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밤새들의 도시
김주혜 지음, 김보람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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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나는 이 세상에 불확실성만큼 고통스러운게 없다는 사실을 일찌감치 알게 되었다. 누가믿을 만한 사람인지, 누가 곁에 남을 사람인지 알수 없다. 홀로 남겨지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내가먼저 떠나는 것이다.

"나타샤, 잘 들어. 내가 안드류샤를 보고 더는 설레지 않는다는 게 아니야. 이제는 다른 것들이 기대되고 설레는 거야. 같이 살고, 모든 면에서 서로를 돌봐주고. 우리 가족을 꾸리는 삶."

십 대에서 이십 대까지의 아름다움은 남에게서받은 것이다. 그러다 서른을 넘어가면서부터 그 반대로 남에게 무엇을 주느냐에 따라 외모가 달라진다. 생김새만으로도 자기 자신에게, 세상에 뭘 베푸는지 알 수 있다.

예술이 배고픈 자를 먹이거나 무고한 자를 보호하거나 죽은 자를 되살릴 수는 없다. 그러나 집에 가는 길에, 스튜디오에서, 또는 무대에서 나를 감동시키는 무언가를 볼 때면, 진실과 아름다움이 만나는 지점이 어딘가 있다는 걸 믿을 수밖에 없다. 그 지점에 영영도달하지 못할 수도 있고, 또는 오랫동안 머물지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저녁 공기 속에서 그곳이가까이 다가왔음을 느끼고, 그거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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