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한 송이가 녹는 동안 - 2015 제15회 황순원문학상 수상작품집,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작품 수록
한강 외 지음 / 문예중앙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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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이가 녹는 동안에도 지구 어딘가는 고통에 신음한다. 
전쟁은 끊이지 않고 
누군가는 죽고 
누군가는  죽음으로부터 살아남은  살아남은 자의 슬픔 속에서 남겨져야 한다. 
 
'살아남의 자의 슬픔' 
브레히트의 유명한  제목이다. 



물론 나는 알고 있었다
오직 운이 좋았던 덕택에
나는  많은 친구들보다
오래 살아남았다
 
그러나 지난   속에서
 친구들이 나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소리를 들었다
 
"강한 자는 살아남는다"
그러자 나는 자신이 미워졌다.
 
 
 
 
한강의 '  송이가 녹는 동안'
권여선 '이모'
김애란 '입동'
황정은 '웃는 남자'
관심있는 작가들의 작품 4편을 읽었다.
오랜만에 한국 단편소설을 읽었는데한강의 소설 '  송이가 녹는 동안' 아주 좋아   읽었다.
  송이가 녹는 동안조차 지구는 고통이 없는 때가 없다는 지독한 사실을 오랜만에 떠올렸다.

 지독한 사실에 예전에 엄청 괴로워했는데
 소설은 정면으로 그러나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사실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언제나  고통으로 비켜서있을 수밖에 없는 작가의 고통을 이야기한다
(고통을 이야기하지만 고통으로 비켜서있다는 희안한 고통.)

 
 소설을 읽으면 하는 생각은
 이렇게 소설은 쓸쓸하고 슬플까 이다
세상은 남의 슬픔에 관심이 없고
나의 성공과 행복과 손해보지 않는 데만 관심이 있으니
소설이라도 그래야 하는 걸까
세상에는 이런 마음들도 있다고 알려주듯.
 
생각해보면 서사는 전통적으로 그렇다.
그리스비극은 종종  고통을 생의 표지판처럼 떠올리라 하였지 않았나.
 
 
4편의 소설은 모두 죽은 자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죽은 자들이 때로 지금의 삶을 두드리는살아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수도 있을 것이다.
직장 동료이자 친구가아이가애인이피붙이는 아닌  친척인 이모가 죽고  뒤의 이야기.
 
언제 죽음은 우리를 찾아올까
분명 죽음과 삶은 가장 극명한 경계인데도 불구하고
죽음이 삶을 붙들 
그것은 삶이 그만큼 경쾌하지 못할 
'애도'하지 못한 마음을 붙들  되는  아닐까.
아직 애도를 끝내지 못하는 이유는 무얼까.
 
 
 
세상은 고통과 잔혹이 가득하고 오히려 착한 사람들이 먼저 죽는  같기도  현실이나
죄없는 아이가 죽었음에도  보험금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경제가 맞물려있는 삶이나
죽음이라는 불가해를 넘어서지 못하는 현실이나
쓸쓸한 생이나 그런 것들
 
 불가해함에 대해 소설은 토로한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세월호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여전히  앞에서 울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된다.
( 고통으로부터 비켜선 채로이지만)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살고 있는  현실이 실은 아주 불가해하다는 
그런 세상을 우리가 겨우 살고 있다는 
그런 생각을 오랜만에 하며
나는 사람들이 소설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고 오랜만에 생각했다.
 
 
10  한국소설과는 확실히 달라져있다.
10  읽던 소설은 (박민규나 김애란이 떠오른다)
팍팍한 현실에 대해 얘기했지만
살아남은  때문에 스스로를 미워하지는 않았었는데,
살아남은 자책감에 시달릴 정도로
지금  현실이 지독해져가고 있다는 경보가 아닐까?




2016. 2. 29. 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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