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동참, 이모티콘. 컵라면보다 빠르게 해결 가능한 이 선의를 창조해 낸 것은 어쩌면나의 마음이 아니라 네이버페이 시스템일지도 모른다.
오늘보다 내일이 나아진다는 믿음으로 우리는 살아간다. 하지만 제법 많은 인간이 과거를 동경하게끔 설계되었다는 걸 은주와 수원은 알고 있을까.
무인 계산대의 바코드 음이 성스럽게 느껴져 무릎을 꿇을 뻔했다. 전면 기계화, 염가 판매. 이 모든게 무수한 사람의 미래를 위해 필요했다. 비록 이것들이 정규직을 비정규직으로 바꾸고, 인간 사회에기계문명의 침투를 허가하는 반인륜적인 행위라 할지라도, 결국 손님들의 주머니 사정을 위로해 주는필요악이었다. 그것도 모르는 채 나는 그들을 모욕했고 나의 도덕을 그들의 미래 위에 올리려 했다.
관계가 불편해지는 것보다 일상에 모순을 더하는 일이 쉬웠다.
만약 소설을 읽고 화가 났다면, 당신이 도덕적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해방감을 느꼈다면, 그것 역시당신이 도덕적이기 때문이다. 상반되는 두 결과 모두가 당신의 도덕성을 증명한다. 왜냐? 당신은 도덕적인 사람이고 그래야만 하도록 교육받았으니까. 숨 막히지 않는가? 화를 내는 일도, 해방감을 느끼는 일도, 당신이 곧 ‘사회‘라는 거대한 덩어리에 예속된 ‘자코메티 조각상의 팔임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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