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숲 - 신영복의 세계기행, 개정판
신영복 글.그림 / 돌베개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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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모의 한파와 함께 다시 어둡고 엄혹한 곤경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늘의 곤경이 비록 우리들이 이룩해 놓은 크고 작은 달성을 여지없이 무너뜨린다 하더라도 다만 통절한 깨달음 하나만이라도 일으켜 세울 수 있기를 바랄 따름입니다. 당신에게 보내는 마지막 엽서를 끝내고 옆에다 태산 일출을 그렸습니다. 그리고 잠시 생각한 후에 그림 속의 해를 지웠습니다. 물론 일출을 보지 못했기도 하지만 태산에 아침해를 그려 넣는 일은 당신에게 남겨 두어야 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곤경에서 배우고 어둔 밤을시키며 새로운 태양을 띄워 올리는 일은 새로운 사람들을 몫으로 남겨 두어야 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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