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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버터밀크 그래피티 - 양장, 음식과 사람, 인생의 비밀을 찾아 떠난 이균의 미국 횡단기
에드워드 리 지음, 박아람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5월
평점 :
몇년 전 국수에 대한 다큐를 보는데 무척 신기한 지점이 있었습니다. 인류가 서로의 존재를 모르고 서로의 문화가 교류되지도 않았던 시절인데도 곡물가루를 이용해 가닥을 만들어 그걸 여러 국물 또는 양념에 넣어 익혀 먹고 있었더란 말이죠. 인류는 모두 비슷하게 먹기 시작하다가 점차 자신들의 자연에 익숙해 지면서 고유한 것을 먹기 시작하고 몇천년이 흐르는 동안 서로 섞이기 시작하며 그 음식들도 같이 섞여 버리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이민자들의 나라 인 미국을 여행한 (문학적인) 셰프의 여행기입니다. 물론 전통을 고수하며 음식을 만들기도 하지만 이제 더이상 ‘전통 OO의 요리’라는 간판수식어가 의미가 있을까요? 오히려 ’OO풍 요리’가 더 이해하기 쉬울 듯 합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TV에서는 미국에서 인기있는 한식다이닝(한국요리점과는 다른 분위기 이지요) 셰프들이 대한 다큐를 보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 먹던 뜨거운 뚝배기의 넘치는 찌게나 비닐씌운 멜라민 접시의 떡볶이가 아닌 은은한 플레이트에 놓은 한점의 고추장을 보고 있으려니 다 아는 맛인데도 무슨 맛인지 궁금해 지더군요
그러나 전통에 권위가 더해지면 위험해진다. 이 경우 전통은 "정통"을 주장하게 되고 ‘진정한‘, ‘순수한‘, ‘참된‘ 같은 수식어가 끼어들기도한다. 이런 어휘는 신성한 느낌을 주지만 나는그런 신성함이 음식의 세계와는 어울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책의 레시피들에 대해
이 책에 실린 레시피에는 일부러 사진을 넣지 않았다 독자여, 부디 자신의 직감을 믿고 따르길 바란다. 여러분은 충분히 할 수 있다. 레시피에 사진이 실리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우리는 수백 년 동안사진 없이 글만으로 요리를 배웠다. 정해진 이미지가없으면 자유롭게 상상하며 자신만의 결과물을 낼 수있다. 사진은 훌륭한 길잡이이고 바람직한 목표를 제시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부정적인 효과를 내기도한다. 완성한 요리가 사진과 다르면 실패했다고 느낄테니 말이다. 나는 그런 것을 원치 않는다. 이 책에 실린 레시피들은 식당에서 팔기 위한 요리가 아니다. 모양새보다 중요한 것은 맛이다. 향과 풍미, 질감, 입안에 퍼지는 느낌에 집중하기 바란다. 꼭 잡지 표지처럼 근사한 요리가 나오지 않아도 걱정하지 마라. 맛있다면 성공한 거니까.
"떠나지 않은 사람들은 왜 남았을까요?" 내가로니에게 묻는다. "고독과 독립적인 삶을 누릴 수 있으니까요. 그런 게 필요한 사람도 있죠. 그런 사람에겐 매혹적인 조건이잖아요. 산은 다른 건 몰라도 그런 건 보장해주니까."
여러 면에서 이민자의 음식은 정통이라기보다는어느 한 시점, 즉 많은 이민자가 고국을 떠나온그 시점에 멈춰 있다. 그것은 향수 어린 음식이다. 이민자들에게 고국을 느끼게 해주는 연결고리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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