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의 풀밭 걷는사람 시인선 135
변영현 지음 / 걷는사람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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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따라오는 발자욱을 끊임없이 주워담아 자신을 채우는 시인. 조용히 묵직히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이 수도승과 닮아있다. 그의 시는 세상을 큰 소리로 설득하지 않는다. 다만 사라지지 않으려고 떨어진 것들을 낮은 자세로 건져 올린다. "사라지지 않으려고 떨어진 글자를 줍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 시인이 줍는 것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에프킬라 샤워한 바퀴벌레, 잠들지 못해 충혈된 눈, 면도날 삼킨 장미, 밤이 되면 밤거미가 될 재수 좋은 아침 거미. 느린 시인의 걸음을 멈추게 하는 것들에 잠시 묵념. 많이 아팠겠다.
시인이 주워 올린 것들은 대부분 상처 입은 것들이다. 죽어가는 것, 잠들지 못하는 것, 날카로운 것을 삼킨 것.. 시집을 읽다 보면 이 사람이 얼마나 아픈 것들을 오래 들여다보았을까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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