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마당 탐조 클럽
에이미 탄 지음, 조은영 옮김 / 코쿤북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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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벌새가 틀림없다. 내가 꿀물통을 손에 올리자마자날아와서 먹기 시작했으니까. 1분 뒤, 벌새는 내 얼굴에서 고작 몇센티미터 앞까지 날아와 나와 눈을 마주 보았다. 날갯짓이 일으킨미세한 바람이 불어온다. 녀석에겐 두려운 기색이 전혀 없었다. 오히려 "저 작은 검이 내 눈을 찌르지는 않을까"하고 걱정한 건 내쪽이다. 원체 호기심이 많은 놈일까? 아니면 이 꿀물통은 자기 것이라며 내게 으름장을 놓는 걸까? 무슨 생각인지는 몰라도 어쨌든놈은 돌아왔다. 그리고 나를 알아보았다. 우리는 아는 사이가 되었다. 나는 사랑에 빠졌다.

나는 아직 초보 탐조가라 어떤 새를 보아도 좋다. 늘상 보이는새라도 상관없다. 그들이 우리 집에 와서 좋다. 그게 몇 분이든, 하루든, 매일이든, 몇 주든, 몇 달이든 우리 집 마당을 선택해 주었다는 것이 좋다. 특히 관박새와 쇠박새처럼 1년 내내 매일 오는 새들을 사랑한다. 지금의 경이로운 마음을 잃고 싶지 않다.

나는 성급하게 일반화했던 것의 예외를 찾을 때면 항상 행복하다. 자연은 제너럴리스트를 싫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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