아님 평생 함께 사는 여자이니 책과 결혼한 여자인가?
35-36p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거의 모두 도서관을 드나든다. 그건 금전적인 여건과 공간의 문제다. 일주일에 한 권에서 일곱권의 책을 읽는다면, 돈 많은 사장으로 넓은 집에 살거나, 아니면 출판사에서 일하거나-언론 홍보용 책자를 공짜로 주거나 직원에 한해 '할인'을 해주니까. 그래도 공간의 문제는 해결이 안 된다-아니면 도서관에 회원으로 등록해야 한다. 그것도 아니면 점점 더 넓은, 하지만 점점 더 가난한 동네에 있는, 나중에는 교외에 있는 아파트로 이사를 가거나.우리집처럼 말이다.
정작가의 말: 맞다. 하지만 금전적인 여건과 공간의 문제보다 가장 큰 이유는 내 책이 되면 '언제든 시간 날때 읽어야지'하는 생각때문에 책의 소중함이 덜하기 때문에 도서관을 자주 애용한다. 반납 일이 다가오면 마음이 초조해지면서 책을 술술 잘 읽게 된다. 이것도 병인가? <책과 바람난 여자>도 내 돈으로 산 내 책이 되니 읽는 속도가 느렸다. 후..
99p
독서에 빠진 사람의 반응은 예측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목에 살짝 입을 맞추는 것으로도 그를 천장까지 펄쩍 뛰어오르게 만들 수 있다. .... 푹 빠져있는 소설을 마저 읽지 못하게 방해해보라. 아무리 순한 사람이라도 야만인으로 돌변하고 말 것이다. 스스로 책을 놓지 않는 한, 독자는 잠재적으로 아주 위험한 사람이다.
정작가의 말: 이 부분을 보면서 생각나는 에피소드. 지하철에서 책에 푹 빠져있던 날이었다. '저는 어떤 어떤 병이 걸렸습니다. 어린 아이가 아파 누워있고...단돈 1000원 이라도 도와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이런 비슷한 내용의 종이를 나눠주는 사람이 내 책 위에 그 종이를 놓는 순간 난 뱀이나 지렁이 혹은 개구리가 내 책으로 튀어들어온 것처럼 깜짝 놀라 그 자리에서 일어나 소리를 질렀다. 실체를 확인하고 어찌나 쪽이 팔리던지..
115p
최근에 읽은 것 중에 뭐가 좋았어?"라고 질문을 하면 무슨 조화인지 나는 완전한 건망증 속을 헤매게 된다.
정작가의 말: 주변 사람들이 오랜만에 나에게 전화해서 많이 물어보는 질문 중 하나가 요즘 읽을 만한 책이 뭐냐?와 요즘 볼만한 공연이 뭐냐?이다. 그러면 난 내 머리속의 이리저리를 왔다갔다 하면서 질문자가 어떤 부류에 관심이 있는지, 아님 단순히 인기있는 책에 관심이 있는지등을 물어본다. 그래서 대강 이야기를 해준다. 그러던 중 아예 내가 읽은 책 리스트를 만들어 건네주기도 했다. ㅋㅋ
하지만, 이러한 질문도 아이를 낳기 전까지 였다. 요샌 책도 많이 못 읽고 공연도 많이 못보니 말이다. 거의 매일 내 가방 속엔 책이 들어있었고. 일주일에 최소 5권에서 15권까지 365일 내내 읽었던 사람이 이젠 일주일에 2~3권 읽는다. 그래서 허기지다. 책에 목마르다.
209p
고령화 사회가 도래한 지금, 광학 산업이 세상을 똑바로 보기 위해 안경에 의존하지 않는, 자신이 근시인 것에 만족하는 근시들을 위한 안경을 만들기로 결심한다면 성공할 거라고 나는 예상한다. 특히 7세부터 77세까지의 독자가 읽는 책을 문학적 난이도가 아니라 노안의 정도에 따라 분류하여 제안하는 총명함을 가진 출판사의 앞날은 무척이나 밝을 것이다.
정작가의 말: 오!! 이런 생각을.. 60이 다된 어머니가 책을 보고 싶어도 무거운 안경을 쓰고 힘들게 책을 봐야 되기 때문에 독서를 하지 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더욱 그런 생각에 동감이 되었다. 이 아이디어를 받아들일 출판사가 어디 없을까??
213p
맛 있는 책이 있는가 하면 소화가 잘 안 되는 책이 있고, 배부른 독자가 있는가 하면 굶주린 독자가 있다.
정작가의 말: 맛 있는 책?? 감각의 박물관/사람 vs 사람/ 고래/식구/ 가족/ 떨림/새의 선물/향수....
소화가 잘 안 되는 책?? 신경숙의 거의 모든 책 (그중 j 이야기만 빼고)
혼자만의 책 맛을 음미해봤다. 그럼 난 배부른 독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