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생각들의 접속과 일탈을 반복하면서 우리는 과거의 나와 달라졌음을 느껴야만 한다. 이 무료하고 진부한 삶을 살아내기 위한 본능적인 감각일지도 모른다. 바뀌지 않는 외부 상황에서 내안의 내부적인 사고와 마음조차 동일하다면 우리는 문이 열리지 않는 공간의 공기를 매일 마시고 있는 것과 같다. 신선한 새 공기를 들이 마실 수 있게 창문을 열어야 한다. 창문을 여는 일은 낯섦과 타인을 향한 열린 마음을 갖는 것. 사실 삶은 끊임없는 연결과 단절이 반복되며 쉴새없 이 차이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러나 왜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 어제의 삶과 오늘의 삶이 동일하다고 느끼는 것일 까? 우리는 진정 그 차이를 받아들이고 있을까. 나조차 나 자신에게 질려버릴 정도로 끔찍하게 동일한 존재라 느껴질 때 그대로 있을 수는 없다.
그래서 나와 그들은 이곳에서 대화를 나눈다. 수많은 종류의 대화가 있을 텐데, 우리는 도서관에서 독서 대화를 나눈다. 가장 은밀하고 내밀하고 명상적이었던 개인 독서시간을 끝내고 소리내어 발화한다. 내말조차 어 디로 뻗어나갈지 모른 채. 종착지 없는 곳으로 계속 내달리는 기차를 탄 것처럼 모험이지만 안전하다. 현실 세계 에서 낯선 이들과 가장 안전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도서관이니까. 공간은 이만큼이나 중요하다. 도서관이라 는 공간이 내 삶의 맥락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곳이라는 점에서 도서관에서 만난 사람 또한 중요해진다. 그렇기에 그 사람들과 나눈 에너지와 대화 역시 내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