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가 사랑한 수식
오가와 요코 지음, 김난주 옮김 / 이레 / 200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읽으면서 웃음이 나오는 책이 좋다.

그러려면 적어도 그 책 속의 세계가 아름다워야 한다.

세계 전체가 모든 사람에게 아름다운 일은 없다. (그것은 완전한 파쇼다. 아마, 그날 세계는 아니, 적어도 인류는 멸망할 것 같다 )

세계가 아름다운 게 아니라, 세계를 바라보는 이의 마음이 아름다운 것이다. 마음이 아름다우면, 하늘도 바다도 노래도 매미소리도 하나같이 아름다워진다. 그것들만의 의미를 깨치고 있기 때문에. 의미란 유일한 존재 의의일 게다. (모든 것은 유일하게 존재하며 가치가 있고 마음이 있지만 인간들은 대부분 그것을 알지 못한다. 왜냐하면, 너무나도 바쁘기 때문이다.)

이 책속의 사람들은 하나같이 아름답게 세계를 바라본다. 화자인 나도, 나의 아들도, 박사도, 어쩌면 박사의 옛사랑인 미망인까지도.

박사가 수학을 사랑하는 이유는 아마 그 세계의 명쾌함 때문일 것이다. 신의 노트를 베껴적는 것처럼, 명쾌한 수학, 숫자 하나하나 속에 깃들인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눈. 이것이 박사라는 사람이다. 과거나 미래를 살 수 없고, 오로지 현재만을 살아야 하는 삶이지만, 고통하고 좌절하기 보다는 사랑하고 싶은 것을 사랑하는 태도랄까.

이런 박사의 태도를 본받는 가정부 '나'와 그의 아들 '루트', 사랑은 전이되는 감정인지도 모르겠다.

문득 다시 수학 공부가 하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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