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페넬로피아드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김진준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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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야 기의 공식 판본이 널리 알려지자 결국 내 꼴이 뭐가 되었나? 교훈적 전설. 여자들을 매질할 때 써 먹는 회초리. 어째서 너희는 페넬로페처럼 사려 깊고 믿음직스럽고 참을성 많은 여자가 못 되느냐? 그게 정해진 대사였다. 가객도 그랬고 이야기꾼도 그랬다. 제발 나처럼 살지 마요! 나는 여러분의 귀에 대고 이렇게 외치고 싶다.-그래, 바로 당신에게!

물은 저항하지 않아. 물은 그냥 흐르지. 물속에 손 을 담가도 그저 그 손을 쓰다듬으며 지나갈 뿐이야.
물은 딱딱한 벽이 아니라서 아무도 가로막지 못해.
그렇지만 물은 언제나 제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가고 야 말지. 물을 끝까지 가로막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 도 없단다. 그리고 물은 참을성이 많아. 한 방울씩 떨어지는 물이 바위를 닳아 없어지게 하지. 그걸 잊 지 마라, 내 딸아. 너도 절반은 물이라는 사실을 기억해. 장애물을 뚫고 갈 수 없다면 에둘러 가는 거야. 물이 그리 하듯이.

신들이 맛보고 싶어하는 것은 짐승의 기름이나 뼈가 아니라 우리의 고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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