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런 행위는 역설적으로 내가 느끼는 고독감을 덜어준다네. 소설을 쓰면서 새로운 친구들을 창조하니까 말이야. 따라서 내가 소설을 쓰는 이유는 현실 세계에서 내게 위안을 주는 친구들의 수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해야 하겠군. 나는 소설에서 영웅이 아닌 보통 사람이 엄청난 용기를 발휘하는 순간을 묘사하면서 가장 큰 기쁨을 느낀다네. 설령 그가 아무런 보상도얻지 못하고, 현실 세계에 아무런 파문도 남기지 못한다고 해도 말이야. 따라서 내가 쓰는 소설은 그의 용기에 대한 찬가라고 할 수 있겠지. - P39
내가 창조한 인물들은내가 현실에서 직접 관찰한 사람들의 행동의 혼합물이고, 그들은 오직 내 책을 통해서만 기억될 수 있으니까. - P40
내가 애시드를 써서 알아낸 일이라곤 내가 당장 탈출하고싶은 곳에 왔다는 사실뿐이었어. 딱히 더 현실적이라는 느낌도 받지 않았고, 단지 더 끔찍했을 뿐이야. - P41
우리 같은 사회에 사는 사람은 자기가 실용적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윤리적이라고 생각하는 행동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자주 놓인다네. 실용적인 선택을 한다면, 인간으로서 산산조각 나는 결과를 맞기 마련이야. 하지만 도교는 이 두 가지 선택을 결합하기 때문에 그런 식의 극단적인 대립이 일어나는 경우는 드물어. 사실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고 해야겠지. 따라서 도교는 인간의 해체라는 비극적인 분열이 표면화 되지 않도록 하는 행동 방식을 가르치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어. - P46
"당신이 필요로 하는 건 심리치료가 아니라 목적의식을 갖고 하는 일입니다." - P48
『역경』이 우리에게 말하듯이, 실용적인 행위와 윤리적인 행위가 양극화된 상황에서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면, 실용적으로 보이는 일을 하기보다는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는 것이 인간으로서 올바른 행동이야. - P5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