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아니 에르노 컬렉션
아니 에르노 지음, 신유진 옮김 / 1984Books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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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늙지 않았다. 우리 주변에 있는 어떤 것도 노화에 이를 정도로 충분히 오래가지 못하고 교체됐으며, 전속력으로 재개발됐다. 기억은 그것들을 삶의 순간에 결합시키는시간을 갖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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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북소리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윤성원 옮김 / 문학사상사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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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하루키의 소설은 좋지만 에세이는 더더욱 좋습니다. 온갖 간질거리는 말로 치장해 놓은 여행기보다 툴툴거리는 아저씨같은 말투로 이야기하는 그의 여행기는 큭큭거리며 읽다가도 가끔 서정적으로 들리기까지 합니다. 인터넷도 없고 핸드폰도 없던 시절에 고군분투하는 그의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요...
여행이라고는 하지만 그는 늘 새벽같이 일어나 달리고 부지런히 글을 씁니다. 이 여행기은 1986년부터 1989년까지 쓰여진 글이고 일본에서는 언제 출판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에서는 1997년에 출간되어 2004년에 개정판이 나와 있고 제가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구입한 이 책은 무려 46쇄(2015년)입니다. 지금은 몇쇄가 판매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의 다른 책은 전 세계적으로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수로 팔리고 있을 것입니다.
37살의 그는 무언가 달성하지 못한 자신에 대해 불안한 마음으로 이 여행을 시작했었습니다. 이제 칠순이 다된 그는 어떤 마음일까요? 저는 늘 그가 이리도 궁금하여 그의 책을 기다립니다.
책을 읽고 나니 ‘상실의 시대’와 ‘댄스 댄스 댄스’를 다시 한 번 읽고 싶다는 마음과 이탈리아에는 절대 가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듭니다.

나이를 먹는 것은 그다지 두렵지 않았다. 나이를 먹는 것은 내 책임이 아니다. 누구나 나이는 먹는다.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내가 두려웠던 것은 어느 한 시기에 달성해야 할 무엇인가를 달성하지 않은 채로 세월을 헛되이 보내는 것이었다.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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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쇼핑 - 나는 오늘도 바다로 갑니다 아무튼 시리즈 4
조성민 지음 / 위고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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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고 있던 물욕이 폭팔한 데다 모르는 분야에까지 관심을 가지게 되어 한동안 핸드폰을 놓지 못하였습니다. 게다가 요즘 요가를 시작한 지 1년정도 되었는데 집에서는 아직도 초급이라 집에서 혼자 동작을 연결하며 연습하기는 어려웠으나 NTC를 알게 되어 큰 수확을 이루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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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사색 - 헤르만 헤세 산문집 반니산문선 3
헤르만 헤세 지음, 배명자 옮김 / 반니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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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중국의 고전이 말하는 ‘현자‘나 ‘성자(이룬 자)‘는인도 철학이나 소크라테스 철학이 말하는 ‘선인‘과 똑같다. 이들의 힘은 누군가를 죽일 준비가 아니라 반대로 죽임을 당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데서 나온다. 부처에서 모차르트에 이르기까지 모든 고귀함과 가치, 완전한 순수성과 유일무이함은 그것에 뿌리를 두고 있다.

새로 태어나고 싶은 사람은 죽을 각오가 되어 있어야한다.
내일 무슨 일이 벌어질지 두려워하면 오늘과 현재를 잃게 되고, 그리하여 현실을 잃어버리게 된다. 오늘에게 시간과 관심을 넉넉히 허락하라!

정신노동이 전통도 멋도 없는 거친 공업을 닮아가고, 학문과 학교가 우리에게서 자유와 개성을 모조리 없애고, 가능한 한 빨리 유아기에서 벗어나 억지로 노력하고 쉴 새 없이 달리라고 가르칠수록, 대부분의 옛날기술과 마찬가지로 적당히 게으름을 피우는 무위의 기술도 점점 더 아득히 사라져간다. 한때 우리는 그런 기술의 대가였는데 마치 그랬던 적이 애초에 없었던 것처럼! 여유와 무위의 기술은 이제 이곳 서양 세계에서는 그저 팔자좋은 게으름뱅이들이나 누리는 것이 되어버렸다.

적당히 즐겨야 즐거움이 두 배다!
그리고 작은 기쁨을 소홀히 하지 마라!!
그러니까 한마디로 절제하라! 연극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초연을 놓치는 용기가 절제에 속한다. 독서를 즐기는사람이라면 문학 신작이 출판된 지 몇 주가 지나도록 그소식을 몰라도 괜찮을 수 있는 용기가 절제에 속한다.

인생은 덧없고 잔인하고 어리석지만 그럼에도 화려하다. 인생은 인간과 인간의 정신을 비웃지 않는다. 그러나 인생은 인간에게 신경 쓰지 않는다. 지렁이만큼도 신경 쓰지 않는다. 인간이 자연의 변덕이자 잔혹한 놀이라고 말하는 것은 인간이 자신을 너무 중요한 존재로 착각한 데서 비롯되었다. 인간의 삶은 새나 개미의 삶보다 유난히 더 힘든 게 아니라 오히려 더 수월하고 아름답다는 걸 알아야 한다. 삶의 잔혹함과 죽음을 회피할 수 없음을 불평하지 말고, 그런 절망을 몸으로 느끼며 받아들여야 한다. 자연의 추함과 무의미함을 마음속에 받아들일 수 있어야 비로소 그런 거친 무의미함에 맞설 수 있으며 의미를 찾으려애써 노력할 수 있다. 그것이야말로 인간이 할 수 있는 최고의 능력이고, 인간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다. 그것 이외의 모든 것은 동물이 인간보다 훨씬 더 잘한다.

화요일에 할 일을 목요일로 미루는 일을 한 번도 하지 못한 사람이 나는 불쌍하다.
그렇게 하면 수요일이 얼마나 즐거운지 그는 아직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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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 김려령 장편소설
김려령 지음 / 창비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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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혁이나 지진희를 남주로 세워서 드라마로 만들면 아줌마들이 좋아할 듯한 이야기. (여주는 배두나??? 예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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