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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키우는 남자
강윤아 지음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3년 7월
평점 :
절판
여기에는 굉장히 멋진 남자가 나온다. 겉모습은 완벽하다, 게다가 똑똑하다. 조금 차갑긴 하지만, 그게 매력이다. 그런데 그 속을 뒤집어 까고 나니, 일편단심 민들레, 초절정 순진남이 자리하고 있었다. 아내에게 부끄럽지 않은 순결한 몸을 지닌(난 진실로 이 시대의 남자들이 이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니 세상에, 여자에게만 순결하라고 하고 자기는 놀아볼만큼 놀아보다니 그런 게 어딨냐. 자고로 남녀평등이다. 공평해야한다는 것이다!... 흠흠.. 흥분했다.;) 남자, 파란 눈을 가진 덕에 어렸을 때부터 많은 질시를 당해서 자기의 눈을 칭찬해준 꼬맹이한테 뿅 가버린 남자.
언제나 그렇듯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로맨스소설에서의 남자는 여타할 이유없이 여주인공에게 반해버린다. 원래 그렇다, 아니 그래야 한다. 여자의 환상, 백마탄 왕자님, 자기가 선택한 남자가 아니라 누군가에게 선택되어진다는 신데렐라 콤플렉스, 그것도 어중이 떠중이가 아니라 근사한 몸매, 환상적인 얼굴, 뛰어난 머리와 남아도는 돈까지. 이 정도는 되야 로맨스소설의 남주를 할 자격이 있는 것이다. 욕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고 그런, 멋진 점이라고는 눈뜨고 찾아봐도 있을까 말까한 매력없는 남자들 속에서 절망하며, 소설속에서나마 그런 비현실적인 남자를 꿈꾸는 것이 무슨 잘못인가.
여하튼 그러한 로맨스소설의 공식상 남자는 여주에게 반할 수 밖에 없었다. 이유는 없다. 무조건 그래야만 했다. 그래야 얘기가 이루어진다. 그리하여 늦게 한 사랑이 무섭다고, 꼬맹이인 걸 알고도 부모님을 매수해가며 여주와 결혼에 성공한다. 그리고 자신의 멋진 외모로 여주도 현혹시킨다.
여주는 사실 남자를 마음에 들어했다. 그런 완벽한 외모에 남아도는 돈에 능력까지, 그리고 정력까지 갖춘 남자를 누가 싫어할 수 있단 말인가. 로맨스소설에서 성질드러운 남주들이 넘쳐나는 데, 이 소설에서처럼 성격좋고 귀여운 남자를 어떻게 좋아하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그렇다고 너무 금방 둘이 이루어져 버리면 로맨스소설이 재미없기 때문에, 조금 빼고 도망가고 하다가, 결국은 해피엔딩.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로맨스소설이 해피가 아니면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굉장히 귀여운 남자를 보고 싶다면 추천! 항상 잘난척하는 남주들에게 질려있다면 아주 신선하게 느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