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디수첩 불방 결정이 MBC사장 김재철씨에 의해서만 된 것은 아니리라 봅니다.
김재철씨를 사장 자리에 앉힌 현 대통령과 그를 둘러싼 세력들이 바라는 것이겠죠.
대통령과 그 세력들이 자신에 대한 비판을 차단하려고 사장자리를 주었는데 그 역할에 충실한 것이 김재철씨의 임무입니다. 그러니 그로선 어쩔 수 없는 결정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지금 한국에서는 대통령과 정부가 공익에 해가 되는 일을 하더라도 높은 자리를 준다면 그 자리에 앉을 사람이 많습니다. 이는 또 다른 '김재철'이 나오게 되는 환경인 듯합니다. 성숙한 문화가 시민사회에 그리고 공직사회에 생겨나 아무리 높은 자리라도 '이 정부는 건강하지 못한' 이라는 판단이 든다면 그것을 거부하는 사람이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불방은 MB정권 조폭적 방송장악 결정판
법원까지 방송 허락한 , 김재철 사장은 왜 뒤집었나
2010년 08월 18일 (수) 09:17:27 고승우 논설실장 ( konews80@hanmail.net)
김재철 MBC 사장이 주도한 이사회가 <PD수첩> 사전 시사를 요구하다가 방영금지 결정에 앞장선 것은 단체협약을 위배한 것으로 매우 심각한 사태다. 이는 사규에도 없는 사전 검열을 시도하다가 <PD수첩> 방영을 중단시킨 것으로, 이명박 정부가 5공 독재정권의 언론탄압을 자행한다는 비판을 자초한 것이다.
김재철 MBC 사장이 <PD수첩>의 '4대강 6m의 비밀' 방영을 막은 것은 언론자유 및 공영방송 파괴행위다. 김 사장이 법원조차 정부의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상황에서 <PD수첩> 방영을 막은 것은 부당한 내부 검열시도를 통한 편집권 유린이다. 그는 언론사 사장으로 절대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어버렸다.
김재철 사장이 불법적인 방법으로 방영을 금지한 <PD수첩>의 주 내용은 정부가 비밀팀을 만들어 4대강 사업을 대운하 사업으로 추진한다는 것이다. 국민을 기만하는 4대강 비밀팀에 대한 의혹제기는 국무총리실 산하 민간인 불법 사찰 비밀팀을 연상케 한다. 이는 이명박 정권이 독재정권의 공작정치수법을 정부 도처에서 자행한 것이 아니냐 하는 의구심을 부채질한다.
문화방송 단체협약은 제작 자율성 보장을 위해 국장 책임제로 운영되는 것을 명기하고 있다. 김 사장의 시사 요구, 방송 보류 결정은 이를 위반한 것이다. 언론사의 편집, 편성권 보장 장치는 박정희 쿠데타 이후 지속된 군사정권의 언론탄압의 폐해를 막기 위해 양심적 언론인과 민주시민들이 확보한 것이다. 사전 검열 배제를 통한 언론자유 확보 장치는 정치권력과 자본 및 언론사 경영층이 시도할 언론 자율성 침해 가능성에 대비한 안전판의 하나다.
김 사장은 자신이 주재한 이사회가 해당 프로그램의 사전 시사를 제작진에게 요구했을 때 <PD수첩> 제작진은 국장 책임 하에 시사를 했고 변호사 자문을 통해 문제없다는 결론을 낸 상태였다. 그러나 김 사장은 최고의결기구인 이사회 결정사항이라며 일방적으로 방송 중단을 지시, 결국 <PD수첩>은 불방 됐다. 이는 김 사장이 부당한 방식을 통해 단체협약을 위반하면서 공영방송의 국민에 대한 의무를 저버린 심각한 언론자유 파괴행위다.
언론 자유는 기본적으로 사전 검열을 배제한다. 그것은 언론이 수행하는 환경감시 기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언론이 행하는 ‘사회적 소금’의 역할은 정치, 자본의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제작, 편성이 필수적이다. 언론의 이런 독특한 사회적 책무와 역할을 보호하기 위한 기초적인 안전판이 사전 검열의 배제다. 사전 검열은 언론사 내부나 외부의 모든 것이 포함된다. 김사장이 이사회의 이름을 빌어 강요한 사전 시사 요구는 언론 내부 검열에 해당한다. <PD수첩> 제작진이 김 사장의 부당한 요구를 거부한 것은 단체협약 등에 비춰 정당하다.
김 사장은 <PD수첩> 방영을 2시간여 앞둔 이날 밤 9시께 방송 보류를 전격 지시한 것은 정부의 외압이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그는 청와대가 투하한 낙하산 사장으로, 김우룡 전 방문진 이사장의 ‘조인트’발언과 관련해 제소하겠다던 자신의 발언도 뒤집었다. 언론사를 책임지는 대표로서 기본적인 자질을 갖췄다고 보기에 매우 미흡한 인물이라는 것을 스스로 드러냈다. 그런 그가 사규에도 없는 사전 검열 요구를 한 것은 자신을 투하한 권력의 이익보호에 앞장 선 것이라는 비판을 자초한다.
<PD수첩>이 방영에 앞서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한 내용은 가히 충격적이다. 국토해양부 산하 한강홍수통제소에 비밀팀이 조직되어 지난 2008년 9월부터 12월 사이 4대강 살리기 계획의 기본 구상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 팀에는 대통령의 모교인 동지상고 출신과 영포회 회원인 청와대 행정관 2명, 국토해양부 하천 관련 공무원들이 소속돼 있었고 대운하 건설과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까지 만든 것으로 확인되었다는 것이다. <PD수첩>이 파악한 4대강 비밀팀은 국무총리실 산하에서 암약한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 간판 아래서 암약한 민간인 불법 사찰팀과 유사한 것으로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
이명박 정권의 방송장악 기도는, 임기가 보장된 공영방송 사장의 축출과 대선 특보의 낙하산 사장 투하, 언론악법 강행통과를 통한 언론시장 교란 행위 등 헤아리기 힘들 정도다. 현 정권의 이런 비민주적 행태는 고위공직자들이 거의 예외 없이 위장전입, 부동산 투기, 자녀 이중국적, 논문 표절 등의 의혹을 양산하고 있는 추악한 현실과 무관치 않다. 이번 <PD수첩>사태는 언론자유 침탈과 4대강 의혹에 대한 현 정권의 조폭적 행태를 폭로한 것으로 민주주의와 언론자유의 소중함을 확인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