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자책] 여름은 고작 계절
김서해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6월
평점 :
수영을 배우다 보면 ‘물을 잡는다‘라는 말을 듣게 됩니다. 얼리지 않는 한 절대 잡을 수 없는 물을 잡는 척하며 그 느낌을 배우는 것이지요. 물에 떠서 허우적대며 앞으로 나가기도 힘든데 물잡는 척까지 배워야 한다니...그러다 잠깐만 방심하면 물을 먹게 되고 앞사람과는 벌어지고 뒷사람에게는 발이 잡혀 버리는데...
제니의 기분이 그와 같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가지지 못한 것을 함부로 선망하고 가진 것을 폄하하는 데 일생의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천국은 언제나 밖에 있고, 집은 지옥이다.
너무 어두워서 어디에 발을 디뎌야 하는지도 모르는데 그 안을 계속 걸어야 한다면? 실은 동굴이 아니라 커다란 원이라서 뛰어도 뛰어도 쳇바퀴 속이라면?
내가 나에게만 중요하다는 사실은 가끔 너무 잔인하고, 다행이다.
뭔가를 되돌리려고 하는 게 아니야. 다시는 그런 일이 없어야 하니까 화를 내는 거야."
너를 꼭 하나로 조합할 필요가 없으니까. 넌 다양해. 그게 우리 같은 사람의 장점이야. 이도 저도 아니어서 자꾸만 부딪히고 쪼개지지. 산산조각 나는 게 취미인 셈이야. 하지만 내가 25년간 여기 살면서 배운 건, 그 상태로 있어도 상관없다는 거야. 누가 밟고 가도 그 자식 발이나 다치겠지, 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