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처음으로 읽은 철학서이다. 철학이라는 것에 대한 고정관념으로 인해 아무래도 철학서를 기피하는 경향이 나도 모르게 내게 있었던 것 같다. 운이 좋았던 걸까? 이 책은 철학서, 하면 생각나는 딱딱함이 없었다. 해설에도 나와있지만 스토리가 있기 때문일까. 비교적 쉽게 쑥쑥 읽히는 글이었다. 어려운 내용도 없고 대부분 다 이해가 간다. 요새는 누구도 normal하길 원하지 않는다. 나라는 주체의 확립이 요새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이라면, 니체의 이 책은 꽤나 괜찮은 책이다. 차라투스트라의 견고함이 때로는 받아들이기 힘들기도 하지만, 우리가 이제껏 믿어왔던 진리에 대한 차라투스트라의 생각은 충분한 공감의 여지를 제공한다. 착하게 살라는 옛이야기에 느끼는 실증을 극복해주고 있다.그러나 해설에서 보면 이 책은 니체 철학의 입문서라기보다는 니체 철학의 종합서에 가깝다고 한다. 내가 니체의 책 중 이 책을 가장 먼저 읽은 것은 좋지 못한 선택이었을까, 의심스럽기도 했지만 읽는 데 어려움을 느끼지는 않을 것 같다. 내가 방학 중 이 책을 읽기로 결심한 것은 '시란 무엇인가'라는 애매한 질문에 시달리던 무렵, 누군가가 너는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읽어보았냐고 해서 이다. 그는 그 책을 읽고 나면 다시 이야기를 하자고 했고 오기가 생긴 나는 방학이 되자마자 이 책을 읽게 된 것이다.왜 그가 그렇게 물었던가 가끔씩 생각해보게 되는데 아마도 시인이 쓰고자 하는 것은 모두 인간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 아닐까. 니체의 인간에 대한 이야기, 인간은 극복되어야 할 존재이다라는 말을 되새겨 보는 것이다. 또한 내가 이제껏 해왔던 많은 도피들의 비겁함을 한층 반성하게 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