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싱글즈 [dts] - (2disc)
권칠인 감독, 장진영 외 출연 / 베어엔터테인먼트 / 2003년 11월
평점 :
품절
싱글으로 살아가는 여자들의 이야기. 대부분의 영화에서 남주와 여주는 연결되기 마련인데, 이 영화는 특이하게도 두 여자 모두 싱글으로 살아가기를 선택한다. 여자가 주인공이라도 남자의 시선으로 그려지기 마련인데 이 영화는 상당히 여성의 시선에 접근해있다. 장진영에게 반한 남자가 자기 초등학교부터 시작해서 동창생을 대동해서 장진영이 일하는 곳에서 동창회를 여는 것도 그렇다. 신데렐라 콤플렉스라고 불리우는, 선택받고자 하는 심리, 여자라면 한번쯤 꿈꿀법한 코믹하지만 로맨틱하다.
이 영화에서는 난 엄정화라는 배우를 발견했다. 내가 알고 있는 엄정화는 그저 섹슈얼로만 밀어부치는 실력없는 가수 정도였는데, 이 영화에서의 그녀는 예뻤다. 참 예뻤다. 자신감 넘치는 전문직여성에서 애를 가진 어머니의 모습까지, 평소에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이 모두 확 날아가버리고 엄정화라는 여자에게 처음으로 반해버렸다.
장진영이라는 배우도 마찬가지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난 장진영이라는 배우가 있는지도 몰랐다. 물론 아예 몰랐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관심이라고는 조금도 없었다. 그런데 여기에서의 장진영은 참 털털하고 귀여웠다. 캐릭 자체에 그냥 녹아있는 듯한 느낌. 배우가 연기를 잘하는지 못하는지 그다지 분간해내지는 못하지만, 이 싱글즈의 인물들은 모두 아주 친근하면서도 과장되지 않게 다가온다.
마지막 장면이 기억난다. 두 여자가 크리스마스이브날 사이좋게 걸어가는 모습이, 왜인지는 모르지만 싱글즈 하면 난 그 마지막 뒷모습이 기억이 난다. 그걸 생각하면 조금 뿌듯한 기분이 든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