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한' 한 해였다고 하기엔 쓸쓸한 줄 모르고 보낸 2008년이었다.
촛불로 시작해서 홈페이지를 본격적인 커뮤니티 사이트로 개편하고,
개편한 뒤엔 그 자리에서 물러나 은거하기로 결심하였으므로
바쁘기도 했고, 여러모로 심란한 결정과 생각들로 마음 부대낀...
어떤 의미에서 보자면 신상정리에 분주했던 한 해였다.
내 유일한 공개 블로그가 알라딘 서재다.
인터넷 생활 시작하면서 자동적으로 시작된 서재 생활이었기 때문인지 몰라도
알라딘 서재는 언제나 2순위 혹은 3순위 밖이었다.
이곳에 오르는 글들은 재탕이거나 심지어 삼탕일 때도 있었다.
(물론 이곳에만 쓰는 글들도 적지 않지만...)
이곳에서 나는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알라딘 서재가 좋은 점은 나로 하여금 언제나 사람들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할 수 있는 지점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접근해오는 사람도, 너무 멀어져서 따분한 사람도
친절했다가 나중엔 빚내놓으라는 듯 달려드는 사람도,
당신을 이해한다고 했다가 나중에 보면 하나도 이해못하는 사람도
없었다.
어찌보면 23만명 중 상당수는 허수다.
내가 기억하는 이곳 서재 사람들 닉네임을 짚어보면 대략 30명 정도...
23만의 사람이 다녀가는 동안 내 기억이 흡수할 수 있었던 사람은 많아봐야 30명이다.
요즘 아이들은 학력, 경력, 수상실적 등등을 스펙(spec)이라고 한다는데
내 스펙으론 그 이상은 무리였던 모양이다.
그나마의 30명도 그들이 와서 흔적을 남긴 것에 비해 나의 대응은 언제나 과소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리고 난 이렇게 사는 게 편하다.
보람있는 노동과 적당한 돈벌이, 그리고 '은근한' 관심 속에 살고 싶다.
마지막으로 서재 여러분들에게 감사한다.
이벤트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