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범죄코드를 찾아라 - 세상의 모든 범죄는 영화 한 편에 다 들어 있다
이윤호 지음, 박진숙 그림 / 도도(도서출판)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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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속 범죄 코드를 찾아라>는 범죄학과 형사정책학을 연구하신 교수님께서 쓰신 책으로, 범죄영화를 보면서 그 앞에서 짚어낼 수 있는 여러 가지 범죄학적인 요소를 알려주고 있어요. 각 영화마다 제작진과 정보, 줄거리를 설명하고 그 뒤에 영화를 보면서 생각할 수 있는 포인트를 숫자를 매겨가며 나열하는 구성으로 되어 있습니다. 총 37편이나 되는 영화를 리뷰하다보니 '유명하다'거나 '이름 좀 들어봤다' 싶은 범죄영화는 거의 다 들어가 있는 것 같아요!


 확실히 같은 범죄영화를 봐도, 범죄학자가 보는 시각과 일반인인 제가 보는 시각에는 차이점이 있더라고요. 예를 들어 <인셉션>을 보면서 '다른 사람의 꿈을 공유하는 게 어떤 죄가 되는가?' 하는 식으로 접근하는 건 확실히 정책적으로, 입법적으로 접근하는 사람이 내놓을 수 있는 시선이라고 생각해요. 범죄에는 구성요건이라는 게 있는데, 현행 법으로는 아무리 뜯어봐도 남의 꿈에 들어가서 아이디어를 훔치는 건 물론이고 (이건 그래도 다퉈볼 여지라도 있죠) 아이디어를 심는 건 아무리 넓게 해석해도 범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을 테니까요. 그런데 워낙 여러 포인트를 전부 짚어내려고 하다 보니까 각 포인트마다 아주 간단히 설명하고 넘어가게 된다는 점이 좀 아쉬웠습니다.


 제가 원했던 방향과는 좀 달랐어요. 저는 좀 더 체계적이고 깊이 있는 느낌의 학술서를 원했는데, 그보다는 일반인을 위한 교양 강좌처럼 상당히 가벼운 느낌이었어요. 그렇다고 아예 쉽게 술술 읽히지는 않아서 타깃이 좀 애매합니다. 번역서도 아닌데 문장이 너무 이상한? 잘못된 번역 같은? 게 곳곳에 있어요. 저자가 오랜 유학생활을 해서, 번역체를 쓰게 되었나 싶은데.. 어쨌든 검수 과정에서 걸러져야 할 문장들이 곳곳에 보입니다. 가독성이 떨어져요ㅠ


 단기 쾌락주의를 비롯한 청소년들의 부문화가 그들의 관심의 초점이 되면서 이런 것들은 때론 중상류층 기성세대의 관점에서 보면 그 자체가 일탈일 수도 있다는 청소년비행의 원인이라고 하는 것에 설득력이 생긴다. - p.38

 이런 식이에요. 이 문장도 [단기 쾌락주의를 비롯한 청소년들의 부문화는 청소년비행의 원인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하지만 중상류층 기성세대의 관점으로 보면 때론 그 자체가 일탈일 수도 있다] 정도로만 정리했어도 더 쉽게 읽혔을 텐데.. 처음에 읽고 나서 곧바로 이해가 안 되서 앞뒤로 몇번이나 다시 읽어봤어요. 이런 식의 잘못된 번역투가 꽤 있습니다.


 그리고 한 영화 안에서 볼 수 있는 포인트를 전부 다 서술하시는데, 범죄영화라는 게 사실 어느 정도 비슷한 맥락이 있다보니 자꾸 했던 이야기를 또 하고 또 하는 느낌이에요. 예를 들어 범죄가 발생하는 이유에 대한 이론 중 하나인 '긴장이론'에 대한 설명은, 5~6번도 넘게 계속 반복됩니다. 차라리 영화를 10개 정도로 추려내서, 그 안에서 짚을 수 있는 포인트는 더 깊게 들어가 설명하고, 한 번 말한 내용은 다른 영화를 다룰 때는 그냥 넘어갔으면 어떘을까 싶어요. 범죄발생이론에 대해서 딱 정리되서 설명된 게 없어서, 영화 설명하면서 이론 이름 나올 때마다 노트에다 적어두는 식으로 체크했거든요. '긴장이론', '일상생활이론', '사회해체이론', '갈등이론' 등 여러가지가 나오는데 처음에 한번에 쫙 설명해주셨으면 훨씬 더 이해가 빨랐을 것 같아요.


 영화를 다룬 책을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책에서 다루고 있는 영화를 보고 싶다는 충동이 생겨요~ 특히 제가 이전에 봤던 영화들은, 책에서 짚어준 포인트를 생각하면서 다시 한 번 보면 더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무래도 어디를 중점으로 보느냐에 따라서 영화에 대한 감상과 재미가 달라지기 마련이잖아요! 범죄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편이었는데 (특히 슬래셔 무비) 관련 포인트 생각하면서 보면 더 흥미롭게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책에 나온 37편의 영화를 하나씩 찬찬히 볼 예정입니다. 영화를 보는 시야가 더 넓어진 것 같아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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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와 함께 빵을 에프 그래픽 컬렉션
톰 골드 지음, 전하림 옮김 / F(에프)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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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는 동안에는 즐거웠는데, 리뷰를 하려고 보니까 막막해지는 책이었어요. 저는 주로 서사나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편인데, 카툰 형식이다 보니 특정한 주인공도 없고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줄거리도 없거든요. 한 컷 한 컷이 전부 독립적이에요. 물론 '책'이나 '독서가' 혹은 '문학'에 대한 전반적인 풍자와 농담이 많긴 했지만, 모든 카툰이 다 그런 건 아니라서 그 주제로 하나로 엮기도 애매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어쩔 수 없이.. 제 맘에 들었던 몇몇 컷을 가져와서 보여드리면서 왜 좋았는지 설명하는 방식을 써야 할 것 같아요. 



  아 저 해맑은, 어떻게든 (예비) 독자를 좋게 평가해주려는 책의 노력이 눈물나지 않나요?ㅠ 책에 대한 내용을 공부하고 레포트를 쓰려면 당연히 책을 읽어야 할 텐데, 인터넷과 각색된 영화&드라마라는 무기가 있으면 아주 많은 사람들이 정작 그 원작은 읽지 않는 것 같아요. 심지어 그러면서 읽은 척 하고요;;; 이건 특히 소위 '고전'이라는 작품일수록 그 정도가 심하기 마련입니다. 아마 저 책도 굉장히 유명한 고전이지 싶어요. 언젠간.. 저 독자가 저 책을 읽어줬으면 좋겠네요.. 하지만 이 카툰을 보는 우리 모두 알고 있죠. 저 독자가 절대 저 책을 집어들지 않으리라는 것을ㅠ 어린 시절 아동용/청소년용으로 각색된 것만을 읽고 원작은 보지 않는 경우도 많은데, 커서 성인용으로 다시 보면 내용이 상당히 많이 다르기 마련이니까, 한번쯤 다시 접해 보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경험담이에요!


 이건 꼭 책에만 한정되는 내용은 아닌 게, 모든 서사에는 갈등 구조라는 게 존재하잖아요? 영화도, 음악도, 소설도, 뮤지컬도, 연극도.. 이런 식으로 어느 순간 구조나 장면을 뜯어서 보다보면 '이야기' 그 자체에 푹 빠지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생겨요. 예전에 인상깊게 들었던 영화 관계자 인터뷰 중 하나가, 자기는 이제 영화를 보면 카메라 어디를 어떻게 잡아서 어떻게 찍어야 하고 이 장면은 어디서 어떤 식으로 붙여서 착시효과를 줬겠다 하는 식으로 영화 바깥이 자꾸 보여서 아쉽다고 하더라고요. 너무 많은 것을 알게 되면 순수하게 즐기는 게 훨씬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이 책이 오로지 '문학'과 '독서'에 한정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는 컷 중 하나입니다. 은근히 사회변혁이나 혁명, 운동과 같은 주제도 꽤 나와요. 물론 굉장히 시니컬한 시선으로요. 저는 특히 이 컷 마지막에 청원서에 서명 받는 모습이 꼭 우리나라 청와대 청원 같이 느겨져서 엄청 공감됐습니다. 서명을 한 것만으로도 나는 사회 변혁에 뭔가 기여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지만, 정작 진짜 행동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그런 행태를 지금 한국 사회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각자 생활이 있으니 모두가 다 혁명! 운동! 변화! 이런 물결에 동참할 수 없는 건 당연하지만, 조금 씁쓸한 부분이죠.



 이건 얼마 전에 봤던 연극 <마우스피스>가 생각나서 꼽아봤습니다. '자서전적 소설'이라는 건 도대체 어디까지 현실을 가져오고, 어디서부터 허구여야 가능할까요? 모티브가 된 인물이 읽고 그게 자신을 왜곡하거나 혹은 자신의 치부? 비밀? 같은 걸 세상에 까발린다고 생각한다면,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요? 그런데 문제는, 충분히 각색을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자신과 같다고 혹은 다르다고 화내는 주변인을 피하기는 어렵다는 겁니다. 실제 현실을 가져오는 건 그래서 언제나 문제가 되기 마련인 듯 해요. 창작의 자유와 창작의 윤리 사이에서 합의점을 찾는 게 우리 시대의 과제가 아닐까 합니다.

 위의 자서전 관련 컷도 그렇지만, 이 컷도 그렇고 중간중간 검은 잉크가 번짐이 좀 있더라고요;; 아무튼 그런 외부적인 요소를 제외하면, 이 컷도 '작가'에 대한 요즘 세태를 풍자하는 컷이라 재밌었습니다. 요즘 시대에 작가는 그저 글을 쓰기만 해서는 충분하지 않고, 꼭 외부적인 다양한 활동을 해야 유명세를 얻고 돈도 벌 수 있기 마련입니다. 홍보를 위해서 발로 뛰기도 하고요. 하지만 대부분의 작가들은 외부활동 없이 글 쓰는 것만으로도 먹고 살 수 있다면, 아마 그 길을 택하지 않을까요? 그게 훨씬 더 글의 퀄리티에도 도움이 될 거구요. 하지만 그게 안되니까 출판사에서도 자꾸 압박을 주는 거겠죠? 현대 사회에서 책을 판다는 건, 참 녹록지 않은 일 같아요..



 꽤 재미있는 컷이 많아서, 5개 정도 추린다고 애를 먹었습니다. 마음에 드는 컷이 더 많았거든요ㅋㅋㅋ 신문 만평을 보는 것 같았어요! 다른 게 있다면 주제가 정치가 아니라 '책' 관련이라는 것 정도? 아무래도 외국 문화권이다 보니 패러디나 풍자 자체가 해외 작가들이나 해외 고전을 잘 알면 더 재밌게 읽을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만! 몰라도 크게 상관은 없는 것 같아요. 워낙 유명한 작품들 위주로 흘러가거든요. 매번 이렇게 한 페이지로 유머와 풍자를 뽑아내려면 상당히 난이도가 높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책 좋아하시는 분들은 한번씩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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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커버
아마릴리스 폭스 지음, 최지원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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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서부터 허구인지가 헷갈렸어요. 분명히 장르가 '소설'로 되어 있는데, 소설인 것도 같은데, 읽다보면 소설 속 주인공과 작가 약력에 그려진 인생이 100% 일치해서 소설이 아니라 '회고록'에 가까운 느낌이었거든요. 자서전 같기도 하고..? 하지만 소설이라는 장르를 선택하고 글을 썼으니 아무래도 완전히 현실은 아니겠죠. 상당 부분 각색을 거쳤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니면 CIA에서 출간을 막았을 것 같아요. 예민한 정보 같은 건 있으면 안 되잖아요~


 전체적으로 '나'의 인생을 술회하고 있는데, 그러다보니 CIA에 들어가기 전의 기간도 길어요. 아주 어린 시절부터 시작하거든요. 그래서 훨씬 더 자서전이나 회고록에 가까운 느낌이에요. 그런데 대학에 가기 전, 본격적으로 첩보 생활에 뛰어들기 전의 이야기는.. 솔직히 좀 재미가 없었습니다. 작가가 정말 대단히 선하고 용감하고 똑똑하고 남다른 사람인 건 알겠는데, 그걸 자기 입으로 묘사하려는 걸 듣고 있자니 약간 민망하기도 하고요. 뭐, 아주아주 겸손하게 실제보다 축소시켜서 말한 거일지도 모르지만요ㅋㅋㅋ


 처음에 CIA 들어갔을 때, 9.11이 터지면서 단숨에 극우화된 CIA 내부 분위기가 좀 소름이 끼쳤어요. 미국 국민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타국 국민은 죽든지 말든지 알 게 뭐야 하는 태도? 예를 들어 우리나라로 치면 거의 '김 사장님' 정도 되는 흔한 호칭을 근거로 이집트 사람 하나를 납치해 끌고가 고문한 다음, 4개월이 지난 뒤에 '어 테러리스트가 아니었네 야 우리가 풀어줄건데 우리가 했다고 말하지 마라' 하면서 길에 떨궈놓고 가버립니다;;; 그 사람은 평생 고문후유증에 시달리면서 영구적인 장애를 가지고 살아야 하는데, 제대로 된 사과도 보상도 없어요. 자국민도 아닌 외국인에게 이런 만행을 막 저지른다니까요;;; 주인공이 거기에 대해서 항의를 하니까 이런 대답이 돌아옵니다.


"우리는 무고한 사람들을 닥치는 대로 납치하고…."

 팀장이 내 말을 가로막았다. "의회에서 추궁당하고 싶어? 나는 또 다시 9.11이 일어난 다음에 망할 놈의 테러범 한 명을 풀어줬다고 고백하느니, 차라리 무고한 개새끼들을 백 명씩 체포하겠어."

 "거꾸로 된 것 같은데요." 내가 중얼거렸다.

 "뭐라고?" 

 "벤저민 프랭클린의 명언을 인용하신 거잖아요. '무고한 사람 한 명을 고통받게 하느니 죄인 백 명을 놓아주는 게 낫다.'"

 팀장은 나를 무섭게 노려보며 말했다. "그건 미국 시민에 한해서지." - p.148


 정말 소름끼칠 정도로 미국 중심적인 가치관 아닙니까? 미국인이 아니면 인권을 보장받지 못한다는 말처럼 들리잖아요;;; 주인공=화자=작가의 이상주의&인도주의적인 면을 드러내려고 일부러 더 극우적인 면을 부각시킨 것일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묘사된 부분만 보면 굉장히 뜨악스럽죠;;; 이것 외에도 회색지대에 있는 사람들, 즉 우리 편도 상대 편도 아닌 사람들에 대해서도 '한 번 쓰레기는 영원한 쓰레기'라는 식으로 대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우리 작전으로 인해서 그 사람들이 죽어도 상관없다 이런? 주인공은 회색지대 인간들을 우리 쪽으로 편입하는 게 장기적으로 훨씬 이득이라고 주장하지만 그 덕에 약간 비웃음 당하기도 하고, 갈등을 빚기도 해요.


 이 책은 CIA의 교육 과정이나 요원 모집 과정 같은 걸 그리기는 하는데, 아주 예민한 부분까지 까발렸다는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다만, 자신의 활약(?)을 묘사하는 과정에서 CIA 쪽으로 돌아선 무기상이나 극단적인 종교 테러를 막은 이슬람 쪽 조직의 이야기를 하는데 이게 좀 신경쓰였어요. 만약 책 속에 쓰인 내용이 전부 사실이라면, 이 정보원이나 협상 파트너들은 이 책으로 인해 위험해지는 거 아닌가 싶어서요. 앞서 말했다시피 CIA는 미국 국민이 아닌 사람의 안위에 대해서는 별로 신경쓰지 않는 느낌이라, 이 책으로 인해 무기상이나 이슬람 조직원이 위험해진다고 해도 별 상관 안 할 것 같거든요. 뭐, 주인공은 그렇지 않은 걸로 묘사되니까 그걸 믿는다면 아마 책을 읽는다 해도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정보원 각색을 많이 했겠죠? 제발 그랬으면 좋겠어요.

 

 소설 중에서 가장 인상깊은 부분은, 감옥에 투옥되거나 자신을 숨기고 외국에서 첩보활동을 하거나 테러를 막는 대목이 아닙니다. 오히려 CIA에서 일하게 되면서 주변 그 누구에게도 그 사실을 말하지 못하기 때문에 타인과 일상이 단절되는 삶이라든지, 말할 수 있는 게 적기 때문에 서로에게 어느 정도까지만 허용하게 되는 CIA 내 인간관계라든지, 평생 자기가 아닌 타인으로 꾸미고 살아야 하는 거짓된 삶 속에서 자기를 잃어버리게 되는 정체성 문제라든지 하는 부분이었어요. 오히려 그런 자잘한 고민이 훨씬 더 생생하게 다가오더라고요. 특히 주인공이 CIA를 떠나게 되는 계기 완전 납득 가능! 아이를 데리고 다니면서 작전을 해야 하는데, 작전을 망칠까봐 이런 게 아니라 아이한테 평생 다른 이름에 반응하는 법을 가르치고 거짓에 익숙해지는 법을 가르치고 이런 게 참 못할 짓이다 생각해서 그만두는 그 과정이 구구절절 이해됐어요.


 소설로 보려고 해도 자꾸 회고록처럼 느껴지는 이야기인데 홍보도 약간 그쪽 방향으로 잡은 것 같아서.. 독자로서 좀 혼란스럽네요. 이런 부분까지도 마켓팅인 건지 모르겠지만요ㅋㅋㅋ 작가 이력이 가려진 상태였으면 첩보 소설이라기엔 좀 장르성이 부족하지 않나 했을 텐데, 아예 작가가 CIA 최연소 여성요원 출신이라고 다 깐 상태라서 리얼리티가 보장된, 에세이나 자서전에 가까운 소설이 나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머리싸움이나 심리전 같은 본격 첩보 서사는 아니지만, 첩보원의 소소한 일상이나 고민을 엿보기에는 좋은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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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들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91
미나토 가나에 지음, 심정명 옮김 / 비채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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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만큼이나 한국도 여러 모로 외모지상주의가 만연한 사회라고 생각해요. 두 나라는 어떤 부분에서는 무서우리만치 닮았고, 어떤 점에서는 소름 끼칠 정도로 다른데, 적어도 남의 외모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떠들면서 말을 얹는 건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탈코르셋'이나 일본에서 벌어지고 있는 'Kutoo' 같은 운동은, 현실에서 얼마나 여성이 심각하게 외모에 대해 실질적으로 압박을 받고 있는지 증명하죠. 여자가 직장에서 구두를 신어도 짤리지 않는, 짧은 숏컷을 하고 화장을 하지 않아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 그런 사회였다면 이런 건 운동조차 되지 못했을 테니까요.


 미나토 가나에는 그런 사회 한가운데서 '도넛에 둘러싸여 자살한 소녀'를 소환합니다. 뚱뚱했다고도 하고, 날씬했다고도 하고, 수천개의 도넛에 둘러 싸여 죽었다고도 하고,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었다고도 하고, 그런 문제는 없었다고도 하는.. 늘 그렇듯 사건 뒤에 남겨져 소문만 무성한 상태죠. 사건이 벌어진 해당 소도시 출신의 스타 성형외과 여의사를 등장시켜 2인칭으로 소설을 이끌어가는 게 상당히 흥미롭더라고요. 왜냐면 독자들은 소녀의 죽음에 얽힌 미스테리를 파헤치는 '다치바나 히사노'라는 여성에 대해서도, 자살한 소녀 '기라 유우'와 마찬가지로 인터뷰이에 따라 완전히 다른 모습과 본질을 보게 되거든요. 단순히 사건의 당사자뿐만 아니라 화자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사람의 목소리를 듣게 되는 거예요.


 예를 들어 '다치바나 히사노'가 아주 무례하고 사실은 모두를 내려다보는 여왕님이었으며, 예쁜 외모를 무기로 사람들을 마구 휘두르고 다녔다고 기억하는 인터뷰이들이 있습니다. 뚱뚱한 아이를 보고 아무렇지도 않게 '새끼 돼지'라고 불렀다거나, 조금만 자기한테 불리해지면 눈물을 그렁거려서 화낸 쪽을 가해자처럼 보이게 만들었다거나, 옆에서 시녀처럼 굴던 아이가 눈앞에서 왕따를 저질러도 무표정하게 보고 있었다거나.. 반대로 그때도 지금도 '스마트하고 아름다우며 상식적이고 예의바른' 엘리트 미인을 말하는 인터뷰이도 있고요. 저는 이 간극이 참 재밌었어요. 이건 모순되지 않아요. 그렇다고 다치바나 히사노가 강강약약인 것 같지도 않고요. 이건 그냥 어른이 된 지금은 완벽해보이는 사람이 사실은 어린 시절부터 완벽했던 건 아니라는, 너무 당연한 얘기에 가깝다고 느껴졌어요. 다들 자기는 차별 같은 거 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아마 타임머신을 타고 되돌아가본다면 누구나 다 실수나 잘못을 한 순간이 있을 거예요. 어른이 된 지금 '너 사실 어릴 때 그런 짓 하는 사람이었잖아' 하고 듣는 건 민망하기도 하고 변명하고 싶기도 한 일일 테지만요. 그 변명을 할 수 없게 상대방 입장에서 말하게 둔 게 좋았어요. 어쩐지 통쾌한 기분?ㅋㅋ 야, 너도 방송에서 보이듯이 완벽한 그런 사람은 아니잖아. 내가 너 때문에 상처받은 그건 아직 사과도 제대로 안 받았다고~ 하면서 상처받은 피해자가 직접 말할 판을 깔아준 거죠.


 떠오르는 게 없다고? <마왕>도 안 흐르고. 그렇겠지. 사노 언니는 살면서 심술궂은 일을 당하거나 그런 말을 듣는 일이 별로 없었겠지. 있어도 그 자리에서 똑소리 나게 대꾸하고. 그러다 상황이 나빠지면 눈썹을 파르르 떨며 재주 좋게 눈물이라도 흘리면서 나는 참 불쌍해요 하는 얼굴을 하면 주위 사람들이 전부 편을 들어줄 테니까.

 근거? 나한테 새끼 돼지라고 했다가 주위에서 뭐라고 하면 늘 그랬잖아.

 그때는 미안했다? 필요 없어. 그런 시공을 초월한 사과. 그때 미안하게 생각했던 마음이 어느 별을 경유해서 지금 도착한 게 아니라, 지금 내가 비난하니까 그리고 자기가 용건이 있으니까 그냥 사과한 것일 뿐이잖아.

 필요 없어, 필요 없어. 그런 미안은. 절대 안 받아들일 거야. - P.143


 소녀에 대해 얘기하는 건 스포가 되겠지만, 중요 부분은 빼고 말해보자면.. 저는 소녀가 '뚱뚱하지만 그래도 자기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아이라는 점이 좋았습니다. 이게 판타지일 수밖에 없다고 해도요. 여러분도, 저도, 이 팍팍한 사회에 살면서 외모를 신경쓰지 않는다는 건 너무 어렵습니다. 특히 화장이나 몸매는 물론이고 온몸의 털을 제모해야 하고, 하다못해 손톱이나 발톱까지도 세세하게 나눠서 예쁘게 꾸며야 하는 압박을 받는 여자아이가 뚱뚱한데도 행복하려면, 정말 많은 것들이 필요해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자신이 사랑받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확신하는 거죠. 그런데 '기라 유우'는 그게 되는 소녀였습니다! 정말, 정말, 정말, 대단하죠! 그래서 인터뷰이가 점점 더 기라 유우 주변인에 가까워질수록 의문은 더 커져요. 얘는 정말로 외모 때문에 자살할 아이가 아니었다는 확신이 들거든요. 억지로 고개 빳빳이 들고 '괜찮아 상처 안 받았어' 이렇게 억지로 자기를 달래는 게 아니라, 정말로 자기가 뚱뚱해도 괜찮다 나는 충분히 행복하다 이러는 아이요. 세상에, 이런 아이가 자살하다니. 말도 안 돼.


 처음부터 막 술술 잘 읽히는 책은 아닙니다. 특히 초반 2장까지는 좀 괴로웠어요. 왜냐하면 다치바나 히사노 성형 클리닉으로 찾아온 지인들의 상담내용 형식으로 되어 있는데, 두 사람이 상담이라기엔 너무 쓸데없이 내용까지 세세하게 주저리주저리 떠들어대거든요. TMI를 너무 많이 뿌려요. 이게 진짜 성형 상담이라면 여기까지 말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 싶은 내용으로 꽉꽉 차있어서 '계속 이런 식이면 읽기 좀 힘들겠는데' 싶었다니까요. 그 이후에는 다행히 개인적인 면담이나 목적이 있는 인터뷰로 넘어가서 그런 위화감은 없어졌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첫 2장은 좀 힘드네요;; 그것 외에는 전체적으로 구성도 깔끔하고, 2인칭 시점도 신선하고 좋았어요!


 '기라 유우'도 '다치바나 히사노'도 한번은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게 해주는 구성도 좋았습니다. 최종장까지 다 읽고 나면, 앞부분의 인터뷰들이 새삼 다르게 읽혀요. 특히 '기라 유우'의 고등학교 선생님 인터뷰요. 저는 개인적으로 다 읽고 나니까 처음에 그 부분을 읽을 때 내가 느꼈던 감정들이 수치스럽기까지 하더라고요. 아무리 남의 시선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하지만 참.. 나도 기라 유우한테 못할 짓 했구나 싶고.. 에효.. 무엇보다 이렇게 빛나는 재능과 매력을 가진 사람들이 단순히 외모라는 기준 하나에 매몰되서 거기에 의식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저항해야 했다는 게 너무 서글퍼요. 뭐든 거스르는 데는 에너지가 들잖아요. 이 두 사람 다 사회에서 끊임없이 밀어붙이지 않았으면, 지금과는 다른 모습일 거라는 확신이 드니까 그게 씁쓸하더라고요. 특히 기라 유우는.. 아 모르겠어요 저는 정말 이 아이를 안아주고 싶은데 이 아이는 이미 세상에 없고..ㅠ


 <조각들>이라는 제목은 아마 에필로그에 담긴 의미 때문이겠지만, 인터뷰라는 형식 때문에 우리가 만난 모든 사람들에게 우리의 조각들이 조금씩 들어있다는 느낌도 듭니다. 그 조각들을 모아서 맞춰보면 남들이 바라보는 내가 되는 거죠. 물론, 그건 내 진짜 모습이 아닐 수도 있고, 과거의 나여서 지금과는 거리가 멀 수도 있지만, 어쨌든 조각은 조각이니까요. 남들에게 나눠주는 조각들이 (외적인 측면이 아니라 다른 측면에서) 좀 더 멋진 모습이 될 수 있길.. 그리고 나에게 박히는 타인의 조각들도 그럴 수 있길.. 진심으로 바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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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본 오페라의 유령 - 1911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더스토리 초판본 시리즈
가스통 르루 지음, 베스트트랜스 옮김 / 더스토리 / 201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오페라의 유령>은 뮤지컬로 엄청나게 유명한 작품이죠! 저도 뮤지컬로 처음 접했는데, 샹들리에가 번쩍거리는 오프닝 장면이 음악과 합쳐지면서 만들어내는 웅장함은 다시 생각해도 감탄이 나와요. 워낙 인기있는 작품이라 몇 년 전에는 <오페라의 유령> 속 주인공의 사연을 뚝 떼서 아예 <팬텀>이라는 외전 격의 뮤지컬도 나왔었는데, 팬텀이 왜 오페라 극장에서 살게 되었는지, 어떻게 사랑에 빠졌고 그래서 얼마나 괴로웠는지 등등 주로 오페라의 유령 입장에서 서술하고 있는 작품이었어요. 주인공 버프를 받아서 팬텀도 꽤나 동정을 많이 받았답니다. 추한 외모 때문에 부모에게조차 버려져 평생 숨어 살다니, 이렇게 가엾을 수가!


 그러니 제가 원작 소설을 읽고 얼마나 충격을 받았겠어요.. 저는 정말 팬텀이, 아니 에릭이, 그렇게까지 나쁘고 비열하고 잔혹한 악한일 거라고는 생각을 못하고 있었단 말입니다! 원작에서 그려진 팬텀은 그냥 범죄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에요. 일단 크리스틴에게 반해서 몰래 재운 뒤에 납치 및 감금하는 것도 기가 막힐 노릇인데, 일단 그건 주인공의 사랑 어쩌구저쩌구로 넘어간다 치더라도 (물론 현실에서는 이렇게 심각한 문제를 이렇게 얼렁뚱땅 넘어가면 안됩니다) 자기만의 공간에 들어왔다고 사람을 죽여서 자살로 위장하질 않나, 오페라 극장에 살기 이전에 이미 고문실을 만들곤 그 안에서 고문과 살인을 자행하질 않나, 자기 사랑 안 받아주면 오페라 극장 폭파시키고 파리 전체랑 죽을 거라고 협박하질 않나.. 아무리 고운 눈으로 봐줘도 미친 싸이코패스 스토커라구요ㅠ


 그런데 삼각관계의 한 축인 에릭이 그렇게 무너졌다면 다른 한 축인 라울이라도 매력적이어야 하는데, 아무리 봐도 라울 역시 완전 별로라서.. 둘 사이에 껴서 온갖 고생 다 하는 크리스틴이 너무 안쓰러워지는 거 있죠? 라울은 크리스틴과 어릴 적 친구지만 둘 사이 신분 차이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일부러 크리스틴에게 거리를 두면서 냉랭하게 굴거든요. 그래놓고 크리스틴 노랫소리를 듣고 다시 한번 사랑에 빠지자마자 득달같이 달려와서 자기가 크리스틴에게 뭐라도 되는 것처럼 굽니다. 그런데 정작 크리스틴이 자기를 받아주는 것 같지 않으니까 바로 속으로 온갖 모욕을 다 퍼부어요. 제가 경악하고 라울이라는 놈팽이는 못 써먹을 놈이다 싶었던 장면이 있는데, 바로 다음 묘사입니다.


 음악의 정령이라고! 지금에서야 그 정령의 정체를 제대로 알게 되다니! 그 모습이 눈에 선했다. 분명 곱상한 외모를 가진 테너 가수로, 노래 하나로 여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놈이 분명했다. 아, 샤니 자작은 보잘것없고 초라한 젊은이에 불과했다. 라울의 생각은 걷잡을 수 없이 뻗어 나가, 크리스틴이 너무나 괘씸하고 교활하기 이를 데 없는 계집이라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 p.165


 '교활하기 이를 데 없는 계집'이라뇨?! 저게 사랑하는 여자를 묘사하는 워딩이라니까요? 너무, 너무 치졸하고 성급하기 짝이 없는 사람이잖아요. 자기 마음에 조금만 안 차면 바로 뒤돌아서서 없는 루머도 만들어낼 인간 아닙니까? 순결 정숙 운운하는 것도 꼴보기 싫은데, 거기다 한 술 더 떠서 계급의식도 있고 심지어 숭배를 가장한 멸시까지 하잖아요! 이런 사람이 '오해였군요 미안합니다 당신은 순결한 천사고 나는 여전히 당신을 사랑합니다' 같은 소리를 해봤자 그걸 얼마나 믿을 수 있겠어요? 차라리 다이아몬드를 믿는 편이 훨씬 낫겠다 싶어요. 크리스틴의 경우 빛나는 재능이 있으니 그 목소리로 평생 디바나 하면서 라울을 뻥 찼으면 좋겠습니다...만! 왜인지 모르지만 크리스틴은 라울을 사랑한답니다. 참.. 속이 터지는 일이죠..


 물론 소설은 뮤지컬과 다르게 러브라인이 메인이 아니고 오히려 추리-스릴러에 가까운 작품이라 누구랑 누가 이어지느냐 하는 게 중요한 문제는 아니지만요. <오페라의 유령>은 에릭이 오페라 극장에 살면서 원하는 장소에 드나들고, 유령의 짓이라고 믿게끔 만든 교묘한 트릭들 덕분에 추리 소설로도 읽히는 것 같아요. 앞에서 영문을 알 수 없었던 인물의 행동들이 뒤에서는 자기 딴에 합리적인 이유로 설명되는데, 그게 꽤 재밌었습니다. 예를 들어 극장장 둘이서 갑자기 뒤로 걷거나 안전핀을 달라고 소리치는 등, 직원들이 보기에는 정신이 나간 것 같은 모습을 보이는데 뒤에 가면 자기들끼리 테스트를 하는 중이어서 그게 무엇보다 중요했다는 식이에요. 페르시아인이 총을 못 쏴도 되니까 총을 쏠 것 같은 자세를 취하라고 하고 라울이 내심 어처구니없어 하는 것도, 뒤에 가면 에릭이 올가미를 사용한 트릭을 자주 썼기 때문에 그걸 방지하는 차원이라는 설명이 나오고요. 이런 식으로 미스터리-합리적 설명이 왔다갔다 하는 게 추리소설 같아 재밌었습니다.


 다만 완전히 추리소설이라고 하기에는.. 에릭을 너무 전지전능하게 만들어놨어요. 아무리 복화술이 있다고 해도, 목소리가 기둥 뒤쪽에서 나오게 한다든가 상자 속에서 나오게 한다든가 하는 건 불가능하지 않을까요? 유령이 아니라 사람인 이상, 보고 듣고 감시하는 것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 그런 한계가 마치 없는 것처럼 일이 진행되는 것도 의아했습니다. 고문실의 숲 묘사도 너무 과장됐다고 생각하고요. 여러모로 추리보다는 스릴러, 완전한 트릭 해설보다는 분위기와 캐릭터에 기댄 소설이라는 느낌입니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나 <팬텀>과는 전혀 다른, 한 편의 스릴러 작품으로 읽으시면 좋을 것 같아요!


 +) 소설을 읽으면서 '아니 유령이 왜 돈이 필요해? 아니 왜 유령이 자리가 필요해?' 하는 생각을 해보지 않는 극장주와 극장 직원들이 좀 신기했습니다. 이미 에릭이 사람인 걸 아는 입장이니까 더 그렇게 느껴졌을지도 모르지만요. 사람들은 설명하기 어려운 걸 맞닥뜨리면 바로 신비주의나 미신으로 넘어가는 속성이 있는 것 같아요. 저도 현실에서 저런 함정에 빠지지 말아야지 하고 괜히 뜨끔했답니다ㅋㅋㅋ 생각하는 게 어렵다고 생각을 멈추는 멍청한 짓은 하지 말아야겠어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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