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의도는 없었습니다
손원평 지음 / 창비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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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는 없었지만 자신을 보호하고 감추기 위해 다른 사람들에게 뾰족한 면을 들이밀 수 밖에 없었던 여성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직장에서, 카페에서, 버스안에 있던 제모습을 만나게 됩니다. 하지만 결국에 내일 또 같은 실수를 반복하더라도 다시 시작해 보는 것은 어딘가에 이보다 조금은 더 나은 곳이, 그곳에 조금 더 나은 내가 있으리라는 기대가 있기 때문이겠지요.

아휴, 그렇게도 모르나. 난 현실을 잊고 싶어서 여기오는 건데 이 선생은 어느 순간 자꾸 나를 현실로 소환해.

이 비극적인 시간은 결국 인류의 승리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그 안에 자리했던 어처구니없는 풍경에 모두 동의했던 우스꽝스러운 시대로 기억될 게분명하다. 그때쯤 나는 꼰대 중의 왕꼰대가 돼 있겠지. 알게 뭐야. 이 상태라면 그때까지 과연 살아 있을지도 불확실한데.

하지만 그럼에도 소미는 시작해본다. 바늘이 바쁘게 실을 감아 한발짝씩 나아가기 시작했다. 이번에 도달한 목적지는 전보다 근사한 곳이라는 걸, 엉키거나 후퇴하더라도 결국은 무사히 어딘가에, 어떤 상태에 도달하리라는 것을, 실과 바늘의 작은 전진을 보며 소미는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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