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TV를 통해 먼 나라의 사람들을 보며 ‘나도 저나라에 태어 날 수 있었지 않을까?’라던가 자연다큐멘터리를 보며 ‘나도 저런 동물이나 벌레로 살았던 운명이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그리고 그(또는 그녀)가 바로 나이고 저 동물(또는 벌레)도 나라고 생각해 봅니다. 그러면서 원래는 나지만 지금은 내가 아닐 수 있는 여러 생명들을 느끼게 되고 존중해 보려 하고 행복을 기원해보기도 합니다. 여기 지금의 나는 어떤 사다리타기게임을 통해 존재한 것이고 그 사다리에서 조금만 비켜가면 다르게 살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 살고 있는 이 순간도 매번 사다리타기를 통해 선택되는 돌이킬 수도 없는 삶일 뿐입니다. 단 한 번의 삶을 후회없이 거창하게 살고 싶은 사람도 있겠지만 큰 성과를 내지는 못해도 창밖의 벚꽃을 보며 책을 읽고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음에 만족하는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