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편지는 제주도로 가는데, 저는 못 가는군요 - 문학과 삶에 대한 열두 번의 대화
장정일.한영인 지음 / 안온북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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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와 장정일 작가의 조합이라 도서관에서 대출했다. 처음에 빌렸을 때는 읽지 못하다 그래도 '문학과 삶에 대한 열두 번의 대화'라는데 무언가 내게 알려줄 것이 있지 않을까 해서 재대출해 읽을 있었다.

 

장정일이라는 작가에 대해 알고 싶었다. , 소설, 희곡을 쓰던 그가 독서에 매진 중이라는 것은 예전에 신문에 기고한 글을 우연히 읽고 대충 알고 있었다. 그런 그는 제주도에 갈까, 해외여행 가서도 책만 읽는다는데 제주도면 어떻고 다른 데면 어때서, , 그런 생각이 은연중에 있었던 같다.

 

제주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 문학과 삶에 대한 이야기는 맞다.


예전에 회사 다니며 보며 그래서 문장이 무슨 상관인가 하는 생각을 때가 더러 있었다.

나는 그저 기능인으로 기능을 주고 돈을 받을 뿐인데, 그리고 기능을 함양하는 책은 도움이 되지 않는 것도 같은데… 


여전히 어떤 때는 책은 읽어서 어쩌겠다는 건가 싶고 그래도 가장 재밌는 같기도 해서 결국 책을 조금씩 읽는다. 그러다 요새는 그나마 의미있게 느껴지는 (어떤 사회적 강권이 아니라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활동 가장 생산적인) 같아 다시 책을 열심히 봐야지 싶었다. 결국 나를 다스리는 데는 계속 해오던 방법이 가장 낫구나 싶은 그런 생각이었다.

 

다양한 책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나보다 훨씬 책을 많이 읽은 사람들이 괜찮다고 하니 읽어보고 싶은 책도 많이 생겼다.


장정일 작가의 시집 '햄버거에 대한 명상'이나 희곡 '도망 중'으로 공연한 연극이나 '내게 거짓말을 해봐'를 원작으로 영화 '거짓말'을 보았던가

어쨌거나 임팩트 있던 작품이 많았다.

그러나 그는 모든 소설은 표절이라고 한다. 어쩌면 도망 중에는 사무엘 베케트가 소설에는 무라카미 류가 희미하게 비치고 그렇다 하여도 아무 상관 없지만, ... 그렇다면 시는 뒤에 누군가 있기 어렵나

랭보가 뒤에 있는 시가 많이 있는 것도 같다가도...


그렇다면 시는 인간 언어로 발화할 있는 마지막 절규 같은 것일까

겨우 해보는 같은 것이라

뒤에 누가 있기 어려운

종종 누가 있기도 하지만

요새 시는 특히 누가 보인다 하기도 어렵기도 하고

그러면 금세 뒤처지니

 

이런 생각들을 한다 한들 돈이 되기는 어렵다. 환전되지 않는 생각들. 혼자 재밌어서(?) 해보는 생각들. 


이런 류의 고민이 한영인 비평가의 편지에 나오기도 한다. 


책을 읽다 보면 같이 편지를 쓰고 있는 건 아니지만 내가 하던 시대와 문학에 대한 고민이 다루어지는 것을 보며 이런 저런 생각들을 나눌 수 있다. 최근작부터 과거의 작품들까지에 대해 이야기가 나오는데 내가 희미하게 가지고 있던 생각이 구체화된 작품들이라는 생각이 들어 읽어봐야지 싶은 것도 많아졌고 어떤 작품의 매력이 어디서 생성되는가, 그리하여 내가 창조하고 싶은 관념은 무엇인가 생각해보게 된다. 




최근에는 헤겔의 책을 읽었는데 이런 문장이 있더군요. "정신은 스스로 절대적인 분열 속에 몸담고 있을 때 비로소 그 자신의 진리를 획득한다. […...] 정신이 힘을 발휘하는 이유는 바로 부정적인 것을 직시하며 그 곁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 P12

그런데 글을 쓰는 이들에게 현실과 이상의 괴리는 나쁜 건가? 제게 그 괴리는 당연하게 느껴집니다. 우리가 발견하고 직시한 현실과 이상의 괴리, 딱 그만큼만, 우리는 옴짝달싹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현실과 이상의 괴리가 클수록 무언가를 창조할 수 있는 가능성도 큰 거죠. (요즘은 ‘창조‘ 대신 ‘발명‘이라고 하더군요.) 이 괴리를 놓치면 현실만을 전부로 알게 됩니다. - P23

인간은 노동을 통해 자아실현을 하고, 이웃과 관계를 맺고, 사회에 봉사합니다. 노동과 좋은 삶은 뗄 수 없습니다. 그런데 저 교수는 좋은 삶의 조건은 노동이 아니라 시장이니, 노동자이기보다 시장에 자신을 팔 줄 아는 장사꾼이 되라고 말하는군요. 노동자는 신체와 기술을 가졌을 뿐, 시장에서 버틸 수 있는 판돈(자본)을 갖고 있지는 못한데 말이죠.
- P25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매일 정해진 자리에 자신의 몸과 마음을 억지로 보내 원하지 않는 일을 하며 평생을 바쳐야 하는 삶은 누구도 원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와 같은 숙명적인 부정성이 노동의 본질을 모두 껴안을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두터운 것일까요? 이런 결정론적인 생각은 오늘날 일과 삶을 둘러싸고 발생하는 다양한 욕망과 감정의 생태를 생생하게 들여다보는 걸 의도치 않게 가로막는 것 같습니다.
- P37

하지만 타조가 모래에 얼굴을 묻는다고 적이 사라지지 않듯 문학의 좁은 가림막으로 실재하는 세계의 전부를 덮어버릴 수는 없습니다. 그 작은 가림막으로 미처 덮지 못해 적나라하게 드러난 실재의 영역 앞에서 문학의 사도들이 취하는 태도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모른 척하거나 정말 모르거나. ‘모른 척‘ 살아가는 사람이 잠든 척하는 사람이라면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은 정말 곯아떨어진 사람이죠. 잠든 사람을 깨울 수는 있어도 잠든 척하는 사람을 깨울 수는 없다고 하잖아요? 임솔아가 쓴 그 소설의 주인공은 어떨까요. 그녀는 ‘모른 척‘ 살아가는 사람일까요 정말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일까요. - P75

문학이 혼전만전 혁명을 하는데도 혁명이 되지 않는 것은, 문학이 자본과 체제의 제도이기 때문이에요. 문화도 문학도 혁명을 하는 것처럼 하면서 자신을 팔아먹습니다.
- P94

소설을 쓰려는 사람들은 관념을 창조할 줄 알아야 합니다. - P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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