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준비의 기술
박재영 지음 / 글항아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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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못간다고 한탄만 하고 앉아 있는 저에게 빛이 된 책입니다.
2년전 남편과 프랑스 남부여행을 하였습니다. 여행경험이 많지 않고 해외에서 운전을 한번도 해보지 않은 남편은 가기전 부터 무척 열심히 준비하였습니다. 작가님처럼 책을 읽고 필요한 언어를 조금 익히며 구글맵에 수많은 별을 찍으며 준비했지요. 제가 어지간히 좀 하라고 타박해도 남편은 무척 즐거워하며 준비했습니다. 거의 1년동안의 준비를 거쳐 (의도되었다기 보다는 여행의 기회가 1년후에 왔을 뿐이지만요) 드디어 프랑스에 가게 되었습니다. 휴가일정 내기가 어려워 남편은 1주일 먼저가서 노르망디지방여행을 하고 니스에서 저와 만나 여행을 하였지요.
그동안 남편에게 했던 구박이 무색할 정도로 여행은 만족스러웠습니다. 1주일 먼저 가서 익숙해진 운전도 안정적이었고 여행지나 숙소 모두 좋았지요. 운전을 하니 원하는 곳에 차를 세울 수 있어 참 좋더군요. 마치 우리나라 시골국도 옆의 참외나 토마토처럼 파는 멜론과 체리도 사먹어 보고 대중교통으로는 가기 힘든 곳도 편하게 갈 수 있었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남편이 미리 숙지해 둔 그 곳의 역사나 지형에 대한 설명을 해주니 여행의 깊이도 더해졌습니다. 저의 컨디션이나 관심에 대해 잘 아는 가이드와 함께 하니 그 여행은 최고가 되었습니다.
다녀와서 남편은 그 여행기를 거의 대하소설급으로 쓰고 있습니다.(본인 말로는 숨쉬는 것 빼고 다 적었다고....)
요즘도 남편은 지도에 별을 찍어가며 여행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대신 그의 여행법은 많은 곳을 둘러보기 보다는 한 곳을 더 깊이, 여유있게 보는 것입니다. 새로운 여행지에서 허둥대기 보다 아는 곳을 좀 더 알고 싶다면서 말입니다. 다음 여행에도 저를 끼워주기 바라며 구박은 좀 줄여야겠습니다.
여행을 못가는 지금 다음 여행준비를 착실히 하여 바이러스님께서 허락하는 그날 멋지게 출발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기념품에 대하여!
저는 명함이나 전철표, 기차표, 버스표등을 모읍니다. 스티커같은 작고 납작한 종이들도 함께요. 여행에서 돌아오면 그것들을 한데 모아두는 상자에 넣어 두고 그날의 기분이나 책의 종류에 따라 간택하여 책갈피로 사용합니다. (그래서 가름줄이 있는 하드커버의 책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요)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고 자주 손에 닿아 저에게는 참 좋은 기념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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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모든 동물은 섹스 후 우울해진다
김나연 지음 / 문학테라피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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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호하는 작가나 장르의 책들을 읽기는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좋다고 하는 책들도 읽어보려 합니다. 이 책도 그런 소문을 듣고 오랫동안 읽고 싶은 마음을 품었다가 읽게 되었네요.
하지만 저에게는 실망스러운 글들이었습니다. 솔직하다고는 하지만 그것만이 에세이의 매력은 아닐테니까요. 마치 20여년전 읽은 원태연시집의 매콤한 버전이라고나 할까요? 그때는 저도 원태연작가님을 좋아 했었으니 이 책이 좋지 않은 이유중 하나는 제가 너무 나이들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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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한 내일들 - 자기 삶의 단독자로 선 90년대생 10명과의 대화
유선애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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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나이 서른에 무슨 생각을 하고 살았나?’하는 반성을 하게 만드는 책이네요. 다들 당당하고 멋져 부럽기도하고 샘나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인터뷰라는 것이 성공의 정점이나 그 언저리에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게 되어 읽는 이에겐 자극도 되고 배움의 기회가 되기도 하지만 소외감이나 패배감을 주기도 하더군요. (책의 발간 목적은 그게 아니겠지만 말입니다.)어떤 인터뷰프로젝트의 이름은 ‘멋있으면 다 언니’ 라던데 멋있는 사람 말고 대단한 포부나 신념없이도 그냥 하루를 성실하게 하는(때로는 불량하게도 사는)사람의 이야기도 들어보고 싶습니다.
책 자체는 이쁘고 내용도 좋긴 하지만 읽기가 너무 불편해서 신경질이 나 이런 삐딱한 마음까지 들었나 봅니다.

저는 얼마전에 어떤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인터뷰집을 하나 만들어 보았습니다. 매일 주어진 질문에 대하여 하나씩 대답하고 책으로 묶어 내는 것이었는데요 인터뷰어와의 티키타카가 이루어 지지는 않지만 과거를 기억하고 현재를 다시보고 미래를 계획하는 작은 기회가 되었지요. 저를 알아보기 위해서나 저를 알려주기 위해 이 책을 만든 것은 아니었지만 저 나름에는 참 뿌듯한 일이었습니다.

2년 전 예지는 내게 페미니즘에 대해 "누구나 평등한 것. 여자든, 퀴어든 트랜스젠더든, 논 바이너리든, 그 누구라도"라는 정의를 보낸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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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지지 않는 하루 - 두려움이라는 병을 이겨내면 선명해지는 것들
이화열 지음 / 앤의서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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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지럽고 멋낸 듯한 문장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암을 이겨내며 쓴 글이라 생각하니 안타깝기도, 아름답기도 했습니다. 죽음과 가까운 자리에서 죽음과 멀어지기 위한 노력을 한다는 것은 얼마나 고통스러울까요? 게다가 상대는 즐기고 있을지도 모르니 말입니다.
몇년 전 암수술을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작은 종양인 줄 알고 일부를 떼어 내기만 했으나 조직검사상 ‘암적인 종양’이 발견되어 모두 잘라버리는 수술을 받았습니다. 긴 항암치료는 필요하지 않아 2박 3일간의 독방에 갇혀 고농도 방사선을 삼키는 치료를 받았지요. 몸에서 고농도의 방사능이 나오기에 방안에는 의료진도 들어 올 수 없고 병실은 두꺼운 납으로 가려져 홀로 48시간 가량을 지내며 속도 안좋고 맘도 안좋았지요. 그 와중에 병원근처 야구장에서는 홈팀이 우승이라도 했는지 불꽃놀이가 벌어졌습니다. 창밖으로 그 불꽃놀이를 보며 ‘나는 금방 괜찮아 질 것이고, 다시 행복해 질 것이다’ 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가끔 그 밤이 다시 생각났는데 책을 읽고 나니 유난히 또렷하게 기억나네요.

암이라는 병도 비슷하다. 피레네의 종소리처럼 내 인생에 눈금을 긋는다. 병이 생기기 전과 그 이후로 자르고, 그 이전에 나는무엇을 했는지, 지금 무엇을 하는지, 그리고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사색하게 만들며 사는 일에 집중하게 만든다.

"조심하세요. 어딜 가든지. 하지만 즐기는것을 잊지 말고요."

저녁 식탁에서 구역질 때문에 식사를 멈추 :는 걸 보고 올비가 말한다.
"6개월 뒤에 출산하는 거야. 이번에는 아이가 아니라,새로운 자신을."
우린 매일 조금씩 새로워진다. 단지 그걸눈치채지 못할 뿐이지.

몸이 허약해지면, 정신이 맑아진다. 그리고마음이 잘 흔들린다. 감동은 마음의 작은흔들림이다.

한참을 그렇게 앉아 있다. 마음이 잠잠하다. 비극적일 이유는 없다. 누구에게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지금 방금 나에게 일어난 것뿐이다.

남성스러움이나 여성스러움은 경계도 없고, 미덕도 아니다.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건 남에게 예속되지 않는 일이다. 혼자 할줄 아는 일이 많을수록 자유로워지는 건 결혼의 지혜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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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고화질] 집주인 할머니와 나
야베 타로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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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귀여운 할머니가 되는 것이 인생 목표였는데!!! 이렇게 귀여운 데다가 우아하고 유복하며 다정한 세입자까지 둔 이 할머니 ! 모든걸 다 가지셧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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