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성 편집자의 일과 일상에 대한 짧은 소설이었습니다. 주인공의 직업은 편집자였으나 그 누구의 직업을 넣어 보아도 이야기가 될 법 합니다. 큰 사건은 없어도(당사자에게는 큰 사건일 수 있겠지만)일상을 살아가는 것은 큰 힘이 필요합니다. 그 힘은 가족에게서, 연인에게서, 일에서 조금씩 가져와 쓸 수 있겠지요. 또는 그로부터 힘을 빼앗기는 시간이 생기기도 하지만 미리 쌓아 놓은 힘을 끌어다가 메꿀 수도 있고요.
읽는 내내 그녀의 발걸음은 무겁고 단단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가 하루를 그저 아무일 없이 살아내는 것도 아무 생각없이 디딛는 그 발걸음 덕분일 것입니다.

석주는 자신이 글쓰기를 포기한 까닭을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서 좀처럼 따라주지 않던 행운에서, 바쁜 회사생활에서찾았다. 그것이 실은 자신의 선택이었음을 인정한 건 시간이훨씬 지난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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