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작가이자 제 개인적으로는 친구의 아버지이기도 한 조세희 선생님이 오늘(2022.12.25) 7시 20분경 별세하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우리 시대 문학하는 이들이라면, 또 문학을 사랑하는 이라면 누구나 선생님의 인품과 작품으로부터 영향 받지 않은 이가 없을 줄 압니다. 선생님은 2011년의 한 문학 강연자리에서 자신에 대해 ‘송장세대’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오랫동안 불의한 체제에 맞서 싸웠으나 이제는 분노할 힘마저 부족한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분노하라고 하는데 힘이 있어야 분노를 하는 것”이라며 “지금은 분노할 힘조차 없다.” 그럼에도 “20대들은 절대 희망의 끈을 놓지 말아라. 냉소주의에 빠지면 헤어나지 못한다. 공동의 일, 공동의 숙제를 해낼 수가 없다. 냉소주의는 우리의 적이 제일 좋아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죠.

당신은 강연 말미에 철학자 야스퍼스의 말 “인간과 인간 사이에는 연대감이 존재하기 때문에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잘못된 일과 불의, 특히 그 앞에서 그가 알고 있는 가운데 저지른 범죄행위들을 책임지게 되는 것이다. 악을 저지하기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지 않으면 그때 나는 그것들에 대한 책임을 나눠 지게 되는 것이다.”라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선생님께서는 오랫동안 세상의 아픔과 더불어 점점 깊어가는 지병으로 고통받아 오셨습니다. 이제 오랜 고통에서 벗어나 평안을 찾으시길 바라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ㅠ..ㅠ

[訃告] 故 조세희님께서 별세 하셨기에 아래와 같이 부고를 전해 드립니다. ▶故 조세희님 부고◀ https://samga.co.kr/obituary.do?bn=292485 황망한 마음에 일일이 연락드리지 못함을 널리 혜량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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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2-12-26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어제 좀 바빠 여기 못 들어왔는데 이런 소식을 접하다니 정말 황망하네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바람구두 2022-12-27 10:01   좋아요 0 | URL
ㅠ..ㅠ

감은빛 2023-01-02 21: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요일 밤에 지인의 기자 친구로부터 소식을 듣고 순간 아무 생각이 안 들더라구요.
함께 조촐한 송년회를 갖고 있던 지인들 모두 갑자기 숙연한 분위기가 되었습니다.
그저 고인의 명복을 비는 것 외에 뭐라 보탤 말을 못 찾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