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논리야 이야기로 익히는 논리학습 1
위기철 글, 김우선 그림 / 사계절 / 199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남들은 초등학교 때 읽었다는 책을 나는 이제 읽는다. 내가 초등학교 때 뭘 읽었지, 생각해봐도 잘 모르겠다. 원래는 논리학입문 이런 책을 읽으려고 했다. 논리적이지 못한 언술은 타인을 짜증스럽게 한다는 경험을 하고, 나 역시 그다지 논리적인 인간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책이라도 한 권 읽어 1%나마 논리적이고 싶어서? 논리학입문이라던가 하는 그런 제목의 책을 몇 권 살펴봤지만 아무래도 너무 답답해 보여서 도저히 읽을 자신이 생기지 않았다.

조금 가볍게 시작해보자, 하고 고른 책이다. 그런데 황당하게도 '어린이들'이란 표현, 중학교에 가면 배우게 될 것이다, 등의 저자의 말을 보고 핀트가 조금 어긋났나 싶었지만 그래도 한 번 마음먹었으니, 하며 계속 읽었다. 평소 동화나 교훈적인 이야기에 그다지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닌데 스무 편이 넘는 이야기들이 재미있다는 점은 신기하기도 했다.

초등학생 때 이 책을 읽었어도 재밌었을까, 궁금하기도 했다. 그렇게 꽤 빨리 책장을 모두 넘기고, 또 거기 있는 문제들도 풀어보고, 도움말도 차근차근 읽고. 서당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별로 논리적이지 못한 나 같은 애가 읽어도 들어본 개념들이 많았지만, 이야기랑 대비시켜 가며 그 개념들을 오랫만에 개념 자체로 떠올려보니 꽤나 색다른 재미가 있었다.

아직 내가 더 논리적이어지진 않았을 거다. 그냥 차근차근 가야지 마음 먹고 봤을 때, 꽤나 유쾌한 시작이었다. 어떻게 보면 너무 단순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지만(논리학 책 몇 권 읽는다고 갑작스레 인간이 논리적으로 변한다고 생각하는 자체가 별로 논리적이지 못한 생각일 수도 있지만)책을 손에 잡긴 어려워도 그 책과 만나고 나면 즐거우니, 그저 경험으로 생각하는 경향도 있는 것 같다. 안 읽어본 분이 있다면 읽어보시면, 고개를 끄덕이는 자신이 웃겨 혼자 키득거리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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