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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이해
이혁진 지음 / 민음사 / 2019년 4월
평점 :
남자한테 사랑이라는 것과 여자한테 사랑이라는 것은 다르다.
이 소설을 읽고 한 생각이다.
한국 작가 중 비교적 젊은 축에 속하는 김금희가 사랑에 대해 쓴 소설이 '경애의 마음'이라면 이 소설은 남자 젊은 소설가가 쓴 소설이다.
그리고 거기 그려진 사랑은 다르다.
예전에 어떤 남자사람이 그랬다.
남자가 여자를 좋아하는 건 예뻐서라고.
가장 솔직하게 말해주는 사람이라서 정말 진실이었군 싶을 만큼 예쁜 여자를 보면 꿀 떨어지는 눈빛으로 있는 사람들을 보곤 한다. 재밌기도 하고. 남자는 단순하잖아. 라고 그 사람이 그렇게 말해줘서 좋긴 했다.
그런 말은 왜 했지?
어쩌라고?
그러니까 결국 남성에게 사랑은 자는 것이 엄청 큰 축이다. 잤냐 안 잤냐가.
웃기게 이 소설과 경애의 마음의 소설 속 주인공 이름은 같다. 노린 걸까.
상수.
'경애의 마음'을 지금 생각해보면
거기는 운명이란 게 작용한다.
여성에게는 그런 환상이 있는 걸까.
영화 '너의 이름은'에서도 그런 환상을 자극했지.
아주 오래전부터 너랑 나랑은 연결되어 있었던 건가 하는…
그런 게 있을까
사실 잘 모르겠다.
그런 환상이 자극되면 사랑이 시작되나….
조금 그런 듯도
그러니까 너랑 나는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여기서는 은행원인 상수.
예쁜 수영을 좋아하나 돈 많은 미경의 남자였고 예쁜 수영은 더 젊고 잘생긴 종현에게 끌리지만 드라마가 아니기에 종현은 은행장 아들이 아니고 계급이라는 거대한 벽 앞에서 섹스하고 동거해보지만 결국 시간과 현실이라는 더 거대한 벽까지 마주하며 사랑은 끝난다.
다시 생각해보니 이 소설에서 여성의 그런 환상에 대한 이해는 없다. 앞에서 말한 운명에 대한
환상 같은…
왜일까...
대신 경필이라는 힘센, 유도하던 남자애가 등장하는데
이게 좀 웃긴 면이 있다.
결국 알고 보니 다 거쳐간 애는 경필이라는…
왜인지 알 수 없이…
푸후
요새 나는 이 거대한 남성과 여성의 벽을 느끼는데
이 한국 사회에서 여성이 살아간다는 것은 엄청 피곤한 거구나
대상이 되지 않는 방법은 없구나
어머니가 되지 않으면 이 시선을 빠져나갈 수 없구나 하고 있어서인지
이 소설이 더욱 그렇게 읽혔다.
실제로 내가 없을 때는 그런 농을 주고 받을 수도 있겠구나 싶은 사람들과
다수가 되어 지내며
때로 불쾌하고 때로 연민도 느끼고
때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그래서 사랑의 이해가 뭐냐고?
소설을 끝까지 읽었고
일면 한국 사회의 발자크식 문법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적나라해서 좋았다.
사랑의 이해란 남녀 사이에는 거대한 벽이 존재하고
그 벽을 뛰어넘어볼 수 있는가는
잘 모르겠다.
2019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