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
온다 리쿠 지음, 이지수 옮김 / 클레이하우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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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다리쿠 작가님의 이번 소설은 스프링처럼 한계를 두지 않고 뛰어 오르며 봄처럼 화사한 발레리나 ‘하루’의 이야기 입니다. 읽는 동안 어릴 적 ‘스바루’라는 만화책을 읽으며 눈물흐리던 때가 생각났습니다. 전작인 ’꿀벌과 천둥‘의 피아니스트들처럼 자기안에 갇혀있는 감정을 몸으로 표현해내는 발레리나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써주어 머리속으로 혼자만의 영상을 만들어 나갈 수 있었습니다.

물론 아직 기초도 다져지지 않은 아이들이다. 참된 의미의 자유로운 춤 같은 건 도저히 출 수 없을 게 뻔하다. 하지만 매일같이 엄격하게 기초를 주입당하다 보면 그것에 얽매여 다른 동작을 할 수 없게 되고, 자신을 해방시키지 못하게 된다. 초청 강사가 말한 ‘자유롭게‘는 자신을 해방시켜라, 형식에서 벗어날 용기를 가져라, 하는 의미의 ‘자유롭게‘인 것이다.

노력할 수 았다는 것 자체가 재능이라는 생각이 절절하게 든다.

물론 라이브 무대를 보는 행운, 같은 공기를 마시며 지금 여기서이 사람이 춤추는 모습을 목격하는 기적은 아무리 멋진 영상이 남아 있다 해도 결코 대신할 수 없다는 사실은 충분히 안다.

무대란 근사한 만찬 같은 거잖아? 전부 한 번뿐이야. 매일 저녁 같은 메뉴라도 매번 다르지. 요리 자체는 먹고 나면 없어져. 아, 맛있었정말 훌륭한 만찬이었어, 하고 손님들의 기억 속에만 존재할 뿐이야. 하지만 레시피는 남아 셰프는 자신이 만든 레시피라면 기억하는 법이거든. 레시피를 보면 다른 사람들도 재현할 수 있고. 그래도 남지는 않아.

난 말이야, 지금까지 쭉 궁금했어. 어째서 우리는 발레를 보는 걸까. 왜 발레를 보고 싶어하는 걸까. 그러다 <어새슨>을 보면서 처음으로 ‘아아, 나 대신 춤춰주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 그건 내가 발레를 했기 때문이 아니야. 무용수가 아니라도, 다른 일을 하거나 다른 환경 속에 있는 사람이라도, 무대 위의 무용수들은 그 모든관객을 대신해 춤추고 있는 거야. 원래 무대 예술이란 게 다 그럴지도 모르지. 연기자나 음악가, 무용수는 무대 위에서 관객을 대신해살아주고 있어. 모두가 무대 위에서 다시 사는 자신을 봐. 무대 위의예술가와 함께 인생을 다시 사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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