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나 멀고도 낯선 나라에서 온 이 유학생이 웬일인지 아주 가깝고도 낯익은 느낌이 드네요. 그 나라에도 내 이야기를 듣 고 싶어 하는 어린이들이 있거든 나 대신 얼마든지 들려줘요."
착하고 귀여운 나의 스코르핀, 네 영혼이 여기 온 걸 내가 안단다. 내 품에 안겨 편히 쉬려고 멀리서 날아온 너를••··••.
나는 무엇 때문에 요나탄 형이 그처럼 위험한 일을 해야 되느 냐고 물었습니다. 기사의 농장 벽난로 앞에 앉아 편안히 살면 안 될 까닭이 뭐란 말입니까? 그러나 형은 아무리 위험해도 반드시 해내야 되는 일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어째서 그래?" 내가 다그쳤습니다. "사람답게 살고 싶어서지. 그렇지 않으면 쓰레기와 다를 게 없으니까."
"그렇지만 어림없어. 우리처럼 한데 뭉쳐 자유를 위해 싸우 는 사람들을 굴복시킬 수 없다는 걸 텡일은 상상도 못 하겠지."
등불에 비친 그의 눈과 마주치는 순간, 나는 일이 왜 오르바르를 그토록 두려워하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앙상 하게 여원 그의 가슴속에서는 여전히 무엇인가 불타오르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옥처럼 어두운 동굴 안에서 도 살아남도록 지켜 준 것은 바로 그 가슴속에서 타오르는 불 길이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불길은 몸서리치도 록 끔찍한 어둠 속에서도 꺼지지 않고 타오른 것입니다.
질문들이 여전히 내 안에서 생생히 살아 어른어른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그들은 그토록 사랑하는가? 그들을 둘 러싼 세상은 왜 그토록 아름다우며 동시에 폭력적인가? 그 열두 살의 나에게, 이제야 더듬더듬 나는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바로 사랑하기 때문에 우리가 절망하는 거라고. 존엄 을 믿고 있기 때문에 고통을 느끼는 것이라고. 그러니까, 우리 의 고통이야말로 열쇠이며 단단한 씨앗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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